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의 끝날, 대체 휴일이란다.
언제 부턴가 우리는 달력의 빨간 글씨, 법정 공휴일이라 불리는 쉬는 날이 본래의 휴일과 겹쳐지게 되면
대체휴일을 선물처럼 받아서 사용해도 좋다는 법적인 허락을 받게 되었다.
놀아야 될 사람들에게는 호재요 굳이 놀아야 할 필요가 없는 사람에게는 시쿤둥이라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고
경제적 요인으로 대체휴일이 만족스럽지 않은 사람들도 꽤 많아 산업현장이나 대체휴일을 알뜰하게 사용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현실 괴리감으로 자리매김되는 그런 날.
쥔장이야 이미 현장 일선과 상관 없기도 하고 굳이 쉬는 날을 따져 휴식을 취해야 할 입장도 아닌지라 상관은 없다.
하지만 세월이 몸과 마음을 받혀주지 않아 추석 한가위를 치르느라 육신이 고달프고 힘들었던 까닭에
이유와 상관없이 쉬는 날이라고 하면 정신적인 여유가 생겨 나쁘지는 않다.
그리하여 찾아든 일가 친척들이 명절 내내 사용하였던 이불과 수건과 옷가지들을 이틀에 걸쳐 죄다 빨아놓고
투명한 햇살아래 펄럭이는 빨래를 보며 흐뭇해 할 즈음에 걸려온 전화로 잠깐의 단상에서 깨어나 현실로 돌아오니
한참 전에 예약된 시인 이은유의 확인사살 전화요 예정 도착시간 알림이다.
그리하여 오전 중에 다녀간 지인이 돌아가고 나서 부랴 부랴 서둘러 점심을 먹으려는 찰나 막 돌아선 지인과 엇갈려 들어서는
단국대 천안 캠퍼스 평생교육원 시창작반 학생들의 발길.
동시에 무설재 명견들의 어수선한 환영인사에 미처 점심을 해결하지 못하고 뛰쳐나가면서 와중에 찾아든 이들과 함께 먹겠다고
아들이 들고 온 복숭아를 챙겨가며 나도 참 못말린다를 연발하는데 어라, 이번엔 이은유 시인이 사과 한 박스를 내어민다.
그냥 오라는 말을 귓등으로 들었나 싶지만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데 웬 횡재냐 싶어 고마운 마음으로 받아들고
차실로 들어서는데 그들은 여기저기 무설재 구경 삼매경이라 들어설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그래도 뒤쫓아 들어선 성거 주민 김동림님께서 들고 온 포도를 또 나눠 주시니 다담에 이르기도 전에 과일상이 푸짐하게 벌어지고
분위기는 곧바로 화기애애함으로 넘쳐나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는 말씀.
어쨋거나 이미 문학 그것도 詩에 관심이 많고 詩語가 일상인 사람들과는 이미 동종이라는 말로 표현이 될만큼 반갑다.
유유상종이라는 말과도 상통하는 그들과 숱한 이야기를 나누며 돌고 돌아도 결국엔 어느 틈엔가 은근슬쩍 끼어드는
詩가 다담의 마무리 언로 끝맺음 된다.
사실 개인적으로 글쟁이들이 찾아들면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행복하다.
그들과 나눌 이야기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넘쳐나도록 많기만 하고 새롭게 듣는 이야기까지도 숱하니 듣는 귀도 즐겁다.
인생을 살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낼 능력이 잇다는 것은 행운이고 그것이 또 詩라고 한다면 이미 그들의
감성지수는 안봐도 알만하다.
누구보다도 진한 문학에의 열정과 열망으로 선택한 시, 그 시라는 매개체로 만나진 인연들의 에너지가 누구보다도
강렬하다는 것을 느끼며 살아가는 그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햇던 자리. 조차순님, 청일점 박병원님, 이은미님과 조미연님
학생들의 감성에너지 충전 완료를 위해 고군분투중인 수장 시인 이은유님, 김동림님, 김순옥님.
그중에서도 특히 오늘의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박병원님에게 축하를 드린다.
오랜 시간 동안 시창작을 하면서도 등단에의 꿈을 지니지 않고 있다가 드디어 이은유 시인의 권유에 의해 이번 여름에
다시올 문학 동인으로 등단을 하게 되었던 것.
살다보면 인연의 끈자락이 어디에 걸리게 되는 지 알 수 없다는 말은 실제 다.
우연히 지난번에 다시올 문학 동인들이 무설재를 찾아들고 그 자리에서 서로 안면을 트고 그것이 또 누군가에게는 기회로 전이되는 것.
다양한 만남의 기회는 누군가에게는 플러스 알파요 순간에 터지는 물꼬라 인연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암튼 그 박병원님, 참으로 재주가 많으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겠다.
원래 문인화를 하였으나 그로 부터 확장된 세계는 사진으로 발전하고 이즈음에 이르러서는 문인화와 사진을 접목시킨
퓨전 예술을 진행중이시고 그 결과는 9월 24일 인사동 갤러리 "인덱스"에서 전시되어 보여지게 된다.
문인화를 기본으로 생각하는 사진을 추구하는 그 이고 보면 어쩌면 당연한 결과 일런지도 모르겠다.
경계를 허물고 소통으로 융합을 하는 그런 장르를 만들고 싶다는 박병원님의 발원이 현실적으로 이뤄지는 듯 하여 같은 사진을 하는 사람으로서 고맙고도 고마운 일.
게다가 스스로 글을 쓰기 위해 서예도 하고 전각도 하시며 날마다 자신의 재주 영역을 넓혀오셨다고 하니 그야말로 만능인이 아닐까 싶도록 웬만한 농사도 척척.
누구에게나 타고난 재질이 있음은 당연지사나 누구는 그것을 백프로 활용하고 누구는 자신이 어떤 재능과 재주를 가졌는지도 모르고 살아가기도 한다.
태어날 때 아무도 허투루 태어나지 않듯이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이 있음을 알고 자신을 잘 갈고 닦음으로서 빛나게 될 인생을
누구나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신 박병원님에게 응원을 보낸다.
다들 감성마인드 충만이다.
함께 하는 다담 내내 분위기 좋고 웃을 일이 지천이었으므로 시간이 어찌 지나가는지 모를 지경이었지만
돌아가야 할 시간이 되면 미련 없이 돌아서야 하는 법, 천안까지 가려면 서둘러야 한다.
돌아서는 발길에 남겨주신 전 시문학협회장 이셨던 김동림님의 글귀를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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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바람 내려와
당신을 흔들 때 기억하라
달빛 들어오다 하늘 창에
그리운 별들이 내려오는
산기슭 무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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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하루,
찾아든 발길로 말미암아 온전한 즐거움으로 넘쳐났다.
첫댓글 다른건 다 모르겠는데 김동림님의 시는 참 좋다~! ^ ^
그러게나 말입니다.
시인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것.
거침없이 달필로 쓰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