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사노바 그리고 쇼생크 탈출
간수에게 죄수를 감시할 의무가 있다면 죄수에게는 자유를 갈망할 권리가 있다. 이 탈옥으로 자신이 도덕과 법, 국가에 대한 신의와 충성을 저버리게 된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자유에 대한 갈망을 억누를 수 없기에 탈옥을 결행하겠다. 물론 이러다 잡히면 더욱 비참한 신세가 되어 자비를 구걸해야 하겠지만 지금은 자유를 얻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칠 각오가 되어있다
<카사노바 그리고 쇼생크 탈출>
자코모 지롤라모 카사노바는 1725년 베네치아 공화국에서 태어났다. 세기의 바람둥이 그에 관한 유명한 탈옥이야기가 있다. 그는 5개 국어를 유창하게 구상했고 승마, 도박, 예술, 법 자연철학에 해박할 뿐만 아니라 사교술에 능했다. 훗날, 그를 사랑하고 그리워한 여자들은 불행한 인생을 살고 있었고, 그를 원망하고 미워한 이들은 행복한 삶을 살고 있었으니 삶은 참 아이러니이다.
이 치명적인 남자는 독특한 매력으로 문제를 일으켰다.죄명은 종교법위반과 사회풍기문란이었다. 나랑 비슷하다. 질병감염법위반인지 없는 법을 만들어 끌려갔다. 이제 막 숨결이 넘어갈 것 같은 여자에게 CPR심폐소생술을 할 것 같은 마성의 남자인 그의 인생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그의 연적들이 그를 고소했고 5년형을 받았다.
그가 끌려간 곳은 납으로 만든 비 온 비 감옥이었다. <탄식의 다리> 건너 맞은편 건물의 꼭대기 층에 있었다. 죄수들이 끌려가면서 긴 한숨의 탄식을 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감옥의 다락방 청소를 하면서 운 좋게 철봉과 돌을 구할 수 있었다. 매일 철봉으로 바닥을 파내려 갔는데 갑자기 방을 옮기라는 명령을 받는다. 우리의 영웅인 카사노바는 절망하지 않는다. 의자에 철봉을 숨겨서 이사를 한다. 옆방에 거주하는 신부를 꼬셔서 브로맨스 작전을 시작한다. 신부는 쉬지 않고 천정을 뚫는다. 안개가 자욱한 밤 누아르 영화처럼 그들은 감옥을 탈출한다. 뻔뻔하게 정문으로 걸어 나온다. 화려한 그의 파리생활이 이제 시작된다. 나는 여자를 사랑했다. 그러나 내가 더 사랑한 것은 자유였다.
감옥에서 탈출하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두 가지이다. 꾸준함과 창의성이다. 온갖 문제를 일으켜 감옥에 간 그의 집념은 그곳에서 빛을 발한다. 감옥이란 곳은 어쩌면 창의력의 발상지일수도 있다. 누구든 끔찍한 독방에 갇히면 알게 된다. 어떻게든 이곳을 빠져나가야겠다는 생각 외에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감옥에 갇힌 다이달로스는 새의 날개를 밀랍으로 붙이고 하늘을 날았다.
코로나로 병동에 끌려가서 2주 격리조치를 당했다. 밀실 공포증이 생길 지경이다. 한밤에 홍콩 구룡성채에 나오는 밀수꾼들이 마약을 주고받을 것 같은 골목골목으로 이상한 탈것을 타고 실려 갔다. 철저하게 봉쇄된 병동에서 음압기의 소리만 들리는 싸늘한 간이 병동이었다. 탈출구를 찾다가 앞 건물을 보고 피타고라스의 삼각형의 법칙을 이용해 이곳이 대략 7층일 거라고 생각했다. 앞 건물은 장례식장이었다. 가지고 온 모든 물건들을 다 태우고 가야 한다는 문자는 병실에 도착한 한참 후였다. 장갑을 네 겹이나 낀 거구의 남자 간호사가 7군데나 뚫어서 피를 뽑아갔다. 내 몸무게는 40 킬로그램이었고 그 후 악성 빈혈이 생겼다,
우리에게도 <탄식의 다리>가 있었다. 화장실 가는척하고 하루에 한 번씩 남편을 복도와 복도 사이 기억자틈새에서 몰래 만났다. 혹여 걸리면" 372번 병실로 들어가 주세요"라는 멘트가 방송에서 나왔다.
먼저 오신 김여사 님은 트롯의 광팬이었다. 날마다 트롯가수를 전도하기 시작했다. 다음날 들어온 378번은 임용고시를 2개월 앞둔 젊은 여인이었다. 그 다음 날엔 아들이 하버드대 교수인 정여사 님이 입실하셨다. 날마다 "내게 강 같은 은 평화"를 수십 번씩 불러서 병실의 평화가 날아갔다. 내가 탈옥하기 전, 378번이 내게 부탁이 있다고 했다. 다 버리고 가도 되는데 2년간 요점 정리한 책을 가지고 갈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했다.
병실의 마타하리가 된 기분이었다. 정신 똑바로 차라고 나가는 길을 외웠다. 아래층 복도에 파란 플라스틱 통이 있었다. 비닐로 중요한 책들을 싸서 나오기 전 그곳에 보관하고 퇴원수속을 밟고 나간 후, 살짝 다시들어와서 책을 가져가라고 했다. 며칠 후 그녀가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언니 덕분에 미션 파서블이라고 했다. 그녀가 임용고시에 붙었는지는 떨어졌는지는 알지 못한다. 평생 그녀는 나의 도움을 고마워할 것이라고 했다. 다들 어두운 터널을 뚫고 나왔다. 내생에 모든 걸 다 다 버리고 검정 비닐봉지에 몇 점 안 되는 물건을 산타처럼 메고 히피족처럼 거리를 걸었다. 내가 운이 좋으면 살아나가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결국 난 운이 없었다.
멀쩡하게 살아 나왔다. 정신만이 쩍쩍 갈라진 나미비아 사막위 등푸른 생선처럼 살아 펄독거렸다. 비운으로 살아 나간다면 달(MOON)과 눈(snow)의 모가지를 따 버릴 것이다. 어린 시절 잔치집에 끌려온 돼지새끼 멱따듯 칼로 도려낼 것이다. 니들은 잘 먹고 잘 살았겠지! 나를 처절하게 짓밟은 대가로 달달한 인생을 보냈으리라. 방역질 잘하고 있다고 온 국민과 전 세계에 자랑질했다. 탈출하자마자 진짜 공포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번엔 경찰서 행이었다. 다 망했는데 뭘 또 뜯어가려는 것일까?
스티븐 킹의 1994년 개봉한 미국의 영화로, 스티븐 킹의 중편 소설〈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을 각색한 것이다. 주인공 앤디가 쇼생크 교도소에서 감옥을 탈출하기 위해 탈출과 친구이자 같은 죄수인 레드의 우정을 그린 영화이다. 실화를 영화로 만든 것이라 감명이 깊다.
우울증 약 잔뜩 먹고 길을 나섰다. 힘들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힘들다. 그냥 모든 걸 다 버리면 쉬워질까? 세상이란 지옥에서 벗어나고 싶다. 나의 창의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나는 남자를 사랑했다. 그러나 내가 더 사랑한 것은 자유였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공부가 되는 새벽! 난 오늘도 공부를 한다. 진정한 학문이란 삶에 대한 바른 이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