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하길: 시방정토에 왕생하는 것과 서방정토에 왕생하는 것은 그 의미가 다르다. 여기에 세 가지 점이 있으니,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1. 시방의 제불 국토가 청정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시방정토가 무량무변하여) 경계가 넓을수록 마음이 흐려지고, 경계가 좁을수록 생각이 집중된다. 그런 까닭에 《시방수원왕생경(十方隨願往生經)》(관정경 권11의 뜻)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보광보살(普廣菩薩)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시방의 불국토는 모두 장엄하고 청정한데, 어찌하여 여러 경전에서 특별히 서방 아미타불의 국토만을 찬탄하며 왕생을 권하십니까?’ 부처님께서 보광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중생은 혼탁하고 산란한 자는 많고, 정념을 지닌 이는 적다. 따라서 중생들로 하여금 마음을 집중할 수 있는 곳이 있도록 하기 위해 저 국토를 찬탄하는 것이니, 이것이 다른 점이다. 만약 (부처님의) 서원에 따라 수행할 수 있다면, 모두 이익을 얻게 된다.’”
2. 시방정토는 모두 청정하지만, 그 깊고 얕음을 헤아리기 어렵다. 아미타불의 정토는 정토 가운데 초문(初門)(거리가 비교적 가까워 범부가 왕생하기 쉽다는 것이지, 수준 낮은 초급이라는 것은 아니다)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화엄경》(진역 권29의 뜻)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사바세계의 한 겁은 극락세계의 하루 낮과 밤에 해당하고, 극락세계의 한 겁은 가사당세계(袈裟幢世界)의 하루 낮과 밤에 해당한다. 이와 같이 우열의 대비는 (그 수가) 무려 열 개의 아승지에 이른다.” 이를 통해 (아미타불의 정토가) 정토의 초문임(닦기 쉽고 들어가기 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까닭에 모든 부처님께서 특별히 (극락세계로 왕생할 것을) 권하신 것이다. 반면, 타방세계의 불국토들은 이와 같이 간곡히 권하지 않으셨다. 그런 까닭에 신심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서방정토로) 왕생하기를 발원하는 것이다.
3. 아미타불의 정토가 정토의 초문(初門)에 해당하는 이상, 사바세계는 예토(穢土)의 끝자락에 위치한다고 할 수 있다. 어떻게 알 수 있는가? 《정법념경》에서 이르기를, “이 사바세계의 동북쪽에 ‘사하(斯訶)’라는 세계가 있다. 그곳의 땅은 삼각형 모양의 모래와 돌뿐이며, 일 년에 세 번만 비가 내리는데, 한 번의 비로 고작 5촌(寸) 깊이의 땅을 적실 뿐이다. 그 국토의 중생들은 열매와 씨앗으로 연명하고, 나무껍질을 옷 삼아 입으며, 살고자 해도 살 수 없고, 죽고자 해도 죽을 수 없다. 또 다른 세계가 있는데, 그곳에는 호랑이와 늑대 같은 짐승뿐 아니라, 뱀과 전갈까지도 모두 날개가 있어 하늘을 날아다니며, 서로 만나기만 하면 선악을 가리지 않고 서로 잡아먹는다.”고 하였으니, 이곳(가장 끔찍한 곳)이 어찌 예토의 시작점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사바세계의 의보(依報) 환경은 (범부가) 현성(賢聖)과 함께 살아가는 곳이므로, 이를 기준으로 본다면 예토의 끝자락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안락세계가 정토의 초문인 이상, 사바세계와 경계가 맞닿아 있어 왕생하기가 매우 편리하므로, 어찌 그곳으로 가지 않는가?
1. 《시방수원왕생경》: 《불설관정수원왕생시방정토경(佛說灌頂隨願往生十方淨土經)》의 약칭으로, 다른 이름은 《보광보살경(普廣菩薩經)》이다. 이는 《불설관정경(佛說灌頂經)》 제11권에 해당하며, 동진(東晉) 시기 번역가 백시리밀다라(帛尸梨蜜多羅)가 번역하였다. 2. 유재(有在): 근거가 있음, 별도의 이유가 있음, (고정되고 전념할 수 있는) 목표 방향이 있음을 의미한다. 3. 가사당세계(袈裟幢世界): 《비화경(悲華經)》에서는 "이곳에서 동쪽으로 하나의 부처님 세계 미진수(微塵數)의 불국토를 지나면, 가사당(袈裟幢)이라는 이름의 세계가 있다"고 하였다. 《대집경(大集經)》에서는 "이곳에서 동쪽으로 무량한 아승지(阿僧祇) 제불국토를 지나면, 가사당(袈裟幢)이라는 이름의 세계가 있고, 그 세계에는 산왕여래(山王如來)라 불리는 부처님이 계신다"고 하였다. 4. 의보(依報): 중생이 의지하여 생존하는 생활 환경을 말하며, 국토, 집, 옷과 음식, 권속 등을 포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