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에서 민주적 개혁은 어떻게 가능한가? 오늘 우리는 그 어디에서도 희망을 노래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다. 인간다운 사회, 아름다운 공동체를 지향하는 그 모든 염원들이 흐릿한 낙담의 안개에 젖어 빛을 잃고 있다. 이제 우리 국민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정치 일반에 대한 환멸에 시달리며 꿈을 잃고 있다.
우리는 어떤 사회를 꿈꾸며 노래해왔던가? 30년 간의 군사정권 그 암울한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는 않았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깊은 절망에 빠져있다. 대체 어쩌다가 우리 사회가 이런 지경에 이르고 말았는가?
첫째는 '악마의 주술'과도 같은 지역주의의 악령이다. 역사적으로 뿌리깊은 지역주의의 악령 앞에서는 어떠한 이성적 판단도, 합리적 타협도, 미래를 향한 진전도 불가능하다는 것을 우리는 똑똑히 보아왔다. 과거로의 회귀를 꿈꾸는 수구기득권세력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지역주의이며, 민주개혁을 염원하는 모든 이들의 가장 강력한 적도 지역주의이다. 1987년 이후 분열하면서 스스로 소수정파로 전락한 '문민정부'나 '국민의 정부' 구성원들 또한 국민 앞에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한다.
둘째는 개혁을 반대하는 기득권세력의 강력한 저항이다. 수 십년간 기득권과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지배세력이 스스로 기득권을 포기한 사례는 역사적으로도 없을 뿐 아니라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특히 그 중에서도 보수언론의 강력한 저항은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것이었다.
셋째는 분열로 인한 민주개혁세력의 힘의 약화이다. 87년 분열의 상처는 아직도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정치권뿐 아니라 시민사회 세력 역시 분열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했다. 분열된 개혁세력으로는 권력의 부패를 견제하며 국민 다수가 갈구하는 개혁다운 개혁을 강제할 힘을 갖지 못했다.
상대는 막강한데 주체는 분열되어 있는 상황, 이 상황에서 개혁은 요원한 것이 되어버렸다. 이제 국민들은 기대했던 민주정권들이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실망감을 갖거나, 더 나아가, "차라리 군사정권들이 더 좋았다."는 과거회귀경향까지 나타내고 있다. 그 다음은 무엇인가? 민주세력을 표방한 두 정권의 실패를 훈장 삼아 등장할 극우보수정권이다. 또 그 다음은 무엇인가? 암울하기 그지없는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정치는 여전히 지역감정을 자극해 국민을 분열시킬 것이고, 국민은 "좀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 보자"는 희망마저 포기하는 사회 말이다.
그러나 좌절하기에는 아직 때가 이르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평상시에는 참을성 많고 망각에 익숙해 있었으나 위기 시에는 국민적 항쟁으로 대응해 왔던 '빛나는 민주항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4.19, 부마항쟁, 5.18, 6.10의 국민적 민주항쟁의 역사가 그것이다.
지난 날 우리 사회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 문화예술인들은 정파와 집단의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자유와 평등과 정의를 위한 투쟁에 앞장서 왔으며, 국민적 저항의 작은 불씨를 살려내는 훌륭한 산파역을 감당해 왔다. 현재와 같이 모든 것이 불투명하고 혼란스러운 시점에서, 이제 다시 우리 문화예술인들은 온 힘과 열정을 모아 자유와 평등과 정의를 갈구하는 우리 사회의 모든 개혁 세력들이 정파와 집단의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연대해야 할 때임을 천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주장이 자유의 또 다른 이름인 문화예술의 사회적 역할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는 민주개혁적인 후보는 다음과 같은 자격을 갖고 당면한 정치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1. 민주개혁을 위해 헌신했고, 특히 서민의 고통을 함께 지고 중산층의 희망을
찾아주는 정책을 실천할 수 있는 의지가 분명해야 한다.
2. 상대적으로 개혁세력의 수가 많은 민주당 내에서 개혁세력들간의 연대를 이루
어내야 하며, 이를 토대로 야당은 물론 정치권 외부의 개혁세력들을 포함하는
보다 광범위한 연대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3. 그 무엇보다 지역감정으로 분할된 현재의 정치구도를 극복하고 전국적 차원에
서의 국민적 통합을 이룰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이런 조건을 갖춘 정치인은 새천년민주당의 노무현 상임고문 밖에 없다고 판단한다.
물론 오늘날과 같이 계급, 성, 지역, 세대, 환경 등의 다양한 이슈에 따라 개혁세력 내에서도 이질적인 차이들이 증폭하는 시대에 이런 다양한 세력들간의 연대를 구성한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국회의원 선거나 지자체 선거에서는 각 세력의 입장과 입지를 공고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세력들간의 네트워크는 어쩌면 불필요할 수 도 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는 그 모든 경쟁하는 차이와 이질성들이 상대적으로 단일한 경계선을 통해 정렬될 수밖에 없는 권력의 최대 분기점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세력들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일련의 네트워크가 가능하고도 필요한 것이다. 이에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바로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범민주세력이 승리할 수 있도록 범국민적 네크워크, <희망 2002>의 구성에 나서자는 것이다. 1987년 대선 실패를 다시는 되풀이하지 말자는 것이다.
끝으로, 우리는 그간의 사회 보수화 경향 속에서도 각 부문에서 최선을 다해 헌신해 온 사회의 진보적 운동진영, 현실 비판적인 대중, 개혁적 정치 세력에게 깊은 경의를 표하며 다음과 같이 묻는다.
내년 대선과 정치 개편 과정에서 당신들은 어떤 연대의 방안을 가지고 있는가?
그리고 '백만 대오'의 전대협 세대와 민주동문회 등 비판적 지식인 집단에게 묻는다. 당신들이 바라던 사회는 어디에 가 있는가? 당신들마저 우리 사회 일반에 팽배한 냉소주의에 물들어 버렸는가? 아니라면, 이제 새로운 무엇을 다시 시작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그리고 현실 정치판에 들어 가 있는 적지 않은 수의 개혁 정치인들에게 묻는다. 당신들은 이미 구세대들이 말하는 '메인 스트림' 속으로 빨려 들어가 있는 것인가? 아니라면, 차제에 진보적, 개혁적 대중들을 일으켜 세워 그들과 함께 새로운 메인 스트림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러기 위해 새판 짜기를 도모해야 하는 것 아닌가?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보라! 지역구도로 썩어 가는 한국정치를 바로 잡고자 나선 저 평범한 일반 국민의 의지를 보라. 민주개혁세력은 더 이상 팔장만 끼고 있어서는 안 된다. 이제 다시 우리는 힘을 모아 절망에 빠진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해야한다.
역사의 물줄기를 되돌리지 않기 위해, 민주개혁세력의 힘을 결집할 수 있으며 전국적 통합을 이룰 수 있는 국민통합후보로서 우리는 새천년민주당의 노무현 고문을 지지하고자 한다.
일제가 끝나면 항일독립세력이 주도세력이 되어야하고, 독재가 끝나면 민주세력이 주도세력이 되어야 하듯, 지역통합이 우리 국민의 최대 화두가 된 지금 이를 위해 헌신해 온 노무현이야말로 역사가 요구하는 우리의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문화예술인들은 노무현을 중심으로 범 민주 개혁세력이 모두 함께 손을 잡는 <희망 2002>의 결성을 간곡하게 촉구한다!
영화감독 정지영씨, 배우 문성근씨, 가수 정태춘씨, 박재동 화백 등 문화예술계
인사 100여명이 노무현 민주당 고문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문씨 등은 17일 저녁 서울 `철학마당 느티나무'에서 `노무현을 지지하는 문화예
술인 모임'을 발족시키면서, 지역갈등 봉합에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여온 노 고문
을 후원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문씨는 “70·80년대 염원이던 민주정권을 수립했고 남북정상회담 실현 등으로
민족통일을 위해 한걸음 진전했음에도, 정치가 지역구도로 나뉘어 질적인 발전
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지역통합을 이뤄낼 수 있는 정치인인 노 고문을 중
심으로 여러 시민·사회단체들이 결합하는 `2002 희망 만들기 네트워크'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모임쪽은 단지 노 고문을 지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문화예술 정책을 생산하고 제
안하는 조직으로 발전시키는 동시에, 문화공연을 기획해 노 고문을 후원하는 방
식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모임에는 이상우(연극연출가) 명계남(영화제작자·배우) 정태춘(가수) 이창동
(영화감독) 강헌(음악평론가) 심광현(한국예술종합학교영상원장)씨 등도 참여하
고 있다.
문화예술인 110명, 노무현 지지 선언
'노문모' 발족...명계남·문성근·정태춘·이창동·권해효 등
▲ "노무현을 중심으로 범 민주개혁세력의 결집을 촉구한다"
17일 문화예술인 110명은 안국동 느티나무 까페에 모여 '노문모'를 발족하고 노
무현 고문에 대한 공개 지지를 표했다. ⓒ 오마이뉴스 이병한
"역사의 물줄기를 되돌리지 않기 위해, 민주개혁세력의 힘을 결집할 수 있으며
전국적 통합을 이룰 수 있는 국민통합후보로서 우리는 새천년민주당의 노무현 고
문을 지지하고자 한다. 일제가 끝나면 항일독립세력이 주도세력이 되어야 하고,
독재가 끝나면 민주세력이 주도세력이 되어야 하듯, 지역통합이 우리 민족의 최
대 과제가 된 지금 이를 위해 헌신해온 노무현이야말로 역사가 요구하는 우리의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문화예술인 110명이 공개적으로 노무현 민주당 상임고문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
다.
17일 저녁 8시 강헌(음악평론가) 권해효(영화배우) 박재동(화백) 이창동(영화감
독) 임순례(영화감독) 정태춘(가수) 등 각계 문화예술인 60여 명은 서울 안국동
철학까페 느티나무에 모여 '노무현을 지지하는 문화예술인 모임'(이하 노문모)
결성을 알리고 노 고문을 지지하는 선언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민주개혁적인 후보는 다음과 같은 자격을 갖고 당면한 정치적 과제를 해
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면서 아래와 같이 밝혔다.
"1. 민주개혁을 위해 헌신했고, 특히 서민의 고통을 함께 지고 중산층의 희망을
찾아주는 정책을 실천할 수 있는 의지가 분명해야 한다.
2. 상대적으로 개혁세력의 수가 많은 민주당 내에서 개혁세력들간의 연대를 이루
어내야 하며, 이를 토대로 야당은 물론 정치권 외부의 개혁세력들을 포함하는 보
다 광범위한 연대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3. 그 무엇보다 지역감정으로 분할된 현재의 정치구도를 극복하고 전국적 차원에
서의 국민적 통합을 이룰 수 있어야 한다."
이어 선언서는 "우리는 이런 조건을 갖춘 정치인은 새천년민주당의 노무현 상임
고문 밖에 없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문화예술인 110인 "지금은 연대해야할 때"
110명의 문화예술인은 더 나아가 노무현 고문을 중심으로 범 민주개혁세력의 결
집을 호소했다. 이들은 "대체 어쩌다가 우리 사회가 이런 지경에 이르고 말았는
가?"라며 "이제 다시 우리 문화예술인들은 온 힘과 열정을 모아 자유와 평등과
정의를 갈구하는 우리 사회의 모든 개혁 세력들이 정파와 집단의 이해관계를 초
월하여 연대해야 할 때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진보진영에 대해 이런 질문을 던졌다.
"'백만대오'의 전대협 세대와 민주동문회 등 비판적 지식인 집단에게 묻는다. 당
신들이 바라던 사회는 어디에 가 있는가? 당신들마저 우리 사회 일반에 팽배한
냉소주의에 물들어 버렸는가? … 현실 정치판에 들어가 있는 적지 않은 수의 개
혁 정치인들에게 묻는다. 당신들은 이미 구세대들이 말하는 '메인 스트림' 속으
로 빨려 들어가 있는 것인가?"
이들은 "민주개혁세력은 더 이상 팔장만 끼고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이제 다
시 우리는 힘을 모아 절망에 빠진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성명서는 소설가 정도상, 애니메이션 기획자 김은채, 한국화가 이승연, 연
극영화과 교수 오세곤, 영화배우 권해효, 영화감독 이현승, 가수 정태춘, 영화배
우 문성근이 차례로 낭독했다.
'노문모'가 결성되기까지
문화예술인들이 집단적으로 한 대선주자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는 것은 매우 이례
적인 일이다. 17일 '노문모'가 공식 출범을 함에 따라 노무현 고문은 최초의 자
발적인 시민 팬클럽 '노사모'를 가진 정치인에 이어, 문화예술인이 모여 자발적
이고 공개적으로 지지 모임 '노문모'를 꾸린 최초의 현실 정치인이 됐다.
노문모의 결성은 지난 6월 11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영화감독 정지영·이창동,
배우 문성근·명계남, 가수 정태춘, 음악평론가 강헌 씨 등은 자연스럽게 모여
노무현 고문에 대한 지지를 확인했다. 이후 11월 들어 정치지형이 급속히 대선국
면으로 빠져들자 이들은 지난 11월 20일 준비모임을 발족, 뜻을 같이하는 문화예
술인을 모아 12월 17일 1차 선언을 발표했다.
노문모는 현재 정태춘, 문승현(작곡가), 강헌(음악평론가), 김정환(공연연출가)
씨 등이 참여하여 각종 노 고문 관련 이벤트와 문화공연을 담당하는 '문화기획
단'을 꾸린 상태다. 노문모 결성에 주도적 역할을 했던 문성근 씨는 "향후 문화
예술 정책을 생산하고 제안하는 조직으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 씨는 "지난 87년 4·13 호헌반대 때 여러 분야로 성명서가 퍼져나갔던 것
을 선명히 기억한다"면서 "그때는 문화예술인들이 끝자락이었지만 이번에는 선
봉"이라고 말했다. 그는 "문화예술인들이 선봉에 선 것에 대해 다른 부분이 자존
심이 많이 상했으면 좋겠다, 그래서라도 같이 움직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문모는 향후 지지자들을 더 모아 2차·3차 선언도 준비중이다.
노무현 "대단히 중요한 기미 하나를 감지했다"
17일 노문모의 지지 선언 자리에 참석한 노무현 고문은 "제가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당에 증명해 반드시 민주당의 후보가 될 것"이라며 "오늘 낮에도 대단히 중
요한 기미를 하나 감지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에 민주당의 선택은 호남의 단결이나 호남·충청의 단결이 아니라 호
남·충청을 뛰어넘는 전국적인 단결일 것"이라며 "그때 국민들은 깜짝 놀라고 비
로소 대선이 고통스러웠던 동서대결 구도를 뛰어넘어 동서통합 구도가 이루어지
며 개혁·민주와 수구의 구도로 정계가 개편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