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곳으로 가서 함께 좀 쉬자
안녕하세요?
혹시 마이클 조던이라는 외국 농구 선수 이름 들어보신 적 있으십니까? 그 선수가 인격적으로 어떤지,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인지.. 그런 것은 제가 잘 모릅니다만, 아마도 전 세계에서 농구를 가장 잘 하는 사람인 것만은 맞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그 선수와 관련된 일화 중에서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선수가 처음 시카고 불스에 입단하기 전 그는 매우 가난하여 시카고로 초청을 받고도 항공비가 없어 비용을 마련하느라 동분서주 했다고 합니다. 겨우 마련된 비용으로 드디어 시카고 공항에 내리긴 했지만 경기장까지 가기 위한 차비가 없었습니다.
그는 택시를 세워 “난 마이클 조던이란 농구 선순데 시카고 불스에서 뛰게 됐다. 하지만 그곳까지 갈 택시값이 없는데 그냥 좀 태워다 주면 나중에 갚겠다.” 라고 말했지만, 모두들 미쳤다고 생각하며 욕을 하고 가버렸답니다. 돈 한푼 없는 흑인이 그런 소릴 하니까, 다들 선입견을 가지고 바라보았던 것입니다.
몇 시간을 그렇게 택시 잡느라 할애하다가 마침내 한 택시를 타게 되었는데 그 택시기사는 선뜻 조던을 불스 경기장까지 태워다 주었습니다. 조던은 도착해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지금 지불할 차비가 없지만 후에 제가 약간의 돈을 벌면 갚도록 하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택시 기사는 빙긋이 웃으며 "시카고를 위해 좋은 경기를 보여주세요. 제가 당신의 첫 번째 팬이 되겠습니다." 하면서 밝게 웃고는 어디론가 가버렸다고 합니다. 그 후 조던은 멋진 플레이로 그에게 답했고, 그가 돈을 벌기 시작하자 시카고에서 처음 만난 그 택시 기사를 애타게 찾으며 처음 했던 약속을 지키려 했답니다. 모든 인터뷰에서 마음씨 좋은 택시 기사를 거론해 드디어 두 사람은 눈물의 상봉을 하게 되었고, 두 사람은 그해에 시카고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들이 되었습니다.
한 사람은 농구 선수로, 한 사람은 마음씨 좋은 택시 운전기사로, 그리고 그 운전기사는 바로 한국인이었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물밀듯이 찾아오는 사람들의 인기와 대접에 감격하여 행여 도취되지 않을까 염려하시며 그들에게 “따로 한적간 곳으로 가서 함께 좀 쉬자”고 말씀하셨습니다. “따로 한적한 곳”, 그 곳은 바로 "하느님을 만나는 곳", "자기 자신"을 찾는 곳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눈부신 활동을 하고 대단한 인기를 얻을지라도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자기 분수를 모르면 가정이나 교회에서, 자기가 속한 공동체에서 득이 되지 못하고, 분열과 불화를 가지고 올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 속의 여유를 예수님은 주고 싶지 않으셨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렇게... 복잡한 세상일수록, 바쁜 일들이 내 주위에 많을수록 우리에게 꼭 쉬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것이 무조건 맞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는 세상이어서, 거기서 조금씩 배어버린 습관들 때문에, 마음속에 여유를 갖는 것이 쉽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 마음속에 여유가 생기면... 가장 먼저 생기는 것은 시간이 많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마음에 참다운 여유가 생길 때, 우리에게 찾아오는 변화는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마음”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조금 아까 들려드린 이야기, 그 한국인 택시 기사는 택시 운전을 하면서 돈을 많이 모아둔 사람은 결코 아니었겠지만,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베풀 수 있는 마음 속 공간은 틀림없이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도, 참다운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신이 나 있던 제자들에게 쉬러 가자 말씀하셨고, 막상 쉬러 가셨을 때 밥도 못 드실만한 바쁠 때에, 휴식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있어도 물리치지 않으시고, 너그러이 받아들여 주실 수 있었습니다.
복음 속에서 우리는 예수님의 그런 마음을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누군가 나를 찾을 때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물질적인 도움이 필요할 수도 있고, 위로의 말 한마디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줄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고,
그저 함께 있어주어야 할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 나를 찾을 때, 그 사람은 나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찾는 것입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줄 친구가 필요할 수도 있고, 얼굴 한 번 보거나 목소리 들음만으로 기쁨을 얻기 위함일 수도 있습니다.
나의 어떤 것을 필요로 한다고 하더라도 그 순간 다른 사람에게서가 아니라 바로 나에게서 얻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누군가 나를 찾을 때에는 그 순간 내가 그에게 세상 모든 것임을, 예수님께서는 언제 어디서나 당신을 찾는 이에게 모든 것이 되어 주셨다는 것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그 분은 모든 것이 되어 주심으로써 그가 모든 것을 갖게 하셨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지 않으시고,
당신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가셨습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