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질 혹은 바지락
아타세벤 파덴
먹지 않을 바질을 잔뜩 키우고 있다
죽지 않은 바지락을 하나씩 끓는 물에 던진다
사람은 어쩌면 맨날 김치찌개를 끓여먹을 수 있나
옆집 냄새는 우리와 함께 산다
붉은 지붕 아래서
고양이 두부모래
혹은 굶은 배 속에서
꽃향기와 비린내
사람도 무언가를 찾다가 웃자라지 않을 보장은 없지만 못 자라는 것보다 낫겠지 바질에 미쳐 있던 엄마가 바지락을 먹어본 적도 없겠지 우리는 오늘 베란다에 누워 몸을 좀 펼치자 이스트 섞인 반죽처럼 몸이 점점 부풀어 오르면 베란다를 채우고 아파트를 채우고 결국 이 나라와 저 나라를 다 우리로 가득 채워나가면 그리고 바질은 쑥쑥 자라면 입 벌리지 않은 바지락과 이별을 하고 살맛이 나겠지 하면서 설계와도 같은 설거지를 짓는다
햇볕이 뜨거울 때
문득 생각이 나는
지중해의 여름은
곧 시작될 무렵이다
궁금하다
너는 어렸을 때 곰팡이 핀 적이 있나
바지락의 모래알을 누가 훔쳤을까
---애지 여름호에서
1. 약력
아타세벤 파덴
1996년 튀르키예 출생. 앙카라 대학교 한국어문학과와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석사 졸업. 2022년 『시작』으로 등단.
첫댓글 몸으로...눈으로...
그저... 느껴라도 보려 노력해 봅니다 5번쯤 읽었는데... 도통 이해가 어렵네요
바질/바지락 설계도/설겆이 - 혹시...언어의 유희인가?
누가 훔쳐 갔을까? - 그 많던 싱하는 누가 다 먹었을까?
이스트 섞인 반죽처럼 몸이 점점 부풀어 오르면.... 멋지네요
자유로운 의식의 흐름.... 의식의 흐름..... 흐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