논어로 배우는 지혜 (3)
'인(仁=어짐)'은 공자가 가장 높이 평가하는 도덕성(道德性)으로서 사람의 근본은 도(道)라고 본 것이다. 그러므로 '번지르르하게 좋은 말만 늘어놓고 보기 좋게 얼굴빛을 꾸미는 사람'일수록 '어진[仁] 사람이 드물어' 믿을 수 없으므로 공자는 '교언영색(巧言令色)'의 자세를 싫어하였다. 이와 대조적인 말이 있으니 '자로(子路)편'에 나오는 말로 '마음이 강직하고 태도가 소박한 사람'은 '교언영색'과 대조가 되는 사람이므로 '어진[仁] 사람'이라고 정의(定義)할 수 있다.
공자는 '인(仁)'을 설명하는데 본(本)이니, 도(道)니, 효(孝)니, 제(弟)니, 체(體)니, 용(用)이니 하는 '개념적인 장치'를 사용하지 않는다. 공자의 설명은 비개념적(非槪念的)이며 상황적(狀況的)이라는 데 그 특징이 있다. 그래서 훗날 공자의 제자들의 말은 그 내용을 음미(吟味)하다보면 뒷맛이 텁텁해 지는 면이 있는데 공자의 말은 상황적인 묘사여서 깊이 음미하면 음미할수록 사람을 잡아 끌며 입안에 군침이 돌고 생기가 솟아나게 한다.
공자의 '교언영색(巧言令色)'에 대한 혐오감(嫌惡感)은 단순히 일상적인 감정의 표출이 아니고 그것은 공자의 '인(仁)'에 대한 사상(思想)의 기저(基底)를 이루는 '틀'이라 하겠다. '교언(巧言)'이란 문자 그대로 '교묘(巧妙)한 말'이다. 그러면 영색(令色)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요염(妖艶)한 안색(顔色)'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여기서 '색(色)'은 종종 '여자'를 의미하기도 하고 또 '기미(機微),' '분위기(雰圍氣)' 또는 '나타내는 표정'을 의미하기도 한다. 여기에서 '교언영색(巧言令色)'은 '인(仁)'이라는 주제(主題)와 관련하여 언급되고 있다.
'선의인(鮮矣仁=어진 사람이 드물다)'이란 표현은 원래 '인선의(仁鮮矣)'를 도치(倒置)시킨 것으로 여기서는 '선(鮮=드물다)이라는 술어를 강화시키고 있다. 여기에서 '선(鮮)'은 '소(小=少)'와 같은 뜻이다. 원래 '인(仁)'은 '교언(巧言)'이나 '영색(令色)'으로는 결코 잡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덕목(德目)'을 나타낸 것이 아니라, 인간의 언어에 대한 깊은 '불신(不信)'을 나타낸 것이요, 곧 언어적 표현의 교묘(巧妙)함에 대한 깊은 혐오(嫌惡)를 표현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본래 동양인의 정서(情緖)에서는 '말 잘하는 자'를 그다지 높이 평가하지 않는다. '말 잘 하는 사람치고 인(仁)한 자가 드물다'고 인식해 왔기 때문이다. 공자는 소크라테스와 같은 소피스트(sophist=궤변가)를 기피(忌避)한다. 결국 '교언영색(巧言令色)'에 대한 혐오(嫌惡)는 공자사상(孔子思想)의 가장 근원적인 기저(基底)를 형성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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