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곡예
기요자와 게이타로(淸澤 桂太郞/시인)
筆花 (시인, 번역가)옮김
愛 愛 愛愛
愛愛愛愛
이렇게 써서 늘어놓고 보니
무엇인가 공허한 울림이 퍼지는 언어입니다.
이것은 나의 청춘의 묘비입니다.
나는 이성과 마주하면 얼굴이 붉어져 마음에 있는 말도 제대로 못하는 기가 약한
고교생이었습니다. 오사카(大阪)의 대학에 들고 난후 교회에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대학의 동아리에도 가입하여 어느 여성에게 생후 처음으로 뜨거운 연정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나의 친구 두 사람이 동시에 그녀를 사랑하였습니다.
두 친구는 내가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두 사람은 내 앞에서
격렬하게 그녀를 서로 차지하려고 다투기도 하였습니다. 한 친구는 나에게
어떻게 하면 그녀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을지 의논해 왔습니다. 나는 그에게
어드바이스를 하면서 성서에 쓰인 대로 위선자가 아닌지 고민하였습니다.
“사랑은 빼앗는 것이다” 어느 누가 한 말입니다. “사랑이란 주는 것, 사랑이란
그녀가 모르는 사이 그녀를 위해 있는 힘을 다하는 것, 사랑은 그녀가 바라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도록 그녀를 생각하고 참고 견디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모름지기 정말로는 그녀가 그 두 사람이 아닌 나를 좋아해 주기를
바라면서 애를 태웠습니다.
네 사람은 그 후 대학원에 들어갔고, 졸업 후 취직을 해서 뿔뿔이 헤어졌습니다.
끝내 그녀는 네 번째 남성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의
소박한 결혼식에 나는 신부의 우인(友人)으로 자리를 함께 하였습니다.
(PO 148號/‘15.7.3譯)
번역노트
우리나라 속담에 “닭 쫓던 개 울 쳐다보는 격”이라는 말이 있다. 그는 그 결혼식에서 닭이 홰치고 날아 앉은 울타리를 쳐다보고 있었다. 얼마나 허망하였을까?
사랑! 과연 참다운 사랑이란 무엇인지.....
당초의 제목은 「愛」였으나 번역에서 개제하였음을 밝혀둔다.
첫댓글 자신의 의지를 살리지 못하는 패배자의 하소연처럼 들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