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유럽 여행을 위한 안내
언제부터인가 유럽 배낭여행을 가는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여행시기로 여름을 선택한다. 여름휴가를 활용하는 직장인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유럽 배낭여행자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학생들도 대부분 여름방학을 이용하고 있다.
때문에 겨울에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가려는 여행자들은 여러가지 고민에 빠지곤 한다.
겨울에 유럽에 가면 여러가지로 불편하지나 않을런지, 남들이 가지 않는 시기에 가는 것이 왠지 불안하기까지 하다.
과연 유럽은 겨울철에 여행하면 안좋은 여행지일까? 겨울철 유럽여행에 대하여 알아보자.
먼저 겨울의 유럽 여행과 여름의 유럽 여행의 장단점을 간단히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다.
☞ 여름의 경우 날씨와 이에 따른 복장의 편리함으로 인해 여행자의 활동성이 좋다. 낮의 길이가 매우 긴 것도 여행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무더운 날씨는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는 매우 힘든 요소다.
☞ 겨울의 경우 추운 날씨와 두터운 복장은 활동을 불편하게 만든다. 낮의 길이가 매우 짧고 잦은 비나 눈으로 도시 관광에 불편함을 준다. 그러나 땀이 많이 나지 않는 계절이므로 빨래의 불편함이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갈아입을 옷을 적게 준비해도 된다.
☞ 또, 여름철에는 전세계의 많은 관광객이 유럽에 몰리므로 주요 관광지나 시설 이용시 불편함이 많고, 예약의 어려움이 있으나 겨울철에는 이러한 불편함은 크게 줄어든다. 다만, 우리나라 여행자들도 많이 줄어들기에 낯선 곳에서 여행자간의 도움을 기대하기 어렵고, 혼자가는 여행이라면 외로울 뿐만 아니라 위험할 수도 있다.
☞ 겨울철에는 몇몇 관광지의 경우 제대로 된 느낌을 받기 어렵기도 하다. 나뭇잎 가득한 화려한 정원이나, 가로수 늘어선 거리의 아름다움은 보기 힘들고, 해변가의 아름다움도 느끼기 어렵다. 반면 파리 샹제리제 거리를 가득메운 화려한 전구 장식이라던가, 눈덮힌 고성의 아름다움 등은 겨울철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절경이라고 할 것이다.
결국 여름철 여행이냐 겨울철 여행이냐는 각각의 장단점을 가지게 마련이고, 어떤 것을 선택해도 얻는것과 놓치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아래에서는 겨울철 유럽 배낭여행의 이모저모를 살펴보고, 겨울에 유럽배낭여행을 가는 여행자들을 위하여 몇가지 유용한 준비물들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날씨와 복장]
유럽의 겨울 날씨는?
무엇보다 먼저 파악하여야 할 것은 유럽의 겨울 날씨이다.
전반적으로 유럽은 위도를 기준으로 할 때 우리나라 보다는 따뜻하다. 서울의 날씨와 가장 비슷한 주요 도시로는 파리를 들 수 있다. 파리를 중심으로 북쪽 혹은 동쪽에 위치한 나라들은 대부분 우리나라 보다 추운 날씨이고, 스위스 아래의 나라들은 우리나라 보다 따뜻한 겨울 날씨를 보인다.
영국 런던의 경우는 서안해양성 기후로 겨울에는 비가 잦고 안개가 많이 끼는 전형적인 셜록홈즈 소설 속의 날씨이다.
최근 몇년간은 유럽에도 이상 기후의 징조가 심하다. 때문에 폭설이나 이상 한파 등의 소식들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그러나 이런 경우도 위치에 따라 이상 기후의 형태가 다르다. 즉,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동구권 등이 폭설이나 한파라면, 베네치아 등 남부 유럽은 물난리가 나곤 한다. 최근 몇년간 빼놓지 않고 전해오는 뉴스가 바로 물에 잠긴 베네치아의 산마르코 광장임을 떠올려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따라서 추위가 걱정되는 여행자라면 가급적 프랑스 북쪽의 나라들은 피해서 중부, 남부 유럽 중심의 여행일정을 세우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유럽 주요 도시들의 겨울 하루하루는 어떠한 모습일까?
유럽 도시들의 겨울 하루의 가장 큰 특징은 짧은 일조 시간이다. 즉, 해가 떠 있는 시간이 매우 짧다는 것으로 런던의 경우 오후 4시만 되면 어두워지고 만다. 이러한 날씨 때문에 사람들이 펍에 모여 한 잔 맥주와 축구를 즐기게 되었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이다.
다른 대부분의 유럽 도시들도 여름의 긴 일조시간과는 반대로 겨울에는 우리나라 보다 해가 떠 있는 시간이 짧다.
겨울 유럽이 해가 빨리 지는 것의 좋은 점을 들라면 야경 감상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여름처럼 야경을 보기 위해 밤10시, 11시까지 거리를 헤매이지 않아도 되므로, 일찍 야경을 보고 숙소로 돌아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낯선 유럽의 도시에서 해가 진 후 거리를 돌아다니면 관광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기에 전체적으로 관광의 시간이 줄어들게 마련이다.
해가 있는 시간에 실외 관광을 주로 하고, 일몰 이후에 뮤지컬, 오페라 등 각종 공연 관람을 하거나 폐관 시간이 늦은 미술관, 박물관을 구경하는 하루 일정을 세우는 것이 효과적이다.
어떠한 복장이 좋을까?

이러한 날씨의 겨울 유럽을 여행하기 위한 복장은 어떠한 것이 좋을까?
앞서 언급했듯이 여행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중,남부 유럽의 경우 우리나라 보다는 온난한 날씨라고 보면 된다. 다만, 여행자들은 외부에서 돌아다니는 시간이 많으므로 더욱 따뜻한 복장이 필요하다.
외투를 선택할 경우 패딩 점퍼나 일반 코트나 큰 문제는 없다. 다만 런던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유럽 도시들이 부슬비가 오락가락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약간의 방수성이 있는 옷들이 좋으며, 모직으로 된 외투들이 습기를 차단해 주는 효과가 높은 탓에 더욱 유용할 것이다.
추위를 많이타는 여행자라면 내복을 준비해 가도록 하자. 평소에 내복을 입지 않던 사람에게는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그 따뜻함이란 오리털, 거위털을 무색하게 만든다. 또한 요즘 나오는 내복은 매우 얇고 보온성이 좋아서 활동하는 데도 불편함이 적다.
이외에 장갑과 모자 또한 매우 유용하다. 장갑은 손가락이 있는 가죽장갑이 좋으며, 모자의 경우 털모자가 보온성이 뛰어나다.
끝으로 신발의 경우 국내에서 사용하던 것을 착용하는 것이 편한 것은 겨울/여름 구분없이 적용된다. 다만 겨울이라면 방수가 되는 등산화 등이 매우 유용할 수 있다. 요즘은 등산화도 매우 세련된 디자인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패션 관리에도 문제가 없을 듯.
[현지적응]
지금까지 살펴본 것들은 겨울 유럽여행을 위한 일정수립 및 복장 등에 관한 것들이었다.
이제는 현지 적응을 위한 내용들을 살펴보도록하자.
숙소의 선택
호텔팩이나 단체배낭 등의 여행사 상품을 이용하는 경우라면 관계없겠지만, 자유 배낭여행을 하는 여행자라면 겨울철에는 특히 숙소 선택에 신경을 써야 한다.
겨울철에 권할 수 있는 숙소는 유스호스텔. 사설 호스텔이나 도미토리식 저가 호텔들은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있으므로 가급적 공식 유스호스텔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한국인 민박집을 이용할 경우라면 규모가 큰 곳보다는 운영자와 같은 주택을 이용하는 소규모 민박을 권한다. 아무래도 여행자가 많지 않은 겨울철에는 대형 민박의 경우 별도의 독채를 운영하므로 난방이 원활하지 않거나 사람이 차지 않을 경우 썰렁하기 마련이다.
따뜻한 난방시설(온수포함)은 겨울 숙소 선택의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임을 잊지 말자.
또한 겨울철 숙소 선택시 중요한 고려사항은 위치이다.
좋은 시설과 서비스도 물론 중요하지만, 하루종일 추위에 지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이 너무 멀거나 불편하다면 몸도 마음도 지치는 여행이 되기 쉽다. 특히 해가 일찍지고 추운 날씨의 밤 귀가길을 생각하면 너무 외지거나 대중교통 수단에서 멀리 떨어진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선택 기준은 호텔팩이나 단체배낭 등 여행사 상품을 이용하는 여행자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므로, 여행사 및 상품 선택시 반드시 사전에 이용 호텔들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개장/폐장 시간 및 운행 일정의 재확인
관광 대륙 유럽. 그 유럽의 주요 관광 도시들도 여행객이 적은 겨울철에는 휴업을 하는 업소들이 많다.
몇몇 유스호스텔을 비롯하여 사설 호스텔이나 한국인 민박 등의 숙박업체들의 경우 겨울철에는 폐장을 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반드시 사전에 영업 여부를 확인하고 찾아가야 한다.
또한 주요 박물관, 미술관 등 공공시설도 겨울철에는 운영시간이 짧아지므로 개장시간과 폐장 시간을 잘 확인하여야 하고, 특히 주요 휴일의 개장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참고로 대부분의 유럽 주요 미술관, 박물관 등 공공시설은 크리스마스에 휴관하며, 새해 첫날(1월1일)은 선별적으로 휴관하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교통시설도 예외는 아니어서 겨울철에는 철도 운행 일정이 여름철과는 많은 변화를 갖는다.
일반적으로는 운행편수가 많이 줄어들게 되는데, 특히 야간 열차의 경우 겨울철에는 운행하지 않는 지역도 많이 있으므로 여행 출발전에 독일이나 프랑스철도 사이트에서 정확한 일자를 기입하여 검색해 보아야 하며, 현지에 도착해서는 도착지의 기차역에서 다음 이동 도시로의 기차편을 재확인하는 꼼꼼함이 필요하다.
주간 이동이야 큰 문제가 안생기겠지만, 야간이동의 경우 운행 일정의 변화가 있는 경우 매우 당황스러운 경험을 하게 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그밖에 선박이나 장거리 버스 이용시에도 마찬가지로 겨울철 변화가 있으므로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 일부 여행 가이드북에는 여름철 기준으로 운행시간, 요금 등이 기재되는 경우가 많다. 여름이라면 정확한 정보겠지만 겨울철에는 여행자들 당황스럽게 만드는 정보가 될 수 있다. 나중에 가이드북을 탓에 봐야 소용없다. 미리 주의하는 것만이 해결책이다 *
열차 이용
겨울철 열차 이용에 대해서 알아보자. 열차 운행편의 변경 외에는 여름과 특별히 다를 것이 없다. 오히려 여름 보다 여행객이 줄어드는 탓에 좌석 예약 등에서 매우 유리하다.
다만, 야간 열차나 장거리 이동시에는 객차 내에 난방이 되더라도 다소 추울 수 있다. 특히 동구권 열차나, 등급이 낮은 열차 이용시에는 가급적 창가 자리를 피하는 것이 좋으며, 창가에 자리를 잡을 경우 진행 방향을 등지고 앉는 것이 창틈으로 들어오는 찬 바람을 피하는 요령이 될 것이다.
분실, 도난, 사고 및 기타 주의 사항
겨울철이라도 하여 특별히 도둑이 많은 것도, 사고가 급작스레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겨울철에는 복장으로 인하여 행동이 둔해지고, 추운 날씨탓에 주의력이 떨어지게 마련이기에 휴대한 물품들의 분실의 위험이 많아진다.
장갑을 낀 손으로 작은 휴대품들을 꺼내고 집어넣기를 반복하다 보면 작은 물건들의 경우 떨어져도 잘 모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겨울 여행의 경우 더욱 짐의 숫자를 줄일 필요가 있으며, 중요 물품의 경우 두터운 옷을 잘 활용하여 겉옷 안에 잘 보관하되, 안주머니 보다는 목걸이 지갑이나 작은 가방을 이용하여 겉옷 안에 별도로 보관하여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요령이다.
디지털 시대의 겨울 여행
두말하면 잔소리. 이제는 여행도 디지털 시대다.
디지털 카메라는 기본이고, PDA, 노트북 및 각종 저장매체 등은 여행 준비물의 하나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겨울 여행에서 이러한 장비를 사용할 때 주의할 점은 기온의 문제이다.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매우 추운 날씨의 실외라면 작동이 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추운날씨에 실외에서 사진을 촬영하려면 카메라 줄을 활용하여 목에걸고 품안에 넣고 다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추운 날씨에는 배터리 사용시간이 짧아질 수 있으니 충분히 충전을 하고 최대한 따듯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그밖에 디지털 제품들도 추운 실외에서는 작동이 되지 않을 수 있으니 가급적 실외 사용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겨울 유럽 여행을 위한 준비물들]
이제 겨울철 유럽 배낭여행을 위해 준비하면 좋을 것들을 소개해 본다.
기본적인 준비물들은 제외하고 없어도 되지만, 있으면 보다 편리할 수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모든 여행에서 짐의 무게와 여행지에서의 즐거움을 반비례한다는 것으로, 자신에게 매우 유용할 수 있는 것들만 준비할 것을 권한다.
□ 가죽장갑 : 어찌보면 겨울 여행의 필수품. 털장갑 보다는 가죽장갑을 권하는데, 방수가 되므로 눈,비가 와도 보온성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사용시 주의사항은 돈이나 중요한 물건을 꺼낼 때는 반드시 벗고 맨손으로 하라는 것.
□ 털모자 : 얼마나 많은 체온이 머리를 통해서 날아가는지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렇다면 모자가 어울리지 않는 스타일이라도 준비해 가길 권한다. 패션용이 아니라 보온용이므로 귀까지 덮을 수 있는 단순한 디자인의 것이 좋다.
□ 침낭 : 야간열차 이용시 유용. 겨울이라도 여름용 가벼운 침낭이 적당하다. 등산용으로 나온 고급 제품들은 보온성은 매우 훌륭하나 도시 여행에서는 그다지 필요치 않다. 산속에서 잘거라면 몰라도.
□ 손난로 : 3,4년 전부터 국내 공동구매 사이트에서 매년 히트한 상품. 원래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것이나 최근에는 국내 혹은 중국 OEM으로 만들어져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라이터용 기름을 사용하므로 해외에서도 기름 보충이 쉽다. 한번 기름을 넣으면 10시간에서 12시간 정도 매우 따뜻하게 지낼 수 있으므로 아침에 불을 붙여 가지고 다니면 저녁까지 효과를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권하고 싶은 제품이다. 가격은 판매처와 제조 회사에 따라 10,000원에서 25,000원 사이.
□ 휴대용 손전등 : 겨울철 유럽의 짧은 일조 시간과 관계된 제품. 이른 아침이나 어두운 저녁시간에 가이드북 등을 보는데 유용하다. 특히 4-5시면 해가지는 겨울 유럽에서는 밖에서 지도 등을 보는데 좋다. 물론 크기는 작을 수록 좋으며, 맥라이트라고 불리우는 제품류를 권한다. 그밖의 용도로는 유스호스텔의 도미토리 등 여러사람과 함께 사용하는 숙소에서 밤늦게 일기를 쓰거나 책을 보는데 사용할 수 있다.
□ 기타 안전용품 : 가볍고 얇은 와이어나 휴대용 잠금장치 등은 겨울철에 그 효용성이 돋보인다. 두꺼운 옷으로 무뎌진 감각만을 믿지 말고, 와이어 등을 이용하여 짐들을 연결해 놓으면 도난이나 분실의 위험이 줄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