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통안의 십자가
바쁜 하루 생활로 인하여 네 식구의 식사시간 맞추기가
언제나 힘이 듭니다.
오늘도 저녁식사를 세번이나 차렸어요.
5시 30분경...
딸이 학원 가기전에 밥을 먹고 가고,
7시가 다 된 시간....
"엄마! 빨리 밥 줘... 나 배 고파!!!"
하고 학원을 다녀오며 연신 배가 고픈 둘째 아들...
"그래 반찬은 뭘로 줄까?"
"그냥 아무거나 줘...."
언제나 식성이 좋은 아들은 아무거나 달랩니다.
"오늘은 햄 구워 줄까?"
"응... 오랫만에 구워주네...맛있겠다...."
"그래. 그럼 엄마가 구울 동안에 니 먹을 밥은 니가 퍼!"
그렇게 저녁 반찬을 굽고 있을동안 이제 막 김이 오른 밥통의
두껑을 열고 밥을 한 공기 퍼는 아들...
그리고나서 한참이 지난 시간에야 남편과함게 식사를 하기 위해
저녁상을 준비합니다.
반찬을 식탁에 차리고...찌게를 끓이고...
그리고 밥그릇을 들고 밥통을 열어젖히면....
하얀 쌀밥위로 끊어진 십자가가 보입니다.
언제부터인지 알 수 없지만...
가족들을 위해 밥을 짓고 식사를 하기위해 밥그릇에 담기전엔
한솥가득 담긴 밥통안에 십자가를 긋고 잠시 기도를 합니다.
'우리의 삶이 주님안에서 강건하기를...
그리고 언제나 주님 사랑이 온 가정에 충만하기를...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주기를...
믿지 않는 남편이 하루속히 구원의 기쁨을 누리기를...'
그런데...
이제 아들이 그 십자가를 그어놓은 것입니다.
"엄마! 처음 밥 퍼는 것이니까 십자가 하는것 맞제?"
하면서 말입니다.
아들도 엄마가 십자가를 긋는 그 마음을 알고 있을까요?
그러나 모르면 어떻습니까...
이미 아들은 엄마가 밥을 퍼기전에 십자가를 긋는다는 것을 알고
따라하기 시작했는데 말입니다.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밥통안의 십자가의 사랑도 알게 되겠지요...
-아침이슬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