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 프로필 이미지
저절로가는길 · 서울불교산악회
 
 
 
카페 게시글
 불교 story(불경) 스크랩 [왕초보 천수경박사되다] 16. 계수관음대비주稽首觀音大悲主
관문/이재희 추천 0 조회 36 13.11.22 00:33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왕초보 천수경박사되다] 16. 계수관음대비주稽首觀音大悲主

 

 

1장 천 개의 손과 천 개의 눈을 가지신 관세음보살님께

계수관음대비주稽首觀音大悲主
(더없는 자비의 주체이신 관세음보살님께 머리 숙입니다)

말할 것도 없이 자비의 주체이고, 중생 구제의 주인이신 관세음보살님께 경건한 마음으로 머리 숙여 의지하고 공경한다는 뜻입니다.
혹 대비주(
大悲呪) 라고 주문 ‘’ 자로 해석한 경우가 있습니다. 관세음보살님[]께 머리를 숙이는가, 신묘장구대다라니[]에 숙이는가의 차이입니다. 뒤에 이어지는 내용으로 볼 때 주인 ‘’로 쓰는 것이 옳습니다.
바로 다음 구절에 ‘
천비장엄’, ‘천안광조’라는 표현이 나옵니다. ‘천비’는 천 개의 팔, ‘천안’은 천 개의 눈을 뜻하니 그 주체는 사람인 ‘’가 되어야 합니다. 진언의 의미인 ‘’로 해석하면 경의 전후 맥락이 맞지를 않습니다.

관음觀音

관음은 관세음(觀世音)을 줄여서 부르는 말입니다. 관세음보살은 사바세계 중생의 고통의 소리[世音]를 듣고 자비로 구제해 주시는 보살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실은 더 깊은 뜻이 있습니다. <천수경> 자체가 관세음보살에 대한 경전이고, 더욱 불교의 수행의 측면에서도 중요한 내용이라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수행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탐내고 화내며 어리석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부터 시작하여, 불·보살과 같은 경지의 마음을 얻는 것이 수순입니다.

소리는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칭찬하는 소리는 듣기 좋고, 단점을 직언하는 소리는 아무래도 거북합니다. 공사장의 소리는 공해지만, 사물놀이나 ‘난타’ 공연에서 요란하게 두드리는 소리에는 흥이 납니다.

스님들 중에 법문할 때 어린아이가 우는 소리를 내면 참석한 부모를 야단치는 민망한 경우도 있습니다. 수행처는 조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당연한 말씀입니다. 하지만 관세음보살은 오히려 그 소리에 자신의 마음이 어찌 대응하는가를 수행의 도구로 삼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궁극적으로 세상의 어떤 소리에도 좋고 나쁨을 분별하는 마음은 물론, 마음의 흔들림 자체를 능히 항복 받으신 것입니다.

제가 중노릇 할 초기에 가장 성가신 소리는 새벽녁의 새소리였습니다. 새벽 3시에 예불을 올리니 실상 이 시간은 새벽이 아니라 한밤중에 가깝습니다. 그러니 새벽예불을 마치고 방에서 잠깐 눈을 붙이려고 하면 창문이 밝아지며 이때부터 새들이 떼거리로 울어댑니다. 불과 2, 3미터 밖에서 들리는 그 소리는 아름다운 새소리가 아니라, ‘제발 잠 좀 자자’라는 하소연이 나오게 만드는 소음입니다.

이 정도면 오직 소리로만 수행을 삼는다는 말을 어느 정도 이해하실 것 같습니다.
소리와 말(
말을 소리가 조합된 것이라고 해도 됩니다)의 ‘진실의’(眞實意)를 이해하는 어려움의 예를 하나 더 들겠습니다.

여러분은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란 아름다운 곡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미래에는 이럴 경우 해당 곡을 참고로 직접 들을 수 있는 책이 만들어질 겁니다). 이 곡은 푸치니(Renato Fucini: 1843~1921)의 오페라 <잔니 스키키(Gianni Schicchi)>에 나오는 아리아입니다. 극중 라우레타가 아버지 잔니 스키키에게 애인 리누치오와 결혼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애원하는 내용인데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저는 그를 사랑해요.
그는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저는 포타 로사로 가서
반지를 사려 해요.
그래요, 그럴 생각이에요
만약 내가 헛되이 사랑한 것이라면
베키오 다리로 달려가서
아르노 강에 몸을 던지겠어요.
저는 초조하고 고통스러워요
오, 신이여, 차라리 죽는 게 나아요.
아버지, 저를 불쌍히 여겨주세요

그런데 이 아리아를 부르는 주인공의 속마음은, ‘병든 아버지가 빨리 죽어야 유산으로 정부(情夫)와 놀아 날 텐데’입니다. 실제 오페라에서 이 장면을 보며 곡을 들으면, 아름다운 아리아가 아니라 인간의 이중성과 한없는 욕망을 이런 선율에 표출시킬 수도 있구나 하는 한탄에 가까운 감탄을 하게 됩니다.

앞에서 거론되었던 모짜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 아리아도, 그 절묘한 운율 속의 가사는 ‘넌 내 딸이지만 내가 반대하는 남자와 사랑에 빠지면 한없이 저주하리라’라는 내용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어찌 보면 소리만 즐겼지 그 의미는 알려고 하지도 않았던 것입니다. 물론 반드시 알 필요는 없습니다만, 그 내용을 알고 들으면 그 곡을 감상하는 마음이 달라지는 것도 분명합니다.

이같이 세상의 존재하는 모든 소리를 관찰하는 것도 훌륭한 수행이고 이를 완성한 분이 <천수경>의 관세음보살님인 것입니다.

※  성법스님 저서인 '초보 천수경박사되다' 의 내용을 보내드리는 것입니다.

 

출처 : 매사와 법진(http://cafe.daum.net/beobjingeosa)

 
다음검색
댓글
  • 13.11.22 22:28

    첫댓글 소리를 보다. 음악을 오래 들을 사람으로서 이 말을 그럭저럭 이해하는데요, 음악을 듣는다는 건 소리를 통해 마음이 어떤 풍경을 그리는 거다. 전 이렇게 생각합니다.

  • 13.11.22 23:20

    소리가 그림을 그리는 것, 이게 음악이다. 보살이 세상의 소리, 즉 부처께서 언급하신 일체계고(모든 게 고통이다)의 아우성을 듣고 아당안지(내가 그 고통소리를 잠재우겠다)하겠다. 이게 또한 부처를 닮은 관세음보살입니다. '나도 부처님처럼 자비를 베풀겠다' 중생이 부처를 닮겠다고 서원하면, '우리도 부처님처럼 자비를 베풀겠다' 마음만이리도 그렇게 살아보겠다. 이생에 못 다한다면 내생에는 꼭 그렇게 살아야지.

  • 13.11.22 23:11

    서불산에도 부처님 같이 살고자 하는 분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절에 가서 불상 앞에서 기도해서 얻는 행복과 내 작은 힘으로 남을 위해 사는 삶을 통해 얻는 행복과 무엇이 더 부처님 다울까요. 내 행복만이라면 부처님이 보리수 아래서 깨닫고 저자거리로 나섰을까요. 탁닛한 스님이 말했지요. '미래의 부처님은 공동체의 모습으로 올 것이다.'

  • 13.11.22 22:58

    나만의 행복을 추구하는 자 : 중생
    나와 남의 행복을 추구하는 자 : 보살
    나의 행복을 온전히 남의 행복을 위해 바치는 자 : 부처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잠도 안 오고 마음도 신산하여 스마트폰으로 이런저런 댓글을 달아봅니다^^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