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절 마음을 잘 찾으라
부처님은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이 공법空法에서 얻은 것이 없는 그 중에서, 놀라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아라. 부지런히 정진하여 마음의 상相을 구하라. 보살은 이렇게 마음을 구할 것이니, 어떤 것이 마음인가? 탐욕인가, 진에인가, 우치인가, 과거ㆍ현재ㆍ미래인가? 만일 마음이 과거라면 과거는 벌써 다 멸하였고, 만일 마음이 미래라면 미래는 아직 나지 않았고 오지도 않았으며, 만일 마음이 현재라면 현재는 주처가 없는 것이다. 이 마음은 안도 아니요 바깥도 아니며, 이 마음은 빛깔도 없고 모양도 없어서 대도 없으며, 알음알이도 없고 앎도 없으며, 주도 없고 처도 없어서, 이 마음은 시방 삼세 일체 부처님도 지금껏 보지 못했고, 지금도 보시지 못하고, 이다음에도 보시지 못할 것이다. 만일 일체 부처님도 과거ㆍ현재ㆍ미래에 보시지 못한다면, 어째서 있다고 하는가? 다만 거꾸로 된 생각으로 이 마음은 모든 법의 가지가지 차별을 내고, 가지가지 업을 지어서 가지가지 몸을 받는 것이다. 이 마음은 바람과 같이 달아나므로 잡을 수 없고, 흐르는 물과 같으므로 생멸이 머물지 않으며, 등잔 불꽃과 같으므로 모든 연이 있고, 번개와 같으므로 생각마다 멸하며, 허공과 같으므로 티끌에 물들고, 다람쥐와 같으므로 육욕을 탐하며, 그림쟁이와 같으므로 가지가지의 업의 인연을 만들며, 일정하지 않아 가지가지 모든 번뇌를 따라가고, 대왕과 같아서 모든 법의 주장이 된다. 또 마음은 홀로 있어서 둘도 없고 동무도 없나니, 일시에 두 마음이 없다. 마음은 원수의 집 같으니 모든 고뇌와 친하는 까닭이요, 미친 코끼리와 같으니 능히 모든 성근을 짓밟아버리는 까닭이며, 낚시와 같으니 고苦 중에서도 락樂이 있다고 생각하는 까닭이요, 꿈과 같으니 아我가 없는 데서 아가 있다고 생각하는 까닭이며, 파리와 같으니 부정한 것을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까닭이요, 악한 도둑과 같으니 능히 가지가지의 고문하는 고를 주는 까닭이며, 악한 귀신과 같으니 사람의 편의를 틈타는 까닭이요, 도둑과 같으니 일체 선근을 겁탈하는 까닭이다. 또 항상 색을 탐하여 나비가 불에 날아들 듯하고, 항상 소리를 탐하여 군인이 나팔소리를 듣는 듯하며, 항상 탐하여 돼지가 부정한 곳에 눕는 듯하고, 항낭 맛을 탐하여 어린 여자가 아름다운 음식을 즐기듯 하며, 항상 촉을 탐하여 파리가 기름에 딈비듯 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마음의 상은 얻을 수가 없는 것이다. 만일 얻지 못한다면, 그것은 과거ㆍ현재ㆍ미래가 이니요, 과거ㆍ현재ㆍ미래가 아니라면 삼세를 벗어난 것이요, 삼세를 벗어났다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요,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라면 일어나지 않은 것이요, 일어나지 않은 것이라면 성性이 없는 것이다. 성이 없는 것이라면 남生도 없는 것이요, 남이 없는 것이라면 멸滅도 없는 것이요, 멸이 없는 것이라면 여읠 것도 없는 것이요, 여읠 것이 없으면 오는 것도 없고 물러가는 것도 없는 것이요, 오는 것도 가는 것도 물러가는 것도 없다면, 행업行業도 없는 것이요, 행업이 없다면 함도 없는 것이니, 이 함도 없는 것(無爲)이 곧 모든 법의 근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