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北위협에 역할 기대” 中 “남북관계 개선하길”
尹-시진핑, 3년만에 한중 정상회담
25분간 정상회담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5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2년 11개월 만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중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했고, 시 주석은 “중국과 한국은 이사할 수 없는 가까운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파트너”라고 말했다. 발리=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지적하며 “중국의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한국이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오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25분 동안 첫 대면 정상회담을 했다. 한중 정상이 만난 것은 2019년 12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한중일 정상회의 때 열린 양자 회담 이후 2년 11개월 만이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최근 북한이 전례 없는 빈도로 도발을 지속하며 핵·미사일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인접국으로서 중국이 더욱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에 맞서 이틀 전 한미일 정상이 ‘3각 안보체제 협력’을 핵심으로 한 첫 공동성명을 채택한 데 이어 시 주석에게도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적극 나서 달라고 요청한 것.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발리 한 호텔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22.11.15. 발리=뉴시스
윤 대통령은 또 “보편적 가치와 규범에 기반해 국제사회의 자유·평화·번영을 추구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외교 목표”라며 “동아시아와 국제사회의 자유·평화·번영을 증진하는 데 중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만큼 한중 양국이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시 주석은 “한중 양국이 한반도 문제에 공동 이익을 가진다. 평화를 수호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다만 한미일 3각 협력 구도에 대해서는 견제에 나섰다. 시 주석은 “경제협력을 정치화하고 범(汎)안보화하는 것을 반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밝혔다. 그는 또 “진정한 다자주의를 함께 만들어 세계에 더 많은 긍정적인 에너지와 안정성을 제공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고, 한국 등 동맹들을 규합하고 있는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윤 대통령의 ‘담대한 구상’에 대해서도 “북한의 의향이 관건”이라며 “북한이 호응해 온다면 담대한 구상이 잘 이행되도록 적극 지지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하자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시 주석은 또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 방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대통령실이 전했다.
발리=장관석 기자, 베이징=김기용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