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김부겸 의원이 15일 19대 총선에서 대구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하자 과거 서울 등지에서 국회의원을 하다 고향인 대구경북을 찾아 선수를 더 쌓은 전직 국회의원들의 이야기가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의원의 '폭탄성' 발표는 일단 성공작이다. 정치권 전체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지역주의의 벽을 넘겠다’며 대구에 출마하는 김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대구의 시민의식에 다시 불을 질러놓겠다"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대구시민들께 제 운명을 맡기겠다"고 밝혔다. 16일 대구에 온 김 의원은 "사실 지역구 관리의 절반이 집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10년 넘게 시시콜콜한 일까지 챙기며 다져온 선거구를 하루아침에 두고 떠나는 것이 집사람에게 더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출마는 한나라당 일변도의 정치구도에 변화를 요구하는 시민의식에 일정 부분 부합되는 측면도 있어 내년 총선에서 지역의 최대변수 가운데 하나로 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수도권에서 기반을 잡고 있던 김 의원의 대구 출마가 정치권에서 호평을 받음에 따라 추미애 민주당 의원 등 지역 연고가 있는 다른 의원들의 대구행 여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처음은 아니지만
서울 등 수도권에서 정치력을 검증받은 중진 정치인의 귀환은 김 의원이 처음은 아니다.
박준규 전 국회의장과 황병태 전 주중대사, 홍사덕 의원 등이 외지에서 국회의원을 지내다 고향으로 돌아와서 정치적 재기에 성공한 케이스다.
가장 최근에 고향으로 회귀했던 중진급 정치인으로는 홍사덕 의원과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있다. 지난 2008년 치러진 18대 총선에서 홍사덕 의원은 전격적으로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가 내리 4선을 한 대구 서구 출마를 선언, 재기에 성공했다. 반면, 야권에서는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2008년 18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을에 출마, 주호영 의원과 맞붙었지만 낙선했다.
▷홍사덕 의원
6선의 홍 의원은 경북 영주에서 야당 후보로 출마, 처음으로 금배지를 달았지만
이후 서울 강남으로 지역구를 옮겨 촉망받는 야당 정치인으로 성장했고
국회부의장까지 지낸 화려한 정치역정을 자랑하고 있었다.
지난 총선 당시 한나라당 공천 파동의 책임자로 강 전 대표를 지목,
대구 서구 출마의 명분을 잡은 그는 18대 국회 진입 후에는
좌장 없는 친박계 원로정치인으로서의 역할을 맡아보고 있다.
홍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도 대구 서구에 재출마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역시 한나라당 텃밭인 대구의 지역구도를 깨겠다는 명분으로 대구에 출마했지만 실패한데다 '대구에서 뼈를 묻겠다'던 당초 공언과 달리 곧바로 대구를 떠나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하면서 뒷말을 남겼다. 지금도 지역 정치권에서는 유 공동대표의 대구와의 이별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사람이 많다.
▷박준규 전 국회의장
박준규 전 국회의장도 9선의 선수를 쌓는 과정에서 대구경북의 도움을 적잖게 받았다. 서울을 지역구로 국회에 입성한 그는 고향인 달성`고령 보궐선거에 출마, 당선되기도 했고 1992년 14대 총선 때는 신한국당 후보로 대구 동을에 출마해 당선된 후 국회의장에 올랐다. 재산공개 파동을 겪은 후 국회의장직에서 물러나고 신한국당을 탈당한 박 전 의장은 15대 총선에서는 자민련 바람에 힘입어 대구 중구에서 당선됐다. 박 전 의장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와 더불어 9선의 최다선 기록을 갖고 있다. 특히 박 전 의장은 비례대표 한 번 없는 지역구 9선이라는 점에서 헌정사상 최고의 기록보유자로 꼽힌다. 또 그는 1997년 대선으로 정권이 교체된 직후인 1998년 국회의장직에 다시 선출되는 영광을 재현하기도 했다.
▷황병태 전 주중대사
김영삼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주중대사를 역임한 황병태 전 의원도 14대 총선에서는 서울 강남갑에서 초선 국회의원이 됐다. 황 전 의원은 주중대사를 지낸 후 15대 총선 때 고향인 문경`예천으로 돌아와 당선돼 국회 재정경제위원장으로 당당하게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다.
이들과 달리 김 의원의 대구 출마는 지역주의의 벽을 깨겠다는 정치적 승부수인 만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시킨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성장 배경이 낙선을 두려워하지 않는 꾸준한 지역주의에 대한 도전이라는 점에서 김 의원의 도전은 주목할 만하다.
첫댓글 홍사덕의원의 고향은 대구가 아니라 영주입니다.
대구 서구가 홍사덕의원을 선택한것은
고향사람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인물보고 선택한것입니다.
그것이 대구서구가 얼마나
정치적 수준이 높은지 알수있는 증거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