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을 졸업한지 1년이 다 되어서야 총동문회 게시판에 글을 올려봅니다.
그건...
기자라는 직함으로 살아온 지난 1년이 공연히 힘들고 쓸쓸해져서만은 아니지만 이제는 나와 같은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의 위로와 조언이 더러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저는 월간식당과 주간외식경제신문을 발행하는 언론사에서 일하고 있어요..
외식이라는 카테고리가 일반 경제산업계 중에서는 그나마 비전문인의 접근이 용이한 분야긴 하지만 그래도 처음에는 전문용어들을 숙지하고 거미줄처럼 얼키설키 미묘한 외식업체들간의 관계를 파악하느라 꽤 애를 먹었답니다.
지난해까지 주간신문 부서에서 일했던 저는 올 초부터 월간잡지 부서로 발령이 나 지금은 부서이동 후 첫 마감을 앞두고 있습니다.
주간신문과는 시스템이 달라 적응하는데 또 얼마간의 시간이 저를 때때로 당황스럽고 어리둥절하게 만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취재를 다니다보면 보람된 일도 많지만 참 어처구니 없는 일도 많이 겪습니다.
저희는 기본적으로 취재기자는 마감일 외에는 자율적으로 취재를 다니는 것이 원칙이라 취재 약속이 안 잡혀 있을 때도 억지로 취재원을 만나러 나가야 하는 일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특별한 용건 없이 얼굴을 대하면서 자연스레 친해지는 사람도 있고, 미혼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겪어야 되는 그런 일들도 종종 발생하기 마련이지요.
물론 업계에서 인지도가 높고 전통도 오래된 매체라 그런 일이 잦은 건 아니지만 이제 넘 나이가 들어서인지 그런 일들에 공연히 뾰족해지곤 합니다.
암튼 몇가지 애로사항만 빼고는 박봉과 격무를 수반하는 이 일에 아직까지는 애착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년 이맘때도 '벌써 2년'이라는 말머리 아래 아직까지 난 이 일에 자긍심과 보람을 느끼고 있다고 고백할 수 있길 바래 마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