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훈 9단이 '9단중의 최고'가 됐다.
4월 7일 제주 하얏트 호텔 특별대국실에서 열린 제12회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 결승2국에서 박영훈 9단이 이창호 9단에게 반집승을 거둬 3번기 스코어 2:0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2국은 90년대를 계산으로 평정한 신산 이창호 9단과 2000년대를 계산으로 빛낸 슈퍼컴 박영훈 9단과의 대결다웠다. 대국내내 삭감과 침투의 공방이 계속됐으며 초속기임에도 정교한 끝내기 잽들이 이어졌다.
승부는 마지막 반패싸움의 반집차이로 갈렸다. 이창호 9단이 마지막 남은 반패싸움을 포기하면서 대국은 반집으로 끝났다. 전성기시절 '반집차이라면 승자는 이창호'라는 공식이 이젠 '반집 차이라면 승자는 이창호의 상대편'이라는 농반 진반의 평가도 튀어 나왔다.
승자 박영훈 9단은 작년 명인 타이틀에 이어 올해 맥심커피배 입신최강 타이틀을 또 하나 손에 넣어 국내 타이틀에서 영토를 넓히게 됐다. 박영훈 9단의 맥심커피배 우승은 08년에 이어 통산 두 번째다.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의 우승상금은 2500만원이다.
▲ 복기 모습. 30분 넘게 복기를 했다. 박영훈 우승 인터뷰 "올해는 반드시 세계대회를 우승하겠다"
박영훈 9단과 이창호 9단은 30분이 넘게 복기를 했다. 기나긴 복기가 끝난 후 현장의 바둑TV, 기자들과 우승 인터뷰가 있었다. 박영훈은 기세를 이어가 세계대회서 반드시 우승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 오늘 대국 스타일은 의도된 것인가?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두다보니 복잡해졌고, 난전이 됐다.
- 중도에 바꿔치기가 있었다. "음..바꿔치기는 손해였던 것 같다. 그땐 형세가 나빴다. 그렇다러도 상당히 미세했다. 바꿔치기는 손해가 맞다."
- 언제 승리를 확신했나? "상당히 나중에야 알았다. 대국을 두고 있을 당시에는 내가 나쁘다고 봤다. 거의 다 두고 나서야 내가 반집 이기겠구나 했다. "
- 우승 소감을 말해달라. "오랜만에 맥심커피배 우승에 성공했다. 올 시작이 좋으니 국내대회와 세계대회에서도 더 힘을 내고, 내년에도 이대회에서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 커피를 정말 좋아하는데, CF섭외가 온다면. "커피를 너무 좋아한다. 불러만 준다면..."
- 제주 올레길은 어땠나? "산코스와 바닷길 코스 여러 곳을 걸었다. 너무 좋았고 너무 예뻤다. 16코스 길이 바다와 이어져 있었는데 예뻤다. "
- 이창호 9단에게 반집승을 거뒀다. 예전의 이창호와 지금의 이창호는 어떤 느낌인가? "(방송카메라를 보며) 방송으로 나가는 거니까 이야기하기가 조금 어렵다. 지금 이창호 9단이 예전보다 성적이 별로 안 좋지만 실력의 문제는 없다고 본다. 다만 승부욕이 예전 같을 순 없다고 본다. 그래서 성적이 떨어지고 있지만 맘만 먹고 집중하면 예전의 성적을 내는 것이 가능하다."
- 올해의 목표를 말해달라 "세계대회 성적이 잘 안나오고 있다. 올해는 세계대회에서 꼭 우승하고 싶다.
- 신산이라는 칭호앞에 첨단이라는 칭호까지 붙었다. 반집승부에서 반집의 향방은 언제쯤 알게 되나? "시간이 많은 대국이면 한참 전부터 알 수 있을 것 같다. 음 보통 바둑이 종결되기 30~40수 이전이면 '반집 두텁다, 혹은 약하다'정도의 판단이 가능하다. 그러나 초속기 바둑에선 어렵다. 속기에선 느낌으로 둔다."
- 결혼 적령기 아니냐고 물었더니 결혼을 일찍 하면 좋겠다고 답했다. 여자 친구는 있나? "............."
▲ 이창호 9단의 복기 표정, '거 참 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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