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리 카페 전경
한 건축주와 두 번째 인연
“농가주택이랑 조그만 빵집을 하며 살려고 하는데 설계를 맡아줄 수 있을까요? 근데 땅은 전남 해남이에요. 너무 멀지요? 괜찮으실까요?”
몇 해 전 과천에서 작업했던 두루딱딱이 집 건축주분이 전화를 주셨다. 두 번째 집의 설계를 부탁한다는 전화였다. 한 건축주로부터 두 번째 집을 설계하는 인연은 정말 쉽지 않다. 나는 그 고마움만으로도 어디라도, 어떤 집이라도 설계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무조건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외부입구_빵집 출입구의 전경.
입구에서 보이는 빵집 출입구와 다목적 창고.
외부 도로변에서 본 다목적 창고 전경.
베이커리 카페 내부에서 바라본 모습.
제빵실에서 보이는 카페 내부 모습.
카페에서 본 제빵실 내부 모습.
카페 내부 화장실의 세면대와 청록색 타일.
다목적 창고와 제빵실 사이 공간을 통해 각각의 공간 확장을 만든다.
어둑해진 저녁 무렵 마당에서 바라본 주택 풍경.
빵집에서 주택으로 진입하며 보이는 모습.
네 개의 공간과 마당
전체적으로 4개의 건물로 이루어진 해남빵집과 농가주택의 전체 구성은 한옥과도 닮아있다. 도로변 진입마당에서 볼 때는 창고와 빵집이 마치 바깥사랑채의 역할을 하듯 공적공간으로서의 열린 구조를 지녔고, 창고 옆을 지나 뒤편에 자리 잡은 농가 주택의 마당은 도로에서는 보호되어있지만 안마당의 역할을 하면서 동측의 들과 산을 향해 열려있다.
빵집, 창고, 농가주택, 그리고 게스트하우스의 네 개의 건물은 적절하게 그리고 독립된 장소와 공간을 가진다. 각각 열려있는 방향이 서로 다르며 건물과 건물 사이 공간에 조성된 매개 공간, 처마, 데크, 그리고 담장을 통해 적절히 구분되고 연결된다. 특히 안채와 별채 사이의 야외 주방공간은 삶의 공간을 좀 더 외부로 확장하며, 시골 생활에 적합한 여러 기능들을 담아낸다. 창고는 본래 시골 생활에 필수적인 빵집과 주택의 창고의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차츰 제3의 중성적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주택 내부에서 바라본 거실과 주방 모습.
천장고가 높아 시원해보이고 간접조명이 운치를 자아낸다.
외부에서 바라본 게스트하우스와 주택 전경.
게스트룸 야외 부엌과 연결된 주택 쉼터의 모습.
주택의 기능을 확장할 수도 있고, 빵집의 기능을 확장할 수도 있게 구성되었다. 도로변과 빵집에서 독립적으로 진입이 가능하고, 주택 마당으로도 연결이 가능하다. 때로는 서재로, 때로는 갤러리로, 때로는 체험공간으로 사용될 수 있는 변화무쌍한 여러 가능성을 지닌 공간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빵집은 어머니의 공간이고, 창고는 아버지의 공간인 셈이다.
게스트하우스 내부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
게스트하우스 내부
게스트하우스 내부
빵집에서 주택으로 진입하며 보이는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