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카페에 글을 써 보네요.
시험은 끝났고~ 놀아야 겠고~
친구 꼬셔서 송도해수욕장 방파제로 낚시갔습니다.
저희야 학생이라 괜찮은 낚싯대도 없고 1,000원짜리 줄낚시를 썼습니다.
작년에 한여름에 망둥어 잡는답시고 친구 몇 명 데리고 가서 뙤양볕에 고생만 시키고... 정말 미안해서 다시는 데려가지 않으리라 했는데 이렇게 또 데려가게 됬네요^^
중2때 여기를 처음 왔습니다.
그 때는 친구 5명을 델꼬 와서 문어도 잡고... 한 35마리는 잡았죠.
제작년에도 와서 망상어 잡고 볼락 잡고 재미를 봤는데
이번에는 어떨까요?
고기는 많았습니다(물이 맑아서 보이는데 범돔, 놀래미, 용치놀래기, 이름모를 망둑들)
일부러 2학기 중간고사라는 가을시즌에 왔으니...
그런데 보이는 망둥어가 예전에 잘 잡히던 망둥어가 아니네요.
녀석들이 입이 작아서 바늘에 걸리질 않습니다ㅠㅠ 게다가 입이 더 작은 쥐치들은 끝도없이 달라붙어서 갯지렁이만 떼먹네요ㅋㅋ
예전에 보이던 그 망둥어는 어디로 갔는지...
하여튼 400일 뒤에는 반드시 토종해수어를 시작할 생가입니다.
그 때에도 여길와서 1,000원짜리 줄낚시로 낚시질을 하고 있겠네요
여기에 있는 망둥어는 정말 화려합니다. 에전에 단지 소금물에 기포발생기 달랑 하나 넣고 길렀는데 사료순치까지 시킨적이 있죠.
친구가 용치놀래기라는 정말 예쁜 고기를 잡았는데...
사진도 못 찍고 내꺼 새우망에 넣어서 물에 담그니 바로 구멍속으로 빠져나가버렸네요ㅡㅅㅡ;;
아까비라!!
그래도 위의 수확이...캬캬
메가리(전갱이)와 망상어 입니다.
망상어... 맛은 정말 없는데 특이하게도 새끼를 낳는 고기죠.
3명이서 찰칵~
고기는 많은데 잘 물지도 않고 물어도 입 작은 놈들만 물어서 걸리지도 않네요.
주변에 한 조사님이 방파제 사이에서 해보라 하셔서 해 봤는데
이거 입질이 장난이 아닙니다.
하지만 올라오다 떨어지고...
갯지렁이만 떼먹고 가버리네요.
육안으로 보니 대형쥐치인거 같은데 4년전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쥐치는 갯지렁이만 떼먹고 도망갈뿐이네요.
우리가 물고기를 낚는게 아니라 마치 우리가 낚이는 거 같은 기분입니다ㅋㅋ
자리를 옮기기로 했습니다.
백사장 반대편 끝까지 갔습니다. 거리가 상당하더군요. 아이스박스에 물담고 고기담으니 팔에 알이 베기는 기분이네요.
바로 이곳~
하지만 입질은 오히려 아까보다 없었고 고기도 별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날은 저물어가고 친구 한 명은 학원가야한다 하고
여기서 끝인가 싶었건만...
학원가야한다고 하던 친구가 낚은 볼락
순간 우리는 흥분을 감추질 못했습니다.
학원가야 한다더니 한 마리 더 잡고 가자네요ㅋㅋ
결국 그 친구는 그날 학원을 가지 못했답니다^^
전 바닥까지 낚싯줄을 내려놓고
친구가 낚은 볼락을 아이스박스에 넣으러 가다가 혹시나 해서 제 것을 올려봤더니 베도라치가 걸렸네요.
마치 해수어의 락블레니를 연상시키는것 같습니다.
육식성 락블레니라고나 할까요.
베도라치는 항상 바늘을 삼켜서 바늘빼기가 상당히 까다롭스니다. 다행이도 저녀석은 삼키지는 않았네요.
나중에 해수어 시작할 때 반드시 한 마리쯤은 넣고 싶네요.
대박입니다!! 감성돔!!
감성돔을 이렇게 보게 되다니! 감성돔을!!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습니다.
잡았던 고기들은 친구들 주려했는데 감성돔만큼은 양보를 못했네요^^
하지만 집에 들고가 매운탕하기에는 고기가 아깝습니다.
저게 어디 잡기쉬운 고긴가요? 감성돔은 머리가 좋아서 미끼만 먹고 도망간다고 하네요.
그래서 해류를 이용해 잡는다고 하는데... 잘은 모르겠습니다^^;
친구들과 회를 뜨기로 계획을 하고
근처에 횟집이 많아서 저 고기로 회 떠달라고 부탁드리려 했습니다. 하지만 섯불리 말하진 못하고...
한 횟집의 아줌마가 우리이게 친절하게 접근하더니 일단 고기는 살려놔라고 수조속에 넣어주셨습니다.
'친절한 분이시구나'싶어서 돈은 드릴테니 이 고기로 회 떠주실 수 없냐고 여쭤봤더니
갑자기 말을 돌리시네요.
우리가 잡은 다른 잡어들을 가리키며 회 떠줄테니 감성돔은 내려놓고 가랍니다. 우리를 낚으려는것 같았습니다.
"아니 그게 아니고요 이 고기로 회 떠주실 수 없어요?"
그건 안된다네요.
이런...
'역시 어른들이란...' 이라는 어떤 책에서 봤던 말이 떠올랐습니다.
하마터면그 아줌마한테 낚일뻔 했네요.
어류에 대해 무식했다면 선뜻 회떠준다는 말에 낚였을 겁니다.
역시 '아는게 힘'이네요.
전갱이(메가리), 망상어, 베도라치, 볼락
3명이서 이정도면...
정말 생각지도 못한 수확입니다.
ㅁ
이제 가려고 할 때 막판으로 잡혔던 베도라치
정말 큰 사이즈가 잡혔습니다.
길이만해도 약 한뼘 정도
그런데... 바늘을 삼켜서 빼질 못했습니다.
친구한테 당부했습니다. '매운탕 할 때 머리를 잘라야 한디!!'
도저히 바늘을 뺄 수가 없어서
제가 이빨로 낚싯줄을 잘랐는데 친구들이 절 신기하게 바라보더군요ㅋㅋ
제가 이런 멘트를 날렸죠
"역시 난 무인도에 떨어져도 살아남을 수 있을걸"
맨처음에 갔던 방파제까지 다시 걸었습니다.
그쪽에 있는 포장마차에 가서 부탁하려고...ㅋㅋ
한 할머니께서 선뜻 회를 떠 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했네요^^
400일뒤에 회먹으러 갈게요~~
감성돔회 인증샷
회는 얼마나오지 않았지만
회 먹는것을 싫어하는 내가 '회의 맛'을 느낄 수 있었던 순간이였습니다.
내가 이정도인데 친구들은 먹으면서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습니다.
'탱글탱글'한 맛이 뭔지 알게됬습니다. 도무지 말로 뭐라 표현할 수가 없는 맛입니다.
진짜 고기 한마리도 못잡으면 싶으나 했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고기들... 그리고 감성돔과 회까지...
평생 잊지못할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어젠가 그저께 같이 갔던 친구가 하던 말
"아직도 회맛이 기억난다"
정말 감명 깊었나 보네요.
그리고 여기서 양심선언을 해야겠습니다.
제 글을 가만히 읽어보시면
'줄낚시로 감성돔을 잡았다니 기적이네요' 뭐 이런 말이 나오질 않죠?
사실... 잡은게 아니라 '얻은것' 입니다.
한 낚시꾼이 주시더군요. 뿐만아니라 망상어, 전갱이도 얻었습니다.
친구들과 상의를 했습니다.
'학교에 가면 어떻게 말하지?'
'당연히 우리가 잡았다 해야지! 그래야 나중에 애들이 따라올거 아냐?'
흐아...
전 앞서서 반 애들을 낚지는 못하고 친구가 나서서 열심히 애들을 낚고
전 보조역할 정도...ㅠㅠ
혹시나 해서 블로그에도 양심선언은 하지 않았는데 여기서 하게 되네요ㅠㅠ
한가지 아쉬운건
학교에서 '어떻게 줄낚시로 감성돔이 잡히지?'하면서 의아해 하는 친구는 몇 명있었는데
직접적으로 따지질 않더군요. 만약 어류학적 상식으로 따졌으면 모든 진실이 밝혀졌겠지요.
하여튼 학교 친구들은 '흥분'을 했고
자기도 낚시 데려가 달라고 난리네요.
제가 전교생이 보는 교지에 이번 낚시일기를 올리기로 했는데 어떻게 써야할지 모르겠네요ㅠㅠ
이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생각해 봐야 겠네요.
하여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블레니가 베도라치쪽 어종을 일컫는 말이지요. 앞동갈베도라치같은 경우는 어지간한 열대해수어만큼 이뻐서 수조에 넣어도 보기좋습니다.
재미있네요^^
말로만 듣던 바다낚시네요 ㅎ 마지막 사진이 살짝 어색해보였는데...학생이여서 그렇군요 ㅎㅎㅎ
^^..요즘 카페 출입 못해 안부 질문..들어 오셨 나요? 아님..미쿡..??..가을 탐어 머리 에서 맴맴..후욱..
아..아직 미국입니다 ㅎ 12월에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입니다 ㅎㅎㅎ 잘지내고 계시죠??? 가을 탐어 너무 심취하시마세요!!!하긴..날이 살짝쿵 추워지면 고기들이 둔해지면서 만선 기대하기 좋지요 ㅎㅎㅎㅎ
ㅋㅋㅋ..막판에..웃음보 터짐..^^..즐거운 시간 보내셨다니 부럽고..낚여서 아우성치는 친구들을 상상하니 웃음이 가시질 않네요..^^.....
어우~ 학생은 나중에 잡지사 기자해도 되겠어요.
블로그도 멋지게 꾸며놓았을듯.
글. 사진 모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아주 재미있네요.
ㅎㅎㅎ
블로그에서도 보았지만, 여기서도 보니 참 감회가 새롭습니다 ㅎㅎ
자연산회 군침도는군요
정말 맛나겠는데???? 아 배고파 ㅋㅋㅋㅋ
감성돔은 줄 낚시로도 충분히 잡힙니다. 다만, 사이즈가 저렇게 큰놈은 어렵지요... 예전 학창시절에 많이 잡았었는데, 그때는 그게 낚시꾼들의 로망인 줄은 몰랐지요..
재밌는 조행기 잘봤네요.. 저두 몸이 근~질~근~질 낚시가고 시퍼라..^^
400일후가 엄청 기대되네요^^ ㅋㅋ 우선 좋은 성적내셔야 모든게 기분좋고 눈치덜보고 하는거 아시죠? 아자아자!! 화이팅~
준호....ㅋㅋㅋㅋ 일기가 참 재미있구나.
줄낚시..그리고 원투 낚시에서도 감성돔은 잡힙니다....얼마전 치어방류한놈 같은데요...
다음에는 손맛만보시고 25센치 이하는 방생해주셨으면 합니다...어족자원을 보호하기 위해서...
저도 25센치이하는 어느 돔이든 무조건 방생하고옵니다..친구들이랑 재미있게 다녀 오신거보니 부럽네요..
전쟁이는 광안대고밑에서 보트낚시하면 엄청많습니다..저도 얼마전 100여수한것 같네요..^^거의 아지급으로..
즐거운 하루 되세요~~
아~즐거운 학창시절이여~^^ 즐거워 보이네요~ 열심히 물고기 잡으시고~ㅋ 마지막에 좀 낚인 듯 했지만, 재미있네요~ 해수어도 꼭 도전하셔서 성공하시길~!!
아...아직 잡아보지 못한 감성돔을..부럽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