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근 상승 폭이 컸던 원/달러 환율을 다음 달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할 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성장률과 관련해선 "불확실성이 크다"며 "수출이 어느 정도 하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기재부 동행기자단과 만나 "환율이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높게 올라와 있고, 상승 속도도 크다"며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고려 요인이 아니었던 환율이 다시 고려 요인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11월에 어떻게 할지는 금통위원들과 아직 상의를 안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얘기할 순 없다"면서도 "수출 성장률 둔화가 내년도 경제성장률에 미칠 영향, 현재 진행 중인 거시건전성 정책이 금융안정에 미치는 효과, 미국 대선 후 달러 강세의 지속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데이터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재가 환율을 통화 정책에 고려하겠다고 밝히면서 내달 금통위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더욱 낮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통상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를 끌어 올리고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가능성에 베팅하는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과 함께 예상보다 견조한 미국의 경제 지표로 금리 인하 기대가 옅어지면서 최근 '강달러'가 이어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한 달 새 약 80원이 오르면서 1400원 선에 다가섰다.
이 총재는 현재의 높은 환율 수준이 쉽게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 강세의 배경에 미국 대통령 선거와 미국의 경제 성장 등 외부 요인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미 행정부의 재정 적자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고 미국 경제도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금리를 빠르게 내리기 어려운 환경으로 최근 2주 간 강달러 현상이 이어진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