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 장관평가, 정부 경제정책에 집중 비판
연말 개각시 김진표-최종찬-조영길 장관 순으로 교체 원해
장흥배 사이버참여연대 기자 2003-11-14
사이버참여연대가 11일부터 진행한 장관평가 캠페인에서 네티즌은 부동산 폭등, 빈부격차 확대 등에 무기력한 정부의 경제정책에 가장 강도 높은 비판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 예상되는 개각시 어떤 장관을 교체해야 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네티즌은 14일 오후 3시 30분 현재 김진표 재정경제부 장관에게 1800여 표, 최종찬 건설교통부 장관에게 1100여 표를 던져 각각 22.4%와 13.8%로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설문 결과는 최근 정부가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지만 네티즌 다수는 여전히 정부정책을 여전히 불신하고 있으며, 청년실업 증가, 빈부격차 확대 등 가중되는 서민들의 고통을 참여정부에 강하게 호소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민생활 압박하는 경제정책 집중 성토
김진표 장관에 대한 불신은 장관 중 가장 많은 70여개의 댓글이 올라간 게시판에서도 확인됐다. 네티즌 아이디 조영호는 '경제를 망친 재벌, 성장주의자'란 제목으로, 아이디 경성석은 '가진자의 대변자'라는 제목으로 댓글을 달았다. 아이디 대한민국국민은 '서민의 고통을 아는가'라는 댓글에서 "정말 인재가 없는가. 노무현 정부 정말 싫다. 서민들의 고통을 정말 모른다." 라고 썼다.
상당수의 댓글에서 부동산 폭등, 집값 잡을 의지 등의 글귀가 발견된 것으로 보아 최근 정부의 부동산시장 종합대책 발표 이후에도 네티즌은 여전히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불신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밖에 김 장관의 사회주의 발언이나, 태풍 매미 상륙시 골프 물의 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라크 파병 이슈를 제치고 조영길 국방장관 대신 최종찬 건설교통부 장관이 교체대상 2위에 오른 것도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의 연장선으로 해석 가능하다. 최 장관에 대한 댓글 역시 부동산 가격 폭등, 분양원가 공개 반대 등에 대한 성토성 글이 주를 이뤘다. 또 장관의 장인이기도 한 건설회사 임광토건의 대표로부터 돈을 받아 쓴 것, 이공계 기피현상을 부추기는 기술사제도 등도 많이 상당수 거론됐다.
조영길 국방장관은 920여 표, 11.8%로 교체대상 선호도 3위를 차지했다. 조 장관 게시판에 오른 대부분이 글은 이라크 파병과 관련한 비판으로 채워졌다. 아이디 성대성은 "민족주의자들이 흔히 말하는 국익논리에도 동의하지 않지만 만약 동의한다하더라도 조영길 당신이 말하는 국익은 어느 나라 국익인가? 진정 우리나라의 국익인가, 아니면 당신의 조국 미국의 국익인가?"라며 대표적 파병추진론자인 조 장관을 질타했다.
다음으로는 네이스 관련 잦은 정책변경으로 신뢰를 잃은 윤덕홍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630여 표, 6.9%로 4위를, 포괄수가제 등 개혁정책을 표류시킨 보건복지부 김화중 장관이 570여 표, 7.1%로 5위를 차지했다.
호주제 옹호론자, 의료 이익단체 등 대거 참여
이번 사이버참여연대 장관평가 캠페인에는 호주제 폐지를 반대하는 네티즌들과, 의료 이익단체 관계자로 보이는 네티즌도 대거 참여해 지은희 여성부장관 게시판에는 호주제 폐지 논쟁이, 김화중 보건복지주 장관 게시판에는 포괄수가제 찬반 논쟁이 붙기도 했다.
지은희 여성부장관은 현재 470여 표로 교체대상 선호도 6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게시판에서 확인되는 여론은 호주제 폐지를 반대하는 네티즌들이 다수 참여한 것으로 보여 지 장관의 개혁성 부족이나 무능에 대한 비판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강금실 장관에 대해서도, 다른 장관들에 비해 격려성 글이 많은 반면 반대하는 글들은 대부분 호주제 폐지 문제를 언급하고 있어 전체적인 개혁성이나 능력에 대한 평가라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또한 교체 대상 선호도 5위를 달리는 김화중 보건복지지 장관 게시판에는 김 장관의 포괄수가제 폐지를 옹호하는 글이 다수 올라와 의료단체 등 이익단체 관계자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이트 개설의 실무를 담당한 김성균 참여연대 기획실 간사는 "중복투표를 방지하면서도 네티즌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일반적인 인터넷 투표에서 사용하는 '동일 IP주소에서 하루 한 번의 투표를 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정보통신부 진대제 장관은 330여 표-4.1%, 외교통상부 윤영관 장관 320여 표-3.9%로, 문화관광부 이창동 장관 300여 표-3.8%, 노동부 권기홍 장관 290여 표-3.6% 등으로 교체대상 선호도 6∼9위 사이에서 순위를 다투고 있다.
사이버참여연대의 장관평가 캠페인 사이트는 11일 개설 이후 지금까지 1만5800여 명이 방문해, 31만1600여 페이지뷰를 기록했다.
참여연대는 이와 별도로 연말 개각시 교체해야 할 장관들을 선정해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