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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이유는... 다른 분께서 쓰신 걸 보니 쓰고 싶어졌습니다. 나도..나도 쓸거야!
개인적으로도 게임은 제 인생에서 큰 요소를 차지하고 있어서, 적으면서 되돌아보는 취지가 상당히 공감가더라고요.
다만 성정이 쉽게 질리는 면이 있다보니, 생각보다 플탐들이 그리 길지 않다는 것을 감안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따라 쓰는만큼, 글 양식도 따라하겠습니다(..)
TOP 12입니다. 제게도 취향이 존재하지만, 이렇게 놓고 보니 대세에 그저 따랐을 뿐이네요(?)
1. 배틀 브라더스 (375.3시간)
네, 스팀 공식 제 인생게임입니다... 인생겜? 사실 저로서는 좀 의문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정말 재밌게 플레이했던 게임입니다. 17년 쯤 이 카페에서 한 유저의 글을 보고 샀는데, 완전 제 취향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 취향은(제 생각에)
1. 의뢰를 해결하면서 성장, 끝내 왕귀
2. 몰입할 수 있는 배경, 로어, 내러티브
3. 언더독
4. 목표 달성
인데, 이 게임은 1. 용병으로 돈을 벌며 성장하고 2. 좀비, 그린스킨 등이 나오는 로우 판타지에서 3. 언제죽어도 이상하지 않을만큼 개처럼 구르며 3. 끝내 살아남아 영광의 용병단이 되는 것, 이란 제 취향이 대체로 맞아떨어져서 정말 즐겁게 플레이했습니다. 얼리 억세스 때 시나리오가 가장 몰입이 잘 되었던 기억이 나네요. 반면 정식 발매되고 나서는 론 울프(1인 방랑기사 시작) 시나리오 외에는 끌리질 않더라고요. 모드도 깔아봤지만 그렇게 막 와닿진 않고. 영지물만 찍을 수 있었으면 최고가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그래도 아무 생각 없이 틀어서 수시간 하기에는 적당하기도 하고, 할짓 없어서 모딩으로 먼치킨 시나리오 만들어서 썰고 다니는 재미가 있어서 요즘 수십시간 또 플레이했습니다. 가끔 갑자기 확 끌리는 게임.
2. 유로파 유니버설리스 4(266.1시간)
캎주.... 개인적으로 뎌 시리즈 중 유로파 유니버설리스 3 다음으로 좋아하는 작품입니다. 3에 비해 AE 시스템이나 무역 노드, 서구화를 거치지 않아도 적당히 강한 동방지역 등 좀더 사실적으로 만들어진 부분이 있어서 나온 순간부터 정말 재밌게 플레이했던 기억이 납니다. 다만 아트 오브 워 부터였는지 모르겠는데, 점점 주-준주 구분이라든지, 스파이 네트워크가 단발성에서 점진적 성장을 통한 뒷치기로 변경되면서 손에서 놓았습니다. 취업도 했고, 제가 마음 놓고 즐기기에는 현실성과 복잡성이 강화되더라고요. 플레이성향이 갈수록 확장보단 내정플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던 것도 영향을 끼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정말 즐겁게 했던 시리즈입니다. 개인적으로 크킹2부터 스텔라리스가 나온 시점까지가 역설사 최전성기였다고 생각하고, 그 정점에 뎌4가 있었다 생각하네요.
3. 엘더스크롤: 스카이림(213.3 시간)
제가 처음으로 산 스팀 게임입니다. 벌써 그렇게 됐네요 ㅎㅎ 개인적으로도 감회가 새로웠는데, 이전에 플레이했던 엘더스크롤 시리즈는 아레나 깔짝 빼고는 대거폴이 전부였습니다. 대거폴도 하게 된 이유가 당시 모로윈드도 나오고 오블리비언이 나온다는 시기에 모로윈드가 안돌아가서였던 기억이 나네요...사지도 못했고(..) 하지만 대거폴을 정말 재밌게 플레이했고, 영어라 뭔소린지는 모르겠지만 그저 세상을 돌아다니며 학살(..)하던 것만으로도 즐거웠던 시절이 아마 이 게임을 사게 된 이유 중 하나였으리라 생각합니다.
정말 즐겁게 몰입하며 했었습니다. 제인생 최고의 RPG 게임 중 하나라고 생각되네요. 중세 바이킹 느낌의 배경에서, 하나의 죄수에서 도바킨으로의 각성까지를 감동적으로 표현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이드 퀘스트들도 재밌었고요. 그렇게 플레이하고 있으니 옆에서 어머니는 한숨을 쉬고 계시고...어머니...이제 네시간밖에 안했는데요 물론 취업을 못하고 있었지만(?)
1회차는 메인퀘 위주로 플레이하느라 50시간 정도로 플레이했는데, 그렇게 해보니 인생에서 거의 처음으로 '좀 모자라다'는 생각이 들었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이번엔 스카이림 UI 개선 모드, 레벨업당 퍽 개수 변경 등의 모드를 깔고, 즐겜모드로 대부분의 사이드퀘스트를 깨며 플레이했습니다. 2회차가 그러다보니 3배 정도 더했습니다. 나중엔 질려서 마스터 크리미널 업적까지 따고 관둔 기억이 나네요.
이후에 던가드, 허스화이어, 드래곤본 이 추가되고, 이리저리 어둠의(..) 모드들도 발전을 한 모양이지만, 다시 하려고 깔아도 오프닝만 나가면 물려서 못하겠더라고요. 추억은 추억으로 두는 것이 좋은 모양입니다.
4. 크루세이더 킹즈 2(206.8시간)
역설사 최고의 명작 중 하나입니다. 말이 필요없습니다. 정말 열심히 했죠. 사실 이 이후에도 비슷한 경우가 있지만, 어둠의 경로(..)로도 플레이하다보니 생각보단 플탐이 낮습니다. 정말 오래 즐긴 게임입니다. 하든 안하든 일단 DLC를 산 기억도 나네요. 워낙 다양한 컨텐츠가 있다보니, 플레이를 대충 하다보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싶은 일도 많아서 할 때마다 얘깃거리가 나오고, 그래서 AAR, 연대기를 작성할 때마다 즐거웠죠. 사실 실력이 모자란 것이다!가 냉정한 평가겠지만... 연대기 구동기로도 자주 쓰고, 뽕 차고 싶을 때도 하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후속작은 이보다는 다양한 상황이 안나오지만... 역시 UI나 자동 한글화의 간편함을 포기할 수 없어서 지금은 안하게 되네요.
5. 빅토리아2(156시간)
"갓겜" 국가 내정플을 한다면 이보다 더 재밌게 플레이한 게임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제 맘에 쏙드는 게임입니다. 위의 크킹2와는 달리, 빅2는 지금도 빅3이 무거워서 영 별로일 때 가끔 켭니다. 패독 본인들도 잘 모르는 알고리즘(..)으로 이상한 상황이 온다든지, 진짜 왜 적자가 나는지 모르다가 그 적자를 "Who is right?"라고 하며 전쟁을 일으킨 걸로 메꿀 때 이상할 정도의 쾌감이 드는 게임입니다. 왜 세계대전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쓸데없이 이해시켜주는 게임이죠. 이것도 어둠의 경로가 먼저가 아니었나 생각..이 드네요. 이 방면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아니다보니...
6. 풋볼 매니저 2018(152.4시간)
별로 재밌는 게임이 아닙니다(..) 이 게임의 매력은 역시 극한의 현실성으로 내가 감독하는 팀을 최고의 팀으로 만드는거긴 한데, 저는 역시 언더독을 좋아하니만큼 6부리그에서 시작했습니다. 여기서부터 시작하면 도대체 어느 능력치가 좋아야 이 팀이 올라설지 알 수가 없습니다(..) 사실 축구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것도 있는데, 그럼에도 굳이 이만큼 한 것은, 어쨌든 손에 잡으면 10시간이고 해서 수개월은 넘어가야 손에서 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마저도 리그2로 가서 계속 지니 이젠 안하게 되더라고요. 이거 똥겜입니다 똥겜(..)
7. 폴아웃 4(151.8시간)
역시 정말 즐겁게 플레이한 rpg입니다. 배경은 꽤 좋아하는 누클리어 아포칼립스이긴 하지만, 예전에 폴아웃1을 했을 때 명성에 비해 그리 즐겁게 플레이하진 않았던 기억이 나서 나온지 한참 된 21년이 되어서야 플레이를 했습니다. 막상 해보니 예상 외로 제 취향 중 하나, 1인칭 자유도 높은 오픈월드 rpg에 딱 들어맞아서 한동안 헤어나오지 못했었네요.
이때 프리스턴 가비가 계속 미닛맨 퀘스트를 주던데, 분명 언젠간 끝나겠지 하면서 한 80개를 했는데도 계속 비슷한 퀘스트를 줘서 화가 났던 기억이 나네요. 이것만 해도 한 40시간은 나올듯. 분명 언젠가 끝난다고 나무위키 같은 데서 본거 같은데 누가 쓴거냐 대체(..)
원체 메인퀘스트보단 사이드 퀘스트 깨는걸 좋아해서 에메랄드 시티에서 발렌타인과 만나기 전에 오토매트론, 파하버 같은 DLC들을 깨고 들어갔는데, 그러다보니 스크립트가 꼬여서 원자의 아이들 퀘스트를 깨고 만날 때 이미 알던 사이인 것처럼 말하더니 다시 말거니 그제야 처음 만나는 것처럼 대화하던게 생각나네요. 순간 몰입 깨지려다가 '그래, 나중에 나온 dlc니까' 하고 넘어가고 플레이했었는데 쓰다보니 기억이 납니다.(..)
정작 이렇게 사이드 퀘스트 깨다 슬슬 지루해서 메인퀘스트를 깨기 시작하니 10~20시간만에 후다닥 끝난게 개그. 원래는 거의 죽다 살아나는 상황에서 메인퀘스트 하나씩 깨야되는데, 이미 거의 만렙이다보니 대충 따갑다 하나 깨고, 미닛맨 퀘스트도 원래 몇번 하고 와야되는데 이미 크레딧 다 채워서 그냥 바로바로 넘어가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이게 게임이냐...게임이다.
1회차 하고나니 이미 감동도 느낄만큼 느꼈고, 진도 빠져서 2회차는 못하겠더라고요. 제가 플레이한 RPG들이 대체로 1회차에서 끝나는 이유기도 합니다.
8. 킹덤컴:딜리버런스(146.9시간)
인생게임 중 하나입니다. 중세, 평범한 대장장이의 아들, 검을 남작에게 갖다주겠다는 아버지의 유지를 따르기, 거기에 점점 플레이어의 실력과 같이 올라가는 캐릭터의 성장, 다양한 컨텐츠, 1인칭, 자연을 정말 거니는듯한 배경, 전염병을 낫게 하기 위해 말에 박차를 가하고 달릴 때의 절박함, 거기에 베일리프까지 올라가는 신분, 무엇하나 빠지지 않고 제 취향을 맞춘 최고의 게임이었습니다. 하다가 나무위키에 헨리에 대해 검색해서 진짜 정체를 알기 전까지는....아, 낭만을 모른다, 제작진이! 조금 짜게 식긴 했지만, 그래도 메인퀘스트까지 정말 즐겁게 놀았습니다.
유일하게 아쉬운게 있다면 이 게임 플레이를 완료한 직후, 감동에 킹덤컴 갤러리에 들어가봤더니 한글패치 제작이 거의 완료되어 가고 있더라고요. 한두달만 더 참았으면 한글판으로 편하게 플레이 했을텐데! 나는 영한사전까지 찾아가며 플레이했다고!(..)
1회차 플레이만 했지만, 개인적으로 좋은 스토리게임은 한번만 플레이해도 된다고 생각해서 만족합니다.
이 플레이 경험 때문에 킹덤컴2도 샀는데, 켜기만 하면 컴퓨터가 꺼져서 지금은 봉인중입니다. 아, 3060살걸, 그냥 신제품 살걸!
9. 헤즈 윌 롤:리포지드(146.5시간)
이 카페의 한 유저분(배틀브라더스와 같음)이 추천해서 산 뒤, 한동안 엄청 몰입해서 했던 게임입니다. 개인적으로 이보다 더 빨리 100시간 이상을 찍은 게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4일 쉬는데 정말 미친듯이 했었네요. 위에 적은 킹덤컴의 매력이 그대로 들어가는데, 중세, 평범한 농노의 아들, 생존, 플레이어의~성장, 1인칭, 그리고 킹덤컴에 비해 모자라는 비주얼을 100년전쟁과 여러 반란을 섞은 스토리로 커버해버립니다. 선택에 따른 분기점도 정말 다양합니다.
초반 생존에 몰두하던 시절 -> 중반 어느정도 성장해서 클리어를 목표 -> 후반 클리어는 기본에 궁금한 엔딩 보는 것이 목표 로 플레이 목표를 바꾸면서 수십번 되풀이하며 플레이했네요.
다만 어느 순간 조건을 미달성하면 엔딩이 안나오는 부분이 나와서 거기서만 서너번 반복해서 플레이하니까 좀 현타가 와서 접었습니다. 이게 자동저장이다보니 한번 선택을 잘못하면 어쨌든 이번 플레이에선 거기서 끝인데, 그러다보니 아무리 빨리 플레이해도 2시간 반은 걸리는 1회차를 계속 되풀이 하다보니 인간피로도가 있어서 바로 접었습니다. 꼬접은 일상입니다(...)
10. 다키스트 던전(146시간)
지금까지 나온 제 취향과 역시 잘 맞는 게임입니다. 특히 이 게임은 좀 익숙해졌다고 방심하면 바로 동료가 날아가다보니, 더 긴장을 해야되죠. 제 기억에 저는 이 게임을 두번 플레이했는데, 둘다 엔딩은 못봤습니다. 1회차에선 어느순간 현타가 와서 나중에 해야지 했는데 1~2년을 방치했고, 다시 마음 잡고 '레이널드와 디스마스(초기 동료)를 데리고 끝까지 가겠다'라는 목표로 다시 시작했는데, 역시 재밌었지만 어쩌다보니 둘 중 하나가 죽고, 그래서 '이 놈을 부활시키고 다키스트 던전에 들어가야겠다' 라는 생각에 3주년까지 돌렸는데, 그러다 다시 나온 부활이벤트에서 이 친구가 안나와서 바로 힘이 빠지고, 그대로 다키스트 던전에 들어갔다가 힘들게 키운 파티가 전멸하는 걸 보고 바로 꼬접했습니다. 그래도 정말 몰입해서 플레이했습니다. 슬슬 물릴 때도 하루 1~2던전은 꾸준히 돌렸던 기억이 나네요. 특히 영웅의 기상이 뜰 때의 카타르시스는, 겪은사람만 알 수 있습니다. 아, 또 생각나네요. 다시 시작할까(...)
11. 유로파 유니버설리스 3(127.7시간)
여기로 흘러들어오게 한 장본인. 이놈이 만악의 근원입니다(..)
나이가 특정되지만, 군대에서 할거 없으니 싸지방에서 컴퓨터를 하다가, 유로파 유니버설리스 3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됐습니다. 경로야 정확하진 않지만 아마 엔하위키에서 삼국지 장료, 만총등을 검색(?)하다가, 어쩌다가 이순신이나 세종대왕님을 검색하고, 그러다 유로파 유니버설리스3에서 평범한 군주로 나온다는 사실에 분노, 들어가서 읽다가 이 게임을 알게 되었던 것 같네요...대충 이런 경로(..)
그러다보니 처음엔 조선을 플레이를 했는데, 이게 뭔가 싶었습니다. 1일 단위로 지나가는데 기본 속도로는 그 1일도 한참 걸리고, 좀 빠르게 해서 보니 툭하면 wokou(왜구) 방지하겠다고 돈을 내라는데 재정은 거의 없다시피하고. 그래서 처음엔 금방 껐다가, 진입장벽이 높아서 그렇지 중독성이 강하다는 문구를 읽고 다시 켰던 것 같습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이후 1821년까지 갔던 마인츠 플레이에선 뭣도 모르고 정복하다가 infamy 초과로 나락을 몇번씩 가며 마지막까지 플레이했던 기억이 나네요. 정말 열심히 처맞긴 했어도 그렇게 쫄깃하게 플레이해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이때까지는 세계정복이란 것에 로망이 있어서, 바닐라에서는 비잔틴 잡고 북아메리카를 한땀한땀 먹기도 하고, 나중엔 죽세 모드(Death&Tax 모드, 현재 eu4 메죽 모드의 근원중 하나)를 깔고 비잔틴으로 로마제국 복원을 한 뒤 정복 명분으로 결국 세계정복을 하면서 성불했던 것도 기억 나네요.
물론 지금은 시작하자마자 그냥 풀스피드로 두고 30초에 1년씩 돌려버립니다. 아, 정복할거냐고(..)
eu3가 유로파4에 비해 아케이드성도 강하고 요소가 좀더 단순해서 개인적으로 더 즐겁게 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제 기준에선 현실성과 복잡함, 아케이드성과 단순성 사이의 균형을 잘 잡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12. 선리스 시(126.6시간)
지금도 간혹 생각나는 항해게임입니다. 영국이 통째로 지하수?로 가라앉았다는 설정으로 만들어진 게임인데, 그 특유의 분위기와 설정을 전부 보여주진 않는 기괴함, 그러면서도 어둠 속을 등불 하나에 의지하며 나아가는 증기선이라는 컨셉이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물론 몇번의 죽음을 거쳐 성장하는 방식이다보니, 나중가선 어떻게 하면 만렙이 되는지 알게 되어서 대충 어둠속을 돌아다니는 사냥꾼(..)이 되었지만요.
그런데 이 게임의 장점은 '끝'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보통 이런 반복플레이성 로그라이트 게임의 경우 결국 같은 엔딩을 계속 보고나면 질려서 그만두게 마련인데, 이 게임은 최종컨텐츠급으로 '동쪽'으로 항해하는 엔딩이 있습니다. 그것을 하고 나면, 정말 처음으로 돌아가는 거죠. 모든 것을 다 해서 지겨울 때 쯤 스스로가 플레이를 정리하는 셈이죠. 그래서 만족하고 게임을 지운 경험이 있습니다.
이것도 평일에 근 한달 가까이 집에 오면 네다섯시간을 플레이하며 몸을 갉아먹고(..) 게임을 플레이했었네요. 선리스 시 - 킹덤컴:딜리버런스- (중간 자잘한 게임들) - 폴아웃4를 하던 때가 참 만족스럽게 게임을 하던 때인데, 늘 그렇지만 시간이 참 빠르네요.
24개를 쓰려 했는데, 여기까지 쓰는데도 시간이 꽤 걸리네요; 시간도 시간인데 좀 길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쓴다, 24개!
13. 웨이스트랜드 3(122.9시간)
SRPG계의 걸작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웨이스트랜드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는 폴아웃1은 그냥그랬는데, 웨이스트랜드3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리고 애리조나 레인저의 분투에 대해 퀘스트 하나하나가 마음에 들더라고요.
이 게임도 2회차를 했습니다. 1회차는 영 레인저로 원래 주어진 캐릭터로 하다보니 무난한 엔딩을 봤는데, 그것도 마음에 들지만 한번 나무위키에 나와있는 극한의 효율충 플레이도 해보고 싶더라고요. 그런데 정작 만들어보니 캐릭터가 너무 약해서 그것때문에 더 걸리기도 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냥 약캐를 만들고 스킬을 몰아대는 플레이를 했으니 당연한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1회차는 정말 즐겁게 했지만, 2회차는 솔직히 영 그랬는데, 바닐라를 그렇게 잘 만들고도 DLC들은 괜히 인간피로도를 높이더군요. 막상 추가된 아이템들도 좋다고 보기 어렵고, 특히 2회차는 전투 한번 끝내는데 1시간이 걸려버리는데 정말 DLC 한번 플레이해보려고 이악물고 한게 아니면 꼬접했을 것 같습니다.
다회차도 가능할 정도로 풍부한 내러티브가 들어간 22세기 콜로라도를 표현했지만, 저는 2회차로 만족합니다. 하긴 이미 100시간을 넘겼으니 제 입장에서 갓겜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14. 바그루스(118.7시간)
2022년 전반기를 수놓은 갓겜입니다. 딱 배틀브라더스를 좋아하던 취향 + 마지막 성공 엔딩까지, 흠잡을게 없는 RPG 게임입니다. 아직도 잊을 수 없는게, 동료들도 언제 어떻게 죽을지, 대형을 이탈할지 모르는 선택지입니다. 자신쪽으로 도망오는 오크를 갈겨서 다른 세력에게 주기, 현상금 사냥꾼이 자신의 적을 무찌르자 그 뒤통수를 쳐서 죽이고 현상금을 빼앗기, 세상물정 모르는 드래곤에게 맘대로 하라고 하기 처럼 진짜 별별 방식으로 동료를 잃을 수 있던게 인상깊었네요.
설정도 튼튼하고, 여러 숨겨진 요소도 있는데다, 컨셉플도 가능해서 하면 빠져들 수 밖에 없던 기억입니다. 진입장벽이라면 역시 영어와 그래픽, 전투의 옹졸함(..)이 아닐까 싶긴 하네요.
'바람이 몰아치는 황무지지만, 그럼에도 내 것이었다'
그 성공엔딩 하나를 위해 달렸을 때가 정말 좋았죠. 이게 용병의 삶이지.
15. 하데스(107.4시간)
로그라이트 액션 게임입니다. 스트리머들이 플레이하는걸 보고 어? 재밌어 보이네? 라는 생각에 샀는데, 실제로 상당히 재밌게 플레이했습니다. 이 때가 스팀덱을 산지 얼마 안됐을 때인데, TV 틀어두고 스팀덱으로 한시간정도 한판 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스팀덱은 그때나 지금이나 하데스 구동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 뒤로 스팀덱을 거의 안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만한 게임이 없더라고요(..)
이 게임의 진정한 매력은 처음 본 엔딩으로 게임이 끝나는게 아닌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로그라이트적인 게임이 플레이 방식이라면, 서사 자체는 RPG 식으로 계속 누적해서 나아가더라고요.
이미 굿엔딩은 60~70시간 쯤에 본 것 같은데, 이후 개인적 목표인 아킬레우스에게 짝지어주기까지 계속 플레이하다보니 100시간을 넘겼습니다. 거기까지 하니 할거 다했다는 생각으로 더는 손에 안잡히더라고요. 심심풀이로 하기엔 제일 좋은 게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16. 크루세이더 킹즈3(84.9시간)
여기서부턴 100시간 아래 게임들이네요. 하지만 제겐 플탐이 갓겜의 기준이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게임은 갓겜입니다. 하지만 2에 비하면 좀 변수가 덜 나오는 느낌이어서 조금 아쉽더라고요. 물론 컨텐츠도 계속 추가되고 있고, 분명 재미는 있다보니 가끔 생각나면 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모험가가 나오면서 한동안 열심히 했는데, 이게 한 가문이 끝이 나면 다시 하고 싶은 생각이 사라지다보니 100시간을 못채웠습니다. 그래도 모험가 시스템은 갓시스템입니다. 특히 배틀 브라더스가 가진 아쉬움이던 위로의 상승욕구를 채워주다보니 또 좋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모험가로 지내도 가문 명성이 올라가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살며 돈도 벌고 좋은 야영지를 넘겨줘도 가문은 그대로여서 조금 아쉽더라고요.
쓰다보니 또 생각나네요. 이번 연휴 바로 달립니다
17. 슬레이 더 스파이어(77.4시간)
요즘 가장 빠진 게임입니다. 여긴 스팀 기준이라 77시간인데, 지금 모바일로도 하고 있습니다. 모바일 포함하면 지금 150시간이 넘어갑니다(..)
이야, 원래도 턴제 게임을 좋아한데다, 머리가 좀 계산에 약하긴 해도 이런 계산적인 플레이를 좋아하고, 로그라이크도 좋아하고, 슬쩍슬쩍 보여주는 설정 같은 것을 상상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모든 것이 들어가 있습니다. 거기에 길어야 한시간 반정도면 엔딩을 볼 수 있다보니 정말 깔끔하더라고요. 예전 하데스의 포지션을 폰으로 계승했다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실 그래도 예전이라면 이 게임을 계속 하진 않았을 것 같은데, 이젠 새로운 게임을 시작하는게 번거로워선진 몰라도 승천을 계속 올리면서 하게 되더라고요. 이렇게 하다보면 20승천까지 한 뒤에야 관두지 않을까 그런생각도 듭니다. 아, 새로운 게임도 많은데, 이미 시작한거 그래도 끝까지 가고 싶기도 하고, 고민입니다.
18. 에이지 오브 데카당스(60.5시간)
이 카페의 한 유저분(배틀 브라더스와 같음)이 추천해서 산 뒤, 역시 엄청 재밌게 했던 게임입니다. 뭔가 예전에 그 분께 하드코어하게 즐기신다고 한적 있는 것 같은데, 사실 제 취향과 조금 다르면서도 겹치는 면이 있습니다(..)
고대 포스트 아포칼립스라는 독특한 컨셉에서, 마법도 좀 남아있는 로우 판타지, 그래도 좀 기대 받는 엘리트지만, 그래도 엄연히 인간의 영역을 벗어나지 않는 프라이토르로 이 고된 세상을 헤쳐나가야 하는 게임입니다. 스토리의 분기도 중요하고, 플레이어의 선택이 그 도시의 운명을 바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어서 초반엔 몰입해서 했습니다. 전투한번 이기겠다고 필사적으로 계산하고 기도도 하면서 3시간을 반복플하기도 했던..추억?기억?도 나네요. 결국 엔딩을 보긴 했는데 뭐...그냥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엔 게임 핵을 써서 능력치를 풀로 만들고(..) 이리저리 스토리도 알아보고, 도시도 날려버리고, 여러 엔딩도 봤습니다. 사실 치트 안쓰고 하는게 이 게임을 제작한 분의 뜻이겠지만, 그래도 스토리가 궁금한걸...
캐릭터를 바꿔서 플레이해도 되겠지만, 역시 한 루트를 어느정도 보니 질려서 그만 하게 되었습니다. 분명 재밌는 게임입니다.
19. 매드 맥스(44.7시간)
매드 맥스를 좋아한다면 한번쯤 해볼만한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픈월드라기엔 좀 유비소프트 식 쓸데없는 퀘스트가 많은 느낌인데, 매드 맥스의 포스트아포칼립스 적인 분위기를 잘 살리기도 했고, 도시를 키우는 재미도 충분히 좋아서 열심히 고물을 캐고다닌 기억이 납니다. 매그넘 오푸스를 다 만들고 달릴 때의 쾌감도 장난 아닌데다, 모래폭풍이 부는 곳을 운전하면서 가면 그 맛이 또 짜릿합니다.
스토리는 매드 맥스답게 좀 찜찜하지만 또 그게 매력...인가? 그건 모르겠네요. 이 게임은 메인스토리보단 사이드 스토리의 광기가 더 맘에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엄청 서둘러서 하는 스타일도 아닌만큼, 44시간 정도면 사이드스토리도 적당히 다 하고, 메인 깨고도 남을 거라 생각합니다.
20. 마운트&블레이드 워밴드(43.9시간)
어둠의 경로(..)까지 포함하면 2~3배는 확실히 더 늘어날거라 생각합니다. 킹덤컴 이전까지 저한테 최고의 중세게임이었습니다. 특히 마블을 하다보면 '아, 컨텐츠 없네'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그게 이미 수십시간이 지났을 때라는 점만 봐도 1인칭 중세 액션RPG로서 이 게임의 특별한 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직도 말타고 적에게 돌진해서 칼로 휘두를 때, 그리고 반대로 시계방향이나 반시계로 돌면서 활로 한명씩 넘길 때의 쾌감은 이 게임을 따를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어딘가의 소속이 되어서 영주가 되거나 내가 직접 왕이 되면, 그때부턴 점령하고 관리하는 것이 정말 번거로워서 게임에 대한 흥미가 확 줄어들더라고요. 보통은 영주가 못돼서 줄어드는데 반대였던 게임이었습니다. 지금은 배너로드가 이 게임의 자리를 물려받았지만, 컨텐츠 없는 것은 여전하더라고요. 다시 하다보니 현타가 더 빨리 왔다보니 지금도 워밴드 플탐이 더 기네요(..)
21.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2(40.6시간)
아무 생각 없이 하기 좋은 게임입니다. 사실 게임이라기보다 팟캐스트 청취기(..)였습니다. 당시 재테크에 흥미는 많은데 가만히 들을 수는 없었던 저한테 뭔가 하면서 팟캐스트도 듣기 좋게 해줬던 좋은 게임이었습니다. 당시 김생민의 영수증...을 들었죠. 네...도움이 되긴 했지만...아무튼(...)
아무생각 없이 플레이하다보니 어느새 회사도 자동사냥이 가능해졌는데, 막상 그렇게 되고나니 팟캐스트도 다 들었고, 다른 건 그다지 맘에 드는게 없어서 거기까지만 했던 기억이 납니다.
22. 빅토리아3(39시간)
아니, 갓겜이 겨우 22위? 맞습니다. 갓겜이지만 컴퓨터가 신을 범접할 준비가 안되었습니다(..) 분명 잘만들긴 했지만 난해한 전쟁 시스템, 뭐 이런건 사소합니다. 문제는 이게 1900년도 도달 안했는데도 컴퓨터가 너무 느려져서, 어떻게든 하다가 그냥 현타 와서 관뒀습니다. 컴퓨터를 바꿨는데도 그리 빨라지진 않았더라고요... 그래서 가끔 빅토리아3 생각나면 켜거나, 영 아니다 싶으면 빅2를 켜거나 하면서 하는듯합니다. 그러면서도 dlc는 피벗 오브 엠파이어 다 사고..이게 비합리적 소비자구만(..)
23. XCOM2(38.1시간)
이 순위에서 갓겜의 순위와 가장 상관없는 작품입니다. XCOM:에너미 언노운(27위)과 XCOM2는 갓겜입니다. 가장 재밌게 즐긴 SRPG 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단순하지만 명확한 목표, 거기에 걸맞는 긴박감, 지구군 사령관으로서 점점 외계인을 이겨간다는 그 느낌까지, 뭐하나 빠질 것 없이 '게임으로 말한다'를 충실하게 이행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둘다 1회차를 하고 그만 했는데, 이 둘은 시뮬레이션으로서의 느낌만큼이나 그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느낀 카타르시스가 좋았기 때문에 굳이 2회차로 그 감동을 희석시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혹시 다를까 해서 롱워를 깔고 해보다 1스테이지에서 바로 현타가 와서 관두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XCOM 에너미 언노운을 하고 바로 XCOM2를 할인도 안했는데 사서 플레이하고, 이후 XCOM3만 기다렸는데 결국 안나오네요.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24. 디스코 엘리시움(35.7시간)
역시 이 순위에서 갓겜의 순위과 상관없는 작품이네요. 디스코 엘리시움은 플레이어가 어떻게 플레이하느냐에 따라 이야기의 방식이 바뀌는 최고의 RPG 중 하나였습니다. 능력도 제한적이지만, 그 제한적인 캐릭터라 사용할 수 있는 수단도 한정적이고, 본인이 금주를 하느냐, 술을 마시느냐에 따라도 달라지고, 열심히 수사를 하느냐 아니냐에도 달라지는, 제 플레이 방식에 따라 플롯이 바뀌는 느낌이었죠. 개인적으로 엔딩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어찌보면 단순한 사건 수사 스토리였지만, 이를 이루기 위해 제가 수행해온 방식을 파트너가 평가해주는 그 느낌이, 아 내가 잘 플레이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좋더라고요.
처음에 취향이 지능플이라 감성-지능으로 했는데 알고보니 그게 좋은 캐릭터 선정법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육체플도 해봐야겠구나(..)해서 극단적 육체파로 만들었더니 처음에 바로 게임오버 당해서 그냥 2회차는 관두기로 했습니다.
이거 정말 쓰다보니 시간도 꽤 가고, 오랜만에 추억도 생각나서 기분이 괜찮네요. 사실 이 아래로 플레이 한 것들 중에도 제가 인생 게임으로 여기는 것들이 있지만 굳이 얘기할 정도는 아니기도 하고, 너무 길어서 여기까지 읽으실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게임이.. 최고다....!
첫댓글 자신만의 서사를 쌓는 게임들을 좋아하시는 게 보이네요 ㅎㅎ 패러독스 겜들도 따지고보면 그런 느낌이고. 그런 부분에서 위쳐 시리즈는 오히려 취향이 아니실 것 같다는 생각이..
오 맞습니다. 이렇게 쓰고보니 제가 플레이하면서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그 안에서 고르면서 몰입할 수 있는 게임을 선호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안그래도 위처3도 플레이해보려고 사긴 했는데, 가끔 스트리머들 하는걸 스치듯 보면 묘하게 컷씬도 많이 나오는듯 하고, 캐릭터성도 뚜렷해보여서 손을 못대고 있습니다. 물론 인생게임 중 하나인 레데리2처럼 캐릭터성이 강해도 플레이에 선택권이 있다면 괜찮긴 한데...
이런식으로 돌아보니 제 취향에 대해서도 한번더 파악할 수 있어서 좋네요 ㅎㅎ
영지물 비스무리하게 할 수 있는 배틀 브라더스 스트롱홀드 모드 츄라이 츄라이
아니 그런 모드가 결국 나오긴 나왔나보네요. 정보 감사합니다
그러면 다시 할 수 밖에 없구만(..)
따갑돼는 빅평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빅토다 빅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