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동아일보 2012-11-20
오바마, 中 반대에도 남중국해 거론 : “영토분쟁 지역의 갈등 완화하라”
EAS서 中 견제 지속 시사… 원자바오 “이런 식 의제 반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일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남중국해를 비롯한 영토 분쟁이 있는 지역의 갈등을 완화하라”고 촉구해 동아시아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 견제를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또 일본과의 동맹 강화를 역설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고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말했다. 로즈 부보좌관은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는 긴장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며 “분쟁은 중국과 일대일이 아니라 여러 국가가 참여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이에 대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분쟁이 이런 식으로 의제에 오르는 것에 반대한다”며 “중국의 주권 수호 행위는 필요하며 합법적”이라고 말했다.
EAS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프놈펜 평화궁전에서 원자바오 총리와 가진 양자 회담에서 “무역 및 투자 분야에서 확실한 규칙을 만들기 위해 서로 노력하자”고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주요 2개국(G2)으로 부상한 중국의 국제적 책임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세계에서 보다 안전하고 번영된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원 총리는 “중-미관계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라며 “장기적으로 건전하고 안정적인 중-미관계의 발전은 두 나라 간의 근본적인 이해관계를 반영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영유권 분쟁 문제를 의식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협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두 나라는 지역 문제뿐 아니라 국제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상호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와 가진 회담에서는 “미국은 일본과의 동맹과 군사적인 협력이 수십 년 동안 아시아 지역의 안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고 믿는다”며 “미일 간의 군사협력으로 광범위한 번영과 평화로운 중국의 부상을 가져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다 총리는 “아시아에서 날로 심각해지는 안보 문제는 미국과 일본의 동맹관계의 중요성을 더욱 보여주고 있다”며 “중국의 영유권 분쟁과 해상 분쟁은 지역의 긴장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20일 오바마 대통령이 EAS에서 중국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일본 필리핀 베트남 등을 직접 거론해 지지하지는 않아 중국과의 관계에도 신경을 쓰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한편 동남아 3국 순방은 오바마 대통령과 그의 외교정책을 4년 동안 보좌해 온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마지막 동행이 될 것이라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클린턴 장관은 오바마 대통령 재선 후 사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백연상 기자 yhchoi6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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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오바마-노다 회담한 날… 美-日 4만7000명 참가 대규모 연합해상훈련 사진 공개 미국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오른쪽 하단)이 참가한 가운데 미국과 일본 함정 26척이 16일 일본 오키나와 인근 해역을 항해하고 있다. 양국은 5일부터 16일까지 미군 1만 명, 일본군 3만7000여 명이 참가해 연합 해상 훈련을 벌였다. 미 해군은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와 회담한 20일에 맞춰 이 사진을 뒤늦게 공개했다. AP 연합뉴스 |
(보도) 서울신문 2012-11-21
오바마, 남중국해 개입 천명
아세안 ‘분쟁국 행동수칙’ 무산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분쟁 당사국 행동수칙’(COC)을 채택하려던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의 계획이 내부 분열로 무산됐다. 그러나 아·태(아시아·태평양) 귀환을 선언한 미국이 이 문제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힘에 따라 향후 아태 지역에서 중·미 간 패권전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참석해 아시아 정상들을 향해 남중국해를 비롯한 영토 분쟁이 있는 지역의 갈등을 완화하라고 촉구했다고 AP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정상회의가 끝난 뒤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는 긴장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며 “이런 종류의 분쟁은 중국과 일대일이 아니라 여러 국가가 참여해 해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전날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일부 회원국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아세안 내 친(親)중 국가들을 규합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문제를 아세안 회의 의제에서 배제하면서 행동수칙 제정을 무산시킨 것을 겨냥한 것이다.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는 이날 동아시아정상회의를 끝으로 모두 폐막했다.
실제 아세안 10개 회원국 가운데 경제적으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캄보디아와 라오스 등은 중국의 눈치를 보며 남중국해 문제의 쟁점화에 반대해 왔다. 반면 분쟁 당사국인 필리핀과 베트남은 미국 일본 등 외부 세력의 지원을 받아 중국을 최대한 몰아붙인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로즈 보좌관이 “미국이 남중국해에 대한 권리는 없지만, 국제 경제에서의 역할을 고려할 때 중대한 이해관계가 있다.”고 밝혀 앞으로도 미국이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할 뜻을 확실히 했다.
중국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전날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 공동 주재한 회의에서 “중국은 대국의 지역 이슈 개입에 반대한다.”며 미국의 개입 반대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베이징 주현진특파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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