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타임스=진천, 김가을 기자] 잠시 헤어졌던 이재영(흥국생명), 이다영(현대건설) 쌍둥이 자매가 10개월만에 다시 뭉쳤다.
배구를 시작한 후 줄곧 한 팀에서 뛰었던 두 선수는 2014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 2순위로 지명되며 동지에서 적이 됐다. 프로무대에서 한 시즌을 치른 둘은 2015 여자배구 월드컵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10개월 만에 한솥밥을 먹게 됐다.
다시 뭉친 쌍둥이 자매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모습이었다. 이재영은 “프로에 와서 리그와 컵 대회를 치렀다. 그 전에는 경기가 안 풀리면 어떻게 해야하나 싶었는데, 지금은 경기가 안 될 때 수비에 더 신경써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순간 대처 능력을 배웠다”고 말했다.
이다영 역시 “고등학교 때는 무조건 득점이 많은 선수에게 공을 올려줬다. 하지만 프로에서 한 시즌을 뛰면서 특정 상황에서는 어떤 플레이를 해야 하는지, 경기가 안 될 때는 어떻게 풀어야하는지 조금은 알게 됐다”며 웃었다.
한 단계 성장한 쌍둥이 자매는 대표팀에서의 역할도 늘어났다. 두 선수는 22일 개막하는 월드컵에서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언니 이재영은 주포 김연경과 함께 공격의 한 축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정철 대표팀 감독은 “상대팀은 김연경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것이다. 그럴 때 이재영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야 한다. 이번 대회에서 이재영의 활약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동생 이다영은 세터 세대교체의 선봉에 선다. 이번 대표팀에는 베테랑 이효희와 김사니가 빠지고 조송화와 이다영이 선발됐다. 조송화는 무릎이 완전치 않아 이다영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책임이 막중해진 두 선수는 겁먹고 물러서기 보다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쌍둥이 자매는 특유의 자신감으로 월드컵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이재영은 “경기가 마음처럼 안 될 때는 정말 미칠 것 같다. 하지만 그 고비를 넘기고 나면 내가 한 단계 더 성장해 있는 걸 느낀다. 어려움을 이기고 나면 얻는 게 있다고 생각한다”며 의젓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16일 동안 11경기를 치른다. 일정이 빡빡한 만큼 체력적으로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좋은 기회를 잡은 만큼 놓치고 싶지 않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다. 올림픽 무대에 서서 경기를 하고 싶다. 승리를 챙겨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다영 역시 “기복이 있어서 경기에 나설 때 가끔 자신감을 잃곤 한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더욱 적극적으로 경기에 임한다. 나 자신에게 ‘이번 경기를 통해서 자신감을 얻으라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대표팀에서 (이)효희 언니가 버팀목이 돼 줬는데, 이제 언니가 없다. 언니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경기에 나가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보여주겠다. 상황에 맞게 토스하고 블로킹하고,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프로를 경험하며 한 단계 성장한 쌍둥이 자매는 오는 22일부터 일본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세계 무대에 도전한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한 시즌을 마친 자매가 어떤 모습을 모여줄지 배구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