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일기(연중 제18주간 금요일)
십자가의 비밀….
“한 중년 부부가 있었습니다. 자매님이 눈 수술을 했는데, 잘못되어 그만 앞이 안 보이게 되었습니다.
그 후 형제님은 매일 같이 아내의 출근을 도와주고 나서 출근했다가, 퇴근 후에도 마찬가지로 아내의 직장에 들려 집으로 함께 왔습니다.
형제님은 자신도 힘들었지만, 자신보다 더 힘들어하는 자매님에게 직장을 그만두라고 해도 계속 직장을 고집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형제님이 자매님에게 서로의 직장이 너무 머니까 혼자 출근하라고 말하였습니다.
형제님의 이 말에 너무나 섭섭하고 배신감마저 느꼈고, 자매님은 이를 악물고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한 후, 다음 날부터 버스를 타고 혼자 출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이 넘어지기도 하고 울기도 하면서 혼자 버스를 타고 다닌 지 2년이 지났습니다.
어느 날,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분이 이 자매님에게 물었답니다.
‘남편은 어디 갔어요? 남편분이 안 보이네요….’ 그러면서 말씀을 계속 이어갑니다. ‘아줌마는 복도 많소. 매일 남편이 버스에 함께 타고, 버스에서 내려서는 직장이 있는 건물까지 들어가는 순간까지 지켜보고…. 그리고 아줌마 등 뒤에서 두 손을 흔들어주는 남편이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 분이요. 그거도 2년 동안….’
이 말은 들은 자매님은 그 자리에서 펑펑 울고 말았습니다.” 아멘.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누구에게나 십자가는 있습니다.
십자가 없는 사람도 없고, 십자가 없는 가정도 없습니다.
그 십자가 때문에 너무나 힘들어서 하느님께 원망도 하고 소리를 지르기도 합니다.
그리고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에게까지도 원망합니다.
왜냐하면, 힘들어서 원망하고 불평하는 것은 저희가 혼자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무관심이 무섭지, 누군가를 원망하고 불평하고 미워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저희보다 먼저 앞서가신 예수님께서 항상 저희와 함께하시고, 저희가 가는 길을 지켜봐 주시면서 손을 흔드시며 보이지 않게 용기와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괜찮아…. 넌 잘할 수 있어.”
그런데 하루아침에 십자가를 질 수는 없습니다.
모세는 광야에서 40년이 걸렸습니다.
요셉은 감옥에서 2년이 걸렸습니다. 하느님께서 정하신 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요셉이 만들어져야 할 때였습니다.
스테파노는 죽음으로 십자가를 졌고,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인을 죽이는 엄청난 핏값을 통해 십자가를 졌습니다.
여기에 십자가 비밀이 있습니다.
‘십자가는 내가 혼자서 지고 가는 고통이 아니라 예수님과 함께하는 사랑’입니다. 그래서 “십자가는 구원이고, 하느님의 자비요, 은총”이라고 말합니다.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가문비나무의 노래”라는 책 안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십자가가 들려주는 메시지는 신의 영광도, 강한 자의 성공도 아니라고 합니다. 다만, 십자가의 메시지는‘시련을 겪는 자가 보여 주는 믿음이며, 억압당하는 자가 보여 주는 희망입니다. 또 부름을 받은 자가 보여 주는 충성이며, 조롱당하는 이가 보여 주는 사랑입니다.’”
그런데 라틴어‘Via Dolorosa(비아 돌로로사)’라고 불리는‘십자가의 길’은 ‘고난의 길’, ‘고통의 길’, ‘슬픔의 길’이라고 합니다.
‘비아 돌로로사’라는 말은, 예수님께서 재판을 받고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를 향해 걸으셨던 길과 언덕에서 처형되기까지의 과정을 모두 아우르는 표현입니다.
그래서 십자가는 예수님과 함께하는 길, 믿음과 희망과 사랑의 덕이 있는 길, 그리고 그리스도 속죄의 피로 인해 죄의 용서를 받는 하느님의 위로 받는 길입니다.
이제 고운님들도 매 순간 심중에 십자가를 두고 ‘죽어야지, 죽어야지.’라는 기도를 잊지 말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고운님들 안에 예수님이 함께하실 것이며, 영혼에 생기가 돌고, 눈빛이 돌아오고, 목마름이 채워지는 자비를 회복하게 될 것입니다.
갈라티아서 1장 10절에 보면 사도 바오로가 말씀합니다.
“내가 지금 사람들의 지지를 얻으려고 하는 것입니까? 하느님의 지지를 얻으려고 하는 것입니까?”
고운님들이 십자가를 심중에 담고 모든 일에 있어서 하느님의 지지를 얻으며 살아가시기를 응원합니다. 아멘.
저 두레박 사제도 하느님의 격려와 지지를 얻고 비오니,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일기를 마무리하면서….
주어진 모든 일 안에서 하느님의 격려와 지지로 정성을 다하고, 고운님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잘 안고 가면서 성령으로 충만한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첫댓글 “십자가는 구원이고, 하느님의 자비요, 은총”이라고 말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