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서 날리던 두 전문가가 한국에서 자산운용으로 실력을 겨루게 됐다. 산은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전 공동대표와 써미트투자자문의 권경혁(미국명 에어론 권) 사장이 주인공이다. 두 사람 모두 이민 1.5세대로 뉴욕 한인 모임 중 하나인 엠파이어 포럼 멤버로 친분을 쌓았고 외환위기 당시 한국 정부를 자문하기도 했다.
미국에서 다양한 펀드를 운용해 온 데이비드 전 대표는 세계 최초로 100% 헤지를 하는 차별화된 펀드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메릴린치에서 최고 리스크 전문가로 활약했던 권경혁 사장은 역시 완벽한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남다른 운용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글로벌 시장을 주름잡던 이들은 남다른 시각으로 세계 경제를 진단했다. 두 사람은 모두 세계 경제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했다. 그런 만큼 경제운용이나 투자도 기존의 방식과는 전혀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밸런스 시트 사이클 위기 계속될 것
“2008년 이전 세계는 10년 동안 깔아놓은 레버리지(차입을 통한 대규모 투자)를 보고 성장하는데 베팅했다. 미국 부동산이 꺾이지 않았으면 리만 사태가 터지지 않았을 것이고 유럽 경기가 정체되지 않았다면 유럽 재정위기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데이비드 전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지금 그 레버리지가 축소되는 밸런스 시트(Balance Sheet) 조정이 진행되고 있으며 아직 안 터진 것이 많다(터질 게 많다)고 강조했다.
“밸런스 시트 사이클은 금융정책으로는 풀지 못한다. 풀려면 정부가 부실자산(Bad Asset)을 팔고 자본을 다시 투입해야 한다. 그러나 규모가 너무 커서 그렇게 할 수도 없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아직 인컴 스테이트먼트(Income Statement) 사이클(이익이 줄어드는 경기변화)로 생각하고 있다. 그게 아니니 실망이 클 것이다. 교과서는 금리가 내려가면 경제는 성장한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금리를 내려도 성장하지 않는다. 기존 모델로는 맞추지 못한다. 많은 전문가가 모인 집단인 IMF가 한국 경제 전망 하나 제대로 못해 지난 1년 동안 3~4번이나 수정했다. 옛 모델은 효과가 없다는 증거이다.”
데이비드 전 대표는 지금은 상품을 만들고 운용하고 파는 사람들조차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고 했다.
“지금 세계 70%가 저성장의 밸러스 시트 사이클로 들어갔다. 브릭스(BRICs)까지 넘어가면 앞이 없다.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이제까지 리스크를 잡던 데서 이제는 리스크를 피하는 시대가 됐다.”
지금은 리스크 관리가 자산운용 핵심
권경혁 사장은 수익 추구가 아닌 리스크 관리가 자산운용의 핵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익을 내려면 좋은 종목을 골라서 수익이 났을 때 이익을 실현(Profit Taking)하거나 변동성 장에서 방어를 잘해 까먹지 말고 지켜야 한다. 한국의 대부분 상품은 지수 대비 몇 %의 리턴(수익)을 얻느냐를 따지는 것이다. 그래서 떨어질 때는 누구나 힘들다. 지금은 좋은 종목 선택보다 리스크 관리가 더 중요한 시기다.”
리스크 관리 전문가인 그는 규정을 반드시 지키는 게 리스크 관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리스크 관리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원칙을 잘 지키느냐다. 한마디로 리스크 관리는 규율이다.(Risk Management is Discipline)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100%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는 얘기다. 일차적으로 운용팀이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운용을 하지만 체계적인 원칙을 강제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시장 전체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리스크를 어떻게 피할까. 기존 주식형 펀드들은 하락장에서도 주식편입 비중을 거의 그대로 유지했는데 권 사장은 다른 의견을 내놨다.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겠지만 획기적으로 오르거나 획기적으로 내리는 것은 없다고 보아야 한다. 이런 장에선 옛 모델로는 수익을 창출하지 못한다. 포트폴리오 리밸런싱보다 현금 비중을 높이거나 헤징 툴을 사용해야 한다. 인덱스 플러스 알파를 추구하는 펀드는 헤징을 철저히 해야 하고,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는 현금비중을 조정해야 한다. 여기에 덧붙여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해야 한다.”
그는 특히 시장의 독특한 트렌드에 따라서 중형주와 대형주를 옮겨가며 투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양적완화 불구 위기 못 잡아
데이비드 전 대표는 세계가 양적완화를 한다지만 제대로 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그것마저 한계에 도달했다고 보았다.
“지금 중앙은행은 돈을 풀고 상업은행은 대출축소(Deleveraging)를 하는 국면이다. 미국에선 화폐유통 속도가 1960년대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장이 좋을 때는 사람들이 부동산을 사려고 돈을 빌리려 안달했으나 지금은 돈을 준다고 해도 사지 않는다. 자본조달비용(Capital Cost)의 역할이 거의 없다. 그만큼 금융정책이 한계에 왔다.”
글로벌 양적완화에 대해서도 그는 냉소적이었다. “해결 하려고 돈을 푸는 데 나라마다 각색이다. 유럽에선 세 차례 양적완화(Quantitative Easing)를 했는데 세 번째는 쏜다고 하고 쏘지 않았다. 돈을 푼다고 했으나 바로 거둔다니 아예 푼 게 아니다. 미국에선 세 번째도 진짜로 쐈으나 그게 마지막 총알 같다. 일본은 쏘기는 하는데 쇠로 된 총알이 아니라 효과가 전혀 없는 고무 총알이다.”
과거엔 재정을 풀어 성장을 했고 민간섹터가 성장을 이끌기도 했으나 세계 전체로 볼 때 그마저 기대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세계는 5%의 재정적자를 내서 겨우 3% 성장을 거뒀다. 재정적자를 내지 않으려면 제로성장시대를 각오해야 한다. 미국은 법을 바꿔야 돈을 풀 수 있는 상황이다. 민간부문도 성장하는 게 아니다. 삼성전자 이익이 늘어난다지만 일본 샤프나 대만 기업은 문을 닫을 상황이다. 전체로 보면 성장이 아니다.”
권경혁 사장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효과가 없다는 데 동의했다.
“전에는 Fed(미 연준)의 정책이 효과가 컸다. 그러나 이제는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이전의 투자 모델은 변한 환경에서 적용이 안 된다. 같은 콘셉트가 중앙은행의 정책에도 적용된다.”
그는 부채축소가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디레버레이징은 시간 밖에는 해결할 수 없다. 정부가 시간을 줄일 수는 있으나 디레버레이징 수요 자체는 막을 수가 없다. 정부가 그것을 회피하려 하면 재정적자가 커질 것이다.”
퍼펙트 스톰 가능성 커
데이비드 전 대표는 현재 글로벌 위기는 시간이 지나도 해결하기 어려우며 퍼펙트 스톰 상황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지금 상황으로는 시간으로도 해결이 안 된다. 시간이 지나면 이자 때문에 부채 규모가 점점 더 커진다. 지금은 가는 데로 가는 것밖에 없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앞을 내다보지 못한다. 기차가 벽을 향해 시속 200마일 속도로 달리고 있는데 모두들 벽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는 최근 스탠더드앤드푸어스가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 직전 수준으로 끌어내린 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금융(인)은 솔직해야 한다. 안의 (심각한) 문제는 놔두고 밖(경기)만 해석해 (상품을) 판다. 스페인 신용등급이 내려갔는데 스페인마저 넘어가면 독일도 구하지 못한다.”
스페인 위기를 풀려면 4000억달러를 투입해야 한다는 게 그의 계산이다.
중국 경제 위험 어깨까지 와
중국에 대해선 두 사람의 의견이 엇갈렸다.
“중국 리스크는 어깨 수준에 왔다. 옛날엔 대처를 잘 했지만 지금 옛날 방법으로 하면 은행 리스크가 급격히 커진다. 과거엔 은행이 상장이 안 돼 조용히 끝낼 수 있었지만 지금은 대부분 상장돼 있어 은행 구조조정이 시장 리스크가 된다.” 데이비드 전 대표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권경혁 사장은 중국 경제는 정치적 측면을 감안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경제가 심각한 것은 맞다. 그러나 아직은 아니라고 본다. 약간은 낙관한다. 중국은 미국이나 한국과 다른 시스템이다. 정치경제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 중국엔 매년 한국 인구만한 인력이 시장에 유입된다. 그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줘 인심을 잃지 않는 게 중국 정부의 제일 중요한 목표다. 그런 점에서 중국은 부양책을 쓸 것이다.”
권 사장은 중국은 부양책을 쓸 상황이 되면 반드시 쓸 것이며 또 약발이 먹힐 것이라고 했다.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기 위해서나 민심을 달래기 위해서라도 쓸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미국과 패권을 다투는 것은 위안화를 기축통화하려는 의도에서다. 변동성이 큰 경제로는 기축통화를 하지 못한다. 이를 막으려고 내수경제를 키울 것이다. 새 정부는 부양책을 써서 하드랜딩을 막을 것이다. 민심이 나빠진 상태에서 보시라이 사건이 터져 권력투쟁으로 비춰졌고 민심이 상처를 받았다. 시진핑 체제가 출범하면 부양책을 펼 것이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전 대표는 중국이 수출 주도로 끌어오던 경제를 내수 중심으로 바꾸는 과정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위기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중국에 가보면 막강한 수출 인프라가 놀고 있다. 소비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 게다가 중국 통계를 믿기 어렵다. 고정자산 투자가 늘었다는데 철강이나 시멘트 생산은 마이너스다.”
권경혁 사장은 “세계 경제엔 늘 Boom & Bust(호황과 불황)가 지속되고 있다. 중국에도 불황이 온다. 그러나 당장은 아니라고 본다. 지금 중국의 여력은 상당히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또 다른 위기 온다
두 사람은 미국이 또 다른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미국이 또 터질 가능성 있다. 그동안은 민간부문의 레버리지(부채)가 높아서 터졌다. 앞으로는 공공부문에서 터진다. 미국의 오프 밸런스 시트(미 정부의 연금 지급 약속 등)까지 보면 미국 정부는 지금보다 훨씬 많은 빚을 안고 있다. 미국은 스페인처럼 쓰러진다.”
권경혁 사장의 분석이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전 대표는 미국인 특히 미국 금융인들이 이런 상황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미국 사람들은 지금 경제가 막다른 길로 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은 지금의 위기를 노말 사이클(Normal Cycle·정상적 경기순환)로 생각하고 있다. 우스운 것은 금융 쪽 사람들이 더욱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비드 전 대표는 특히 미국이 잘못된 선택을 할 때 주변국에 엄청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경계를 당부했다.
“1990년대 Fed(미 연준)가 시티뱅크 살리려고 금리를 인플레이션 수준 밑으로 내렸다. 그 여파로 멕시코와 러시아 위기가 터졌다. 그런데 지금은 유동성이 그 때의 100배이다. 그 자금이 움직일 때 어떤 사태가 나타날지 생각해봐라. 미국이 긴축하면 브라질은 일주일 내에 터진다. 국가별로 자본이동을 통제해야 한다.”
두 사람은 현재로선 세계 경제의 뚜렷한 해법은 없다고 했다. 세계의 지도자들이 단합해 한꺼번에 돈을 풀어 경제가 돌아가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 정도 리더십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특정 지역의 경제가 깨지는 퍼펙트 스톰이 오거나 주요국이 제로금리로 정부의 금리부담을 최대한 줄이면서 일본식으로 가는 게 최선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이런 불투명한 상태에서 투자는 어떻게 할까.
급변하는 장, 경험 많은 전문가 필요
“디레버레징 상황에선 성장 자체가 힘들고 여기서 금융자산 굴리는 것은 더 힘들다. 그런데 역으로 우리는 능력과 머리로 싸우는 이런 장이 좋다. 그동안 자산운용 시장에선 마케팅이 강세였는데 이제는 운용이 우위를 점하는 시대가 됐다. 전문성 있는 전문가의 전략과 위기상황에서 대처해 본 경험이 있으면 해외에서도 경쟁이 가능하다.”
데이비드 전 대표는 특히 한국 투자가들은 기존의 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코스피는 3차 양적완화(QE3) 전 수준으로 돌아왔다. 유동성 베팅은 끝났고 실질적이고 펀더멘털한 분석을 해야 한다. 그동안 한국에선 모멘텀을 따르는 전략을 구사했으나 이제는 변동성을 회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을 사람들이 이해하기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우리 펀드의 운용 성과가 나오면 내가 옳다는 것을 믿을 것이다.”
권경혁 사장은 무조건 비관적인 필요는 없고 냉정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제가 비관적이라고 주가까지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 이런 환경은 양극화를 초래한다. 잘 되는 기업은 더 잘되고 나머지 대부분의 기업은 안 된다. 그만큼 분석을 잘 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잘 되는 기업을 발굴하면 된다.”
데이비드 전 대표는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지만 시장 방향에 베팅해선 수익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든 사람들이 안전한 것을 찾다보니 안전자산에 버블이 생겼다. 그만큼 비논리적 상황이 많다. 최악의 경우가 일어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선 사이클 경험이 많은 사람이 운전해야 한다. 비 왔을 때 운전해본 사람이 핸들을 잡아야 한다. 정직한 글로벌 전망과 거기에 적합한 전략 상품이 필요하다.”
외국인 자금 받아 외국인 시각으로 서울서 운용
권경혁 써미트투자자문 사장
앨빈대 미시간대 런던대를 돌며 학부를 마친 권 사장은 GM 기획실에서 근무하다 시카고대에서 기업금융 MBA를 했다. 이때 스카우트돼 메릴린치에서 리스크관리 그룹 이사, 글로벌 유동성 및 리스크관리 그룹 최고운영책임자 등을 역임했다. 삼성증권 리스크 관리 담당 전무로 스카우트돼 귀국했고 지난해 보아스투자자문을 인수해 써미트투자자문을 설립하며 독립했다.
권 사장은 국내 투자자와 해외 투자자를 동시에 타깃으로 하며 국내 시장에 투자하는 모델을 내놨다. 회사 설립 후 시장을 탐색하던 그는 지난 7개월 동안 뛰어난 실적을 냈던 전문가들을 물색해 팀을 꾸렸고 11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용을 시작할 방침이다. 리스크 관리를 중시하는 그는 리스크 관리와 컴플라이언스 업무를 20년 경력의 CIO 출신에게 맡겼다.
그는 월가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외에서 동시에 펀딩을 할 예정이며 3~4년 후 국내 30%, 해외 70%를 목표로 하고 있다.
권 사장은 한국 시장에 영향을 많이 주는 외국인의 시각으로 한국에서 직접 투자하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의 자문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금은 정보의 소통이 잘 된다고 하지만 한국시장은 그래도 외국인이 쥐락펴락하고 있다. 이를 반영해 외국에서 한국을 보는 시각을 바탕으로 운용한다.
다만 한국시장에 특화하려면 뉴욕에서 하기보다는 여기서 보는 게 필요해 이곳에 자문사를 차렸다. 외국인과 네트워크해서 수익을 창출할 것이다.”
그는 규모있는 회사를 만들려면 한국 자금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아예 처음부터 해외로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에 자문사를 차린 것은 한국의 성장 가능성을 보았기 때문이다. 한국이 그동안 고속성장을 했지만 앞으로도 10년 정도는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본다. 한국은 그 정도 경쟁력을 확보했다.”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세계 최초로 100% 헤징하는 주식 펀드 내놔
데이비드 전 산은자산운용 공동대표
데이비드 전 대표는 컬럼비아대를 나왔고 같은 대학에서 MBA를 했다. 베어스턴스 수석 이머징마켓 전문가로 월가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트라이스타 어드바이저스와 디스커버리 캐피탈, 아틀라스 캐피탈매니지먼트 등을 설립해 운용했다. 2010년부터 40년 전통의 웨이스 멀티 스트래티지에서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활약하다 스카우트돼 귀국했다.
데이비드 전 대표는 3년여의 연구로 개발한 새로운 투자 모델을 미국에서 적용하는 게 쉽지 않은 점도 귀국의 동기가 됐다고 밝혔다. 미국인들은 그만큼 달라진 경제 환경에 둔감하다는 것.
전 대표는 지난 9월 ‘KDB코리아베스트펀드’와 ‘KDB코리아베스트하이브리드펀드’ 등 두 펀드를 론칭해 1000억원 정도 자산으로 운용을 시작했다. 이들 펀드는 운용시작 후 코스피가 3.7% 정도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큰 손실 없이 선방했다. 그는 “코스피는 최근 8년 동안 4번, 평균 28% 이상 하락하는 낙폭 큰 베어마켓을 경험했다”면서 “변동성을 감안하지 않는 투자는 리스크에 비해 수익이 나오지 않는다. 헤징 전략을 구사해야 리스크에 적합한 리턴이 나온다. 헤징을 통해 28%에 달하는 변동성을 15%로 낮춰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시장 방향에 베팅하지 않고 코스피 움직임을 재해석해 베팅과 헤징을 구사한다는 것. 세계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었기 때문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세계는 지금 디레버레이징이 지속되고 있고 아직 터지지 않은 폭탄을 자금을 풀어 막는 형국이다. 이 때문에 성장이 계속 떨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옛날과 같은 전략으로는 꾸준한 수익이 나오지 않는다.”
세계에서 첫 번째로 100% 헤징을 하는 펀드를 출시한 그는 11월엔 아시아 베스트와 아시아 하이브리드 등 2개 펀드를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 펀드가 수익을 못내는 원인을 하락장에 대처하지 못하는 데서 찾았다.
“한국에선 규정상 펀드의 현금비율이 40%까지 가능한데 2008년 리만사태 때 최고로 갔던 펀드가 15%까지 밖에 안 갔다. 한국 펀드들은 올라가는 장에서 언더퍼폼하는 것만 걱정하고 하락장에선 누구나 어렵다며 방어하지 않는다.”
첫댓글 괜찮은 내용이다..
시장이 좋지 않으니 헤지나 리스크관리 등에 강한 쪽이 스포트라이트 받는 건 어쩔 수 없는 시대상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