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ooq(클리앙)
2024-03-25 11:09:08 수정일 : 2024-03-25 11:48:53
단 2개월만에 이렇게 망하다니 놀랍습니다.
대한민국 건강보험이 여러 문제를 안고 있었지만 그래도 저비용으로 좋은 결과를 내고 있었는데 이번 증원 문제로 모든 문제를 한번에 노출하며 회생 불가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네요.
일단 전공의 대부분은 돌아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중요한 과로 불리우는 바이탈과는 대부분 안 돌아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과정에서 온갖 근거없는 행정명령으로 쟁의 퇴직 이직 국외출국 등 막는거 보면서 다들 몸서리 쳤고, 정부의 정책이 바이탈과 살리기가 아니라 비급여 잡기 비필수과 상황을 안좋게 하여 바이탈, 필수과로 몰리게 하겠다는 발상 자체에서 다들 실망한 부분도 큽니다. 비필수 비급여과랑 필수과가 완벽히 나눠지는 것도 아니며 전문의가 된 이후 필수과 진료를 하면서 비필수 비급여 진료를 병행해서 수입을 보전해야 하는 한국의료에서 비급여 상황을 엉망으로 만든다 하면 필수과 의사들도 영향을 받는게 당연합니다.
이제 전공의의 빈자리는 누구로 채워야 하나요.
전체 인건비의 5%에 해당하는 전공의가 대학병원 진료수입의 50%를 벌어들인다는 글도 있는데 여하튼 저임금 고강도 노동의 노동자가 대거 탈주(?)했으니 무슨 수가 남았을까요. 어떤 방법이든 대규모 재정 지출 외에는 답이 없어 보입니다. 조만간 적자 전환이 예상되는 건강보험 퍼다 쓰면 답이 될까요? 당장 전문의를 모은다고 해도 모아질까요? 돈은 둘째치고 종합병원 대학병원의 중증도 높은 질환을 누가 보려할까요. 더군다나 형사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대한민국 의료 현실에 이번 사태로 의사 악마화에 골몰하면서 의사 환자 관계는 완전 파탄나 버렸습니다.
약속대련아니냐는 의심...
상대방이 사망직전까지 가는 약속대련도 있나요? 아직도 약속 대련 아니냐 하시는 분들은 너무 정치적으로 사태를 보고 계신 것 같습니다. 대련을 하려면 양측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한쪽은 집에 갔거나 사망한 상태입니다.
그냥 한마디로 완전 망해 버린 겁니다. 아슬아슬하게 균형을 유지하며 버티던 한국 의료가 그냥 폭삭 주저 앉았습니다. 100프로 윤석열 때문입니다. 다른 이유 없습니다.
어제 돌아가신 부산대 안과 교수님은 장례가 마무리되기도 전에 홈페이지에서 사진부터 내렸더군요. 당사자의 과로 여부도 알려줄 수 없다고 합니다. 40대 창창한 나이에 명을 달리하신 젊은 의사분과 그 유가족께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첫댓글 댓글 중---
게임의발견
후폭풍이 어마어마하겠네요. 그런데 전공의들은 앞으로 어떻게 되나요?
lhooq
@게임의발견님 그들의 운명은 모르겠습니다. 사직도 안시켜주고 한다던 면허정지도 안하고... 그냥 구천을 떠돌고 있습니다.
끼융끼융~
저도 의사 욕 많이 했지만, 이건은 의사만 욕할게 아니죠. 굥과 국힘이 철저하게 총선에 써먹을려고 기획한거나 다름 없다고 생각합니다. 걔들이 진정 의료개혁에 생각이 있었다면 이렇게 까지 시간 끌지 않았겠죠. 선거 2주전, 선거운동 시작하니까 이제 협상테이블 만들어서 전공의 봐준다 돌아오라? 그 와중에 환자는 완전히 사라져버렸죠. 2020년에는 전공의 파업 돌입하자 마자, 환자 죽는다면, 대놓고 기레기들과 국민은 문통이랑 정부만 때리더니, 이번에는 다들 닥치고 있구요.
은티
우리나라는 어느 분야든 어느 직종이든 진짜 당해보고 나서야 빨간당의 정체를 깨닫는군요.
의사직군은 그동안 빨간당의 똥을 뒤집어 써본적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에는 깨달으려나요?
앤쥬
그 동안 쌓여왔던 의료계의 오랜 문제점들이 의대생 정원이라는 하나의 문제로 터져나온 거 같아서 너무 안타깝습니다. 의대생 정원 뿐 아니라 많은 이슈가 있는 게 아닌 거 같아요. 제발 지혜를 모아서 하나하나 풀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술사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국민들이 희생양이죠.
환자버린 의사나 막나간 정부나 둘다 역사의 죄인입니다.
약속대련이건말건 건보가 망하는 건 정해졌고
원하시던 민영화가 시작되겠죠.
미국 안가도 되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