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의 대형 제약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우스만 라바니는 최근 짤막한 에세이를 써야했다. 라바니의 아이들이 지원한 프리스쿨에서 신입생 선발을 위해 부모 인터뷰와 함께 ‘에세이’를 써올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예일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에서 석사학위 딴 라바니는 “내가 대학에 지원할 때 보다 더 긴장된다”며 “프리스쿨 입시 경쟁이 대학입시보다 더 치열한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학부모들이 자녀를 프리스쿨에 보내기 위해 치러야하는 입시전쟁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라고 3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일부 소문난 프리스쿨에서는 연간 1만달러가 넘는 학비와 부모 인터뷰는 물론이고 심지어 부모들에 에세이를 써 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에세이는 부모가 어떤 사람인 지를 판단하는 주요 자료라는 게 이들 프리스쿨의 주장이다.
연방검사인 로리 멀로이도 프리스쿨에 들어갈 아이를 둔 학부모다. 멀로이는 "평소 에세이라면 자신이 있었지만 이번엔 너무 긴장돼 남편에게 써줄 것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멀로이 가족은 불합격에 대비 4개 프리스쿨에 지원서를 냈다.
에세이가 프리스쿨 입시의 주요변수로 떠오름에 따라 부모들을 위한 에세이 세미나도 생겼다.
이 세미나에서는 지원 때 어떻게 에세이를 쓰면 좋을 지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예를 들면 에세이 작성시 아이들을 묘사하기 위한 단어들로 '열정적인(Enthusiastic)' '창의력이 있는(Creative)' '호기심이 많은(Inquisitive)' 등을 쓰는 것이 좋다는 식이다.
대입처럼 프리스쿨 진학 컨설팅도 성행하고 있다.
'맨해튼 사립학교 가이드'의 저자인 빅토리아 골드만은 "올해는 유치원에 대한 컨설팅보다 프리스쿨 컨설팅이 더 많다"고 말했다. 뉴욕에서 프리스쿨 지원 컨설팅을 하는 베티 홀컴은 "뉴욕에서는 아무리 부자라도 사립 프리스쿨에 합격된다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
학교도 밀려드는 지원서에 학생선발에 애를 먹고 있다.
명문 사립학교중 하나인 에티칼 컬쳐 필드스톤 스쿨의 엘런 벨 입학담당관은 "공정하게 입학사정을 하는 방법을 연구중이지만 지원서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많다"고 말했다.
그는 "탈락한 부모들의 화난 표정을 읽을 수 있다. 심정적으로 이해한다. 하지만 부모들이 받고 싶지 않는 '불합격'통지서를 더 많이 보내야 하는 형편"이라고 난감해 했다.
게시글 본문내용
|
다음검색
댓글
검색 옵션 선택상자
댓글내용선택됨
옵션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