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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장>
子ㅣ 曰由也아 女ㅣ 聞六言六蔽矣乎아 對曰未也ㅣ로이다
공자 가라사대 유야, 네가 육언 ․ 육폐를 들었는가? 대답하여 가로대 못하였노이다.
蔽는 掩遮也ㅣ라
폐는 가리고 막음이라.
居하라 吾ㅣ 語女호리라
앉아라. 내 너에게 말하리라.
禮에 君子ㅣ 問更端이면 則起而對라 故로 夫子ㅣ 諭子路使還坐而告之시니라
예에 군자가 묻는데 끝을 고치면 일어나서 대하니라. 그러므로 부자가 자로를 깨우쳐 도로 앉게 하여 고하시니라.
好仁不好學이면 其蔽也ㅣ 愚ㅣ오 好知不好學이면 其蔽也ㅣ 蕩이오 好信不好學이면 其蔽也ㅣ 賊이오 好直不好學이면 其蔽也ㅣ 絞ㅣ오 好勇不好學이면 其蔽也ㅣ 亂이오 好剛不好學이면 其蔽也ㅣ 狂이니라
絞:목맬 교.
인을 좋아하고 배움을 좋아하지 아니하면 그 폐단이 어리석고, 앎을 좋아하고 배움을 좋아하지 아니하면 그 폐단이 방탕하고, 믿음을 좋아하고 배움을 좋아하지 아니하면 그 폐단이 해롭고, 곧음을 좋아하고 배움을 좋아하지 아니하면 그 폐단이 조급하고, 용맹을 좋아하고 배움을 좋아하지 아니하면 그 폐단이 어지럽고, 강함을 좋아하고 배움을 좋아하지 아니하면 그 폐단이 미치광이라.
六言은 皆美德이라 然이나 徒好之요 而不學以明其理면 則各有所蔽니라 愚는 若可陷可罔之類요 蕩은 謂窮高極廣而無所止요 賊은 謂傷害於物이라 勇者는 剛之發이오 剛者는 勇之體라 狂은 躁率也ㅣ라 范氏 曰子路는 勇於善爲하야 其失之者ㅣ 未能好學以明之也ㅣ라 故로 告之以此하시니 曰勇曰剛曰信曰直은 又皆所以救其偏也ㅣ라
육언(好仁 ․ 好知 ․ 好信 ․ 好直 ․ 好勇 ․ 好剛)은 다 아름다운 덕이라. 그러나 한갓 좋아만하고 배워서 써 그 이치에 밝지 못하면 각각 가리는 바가 있느니라. 우는 가히 빠지고 가히 속기도 하는 유이고, 탕은 높은데 궁하고 넓은데 극하여(아주 높은 체하고 아주 넓은 체하여) 그치는 바가 없음을 이르고, 적은 물건에 상해함을 이름이라. 용이라는 것은 강의 발함이고, 강이라는 것은 용의 체라. 광은 조급하고 경솔함이라. 범씨 가로대 자로는 선을 함에 용맹하여 그 잃은 것이 능히 학문을 좋아하여 밝히지 않음이라. 그러므로 이로써 알려주셨으니 용맹함 ․ 강함 ․ 믿음 ․ 곧음은 또한 다 그 편벽함을 구하는 바라.
<제9장>
子ㅣ 曰小子는 何莫學夫詩오
공자 가라사대 너희들은 어찌 시를 배우지 아니하는고?
小子는 弟子也ㅣ라
소자는 제자라.
詩는 可以興이며
시는 가히 흥기함이며,
感發志意라
뜻을 느껴서 일으킴이라.
可以觀이며
가히 써 관찰함이며,
考見得失이라
상고하여 득실을 봄이라.
可以群이며
가히 써 무리하며,
和而不流라
화합하여 흐르지 않느니라.
可以怨이며
가히 써 원망함이며,
怨而不怒라
원망하면서도 성내지 아니함이라.
邇之事父ㅣ며 遠之事君이오
가까이는 어버이를 섬기며, 멀리는 인군을 섬기고,
人倫之道는 詩無不備라 二者는 擧重而言이라
인륜의 도는 시에서 갖추지 아니함이 없느니라. 두 가지는 중요한 것을 들어서 말함이라.
多識於鳥獸草木之名이니라
조수와 초목의 이름에 대하여 많이 아니라.
其緖餘ㅣ 又足以資多識이라
○學詩之法이 此章에 盡之하니 讀是經者는 所宜盡心也ㅣ니라
그 단서의 나머지는(정서적인 것이 남아돌아서) 또한 족히 써 많이 아는 것의 바탕이라.
○시를 배우는 법이 이 장에 다했으니 이 경을 읽는 자는 마땅히 마음을 다해야 하니라.
<제10장>
子ㅣ 謂伯魚曰女ㅣ 爲周南召南矣乎아
人而不爲周南召南이면 其猶正牆面而立也與인저
공자가 백어에게 일러 가로대 네가 주남 소남을 했는가?
사람이면서 주남 소남을 하지 아니하면 그 바로 담을 향하여 서 있는 것과 같을진저.
墻:담장 장.
爲는 猶學也ㅣ라 周南召南은 詩首篇名이니 所言이 皆修身齊家之事라 正墻面而立은 言卽其至近之地라도 而一物無所見이오 一步不可行이라
위는 배움과 같음이라. 주남 소남은 『시경』 머리편의 이름이니, 말한 바가 다 수신제가의 일이라. 바로 담을 향하여 선다는 것은 그 지극히 가까운 땅에 나아가서도 하나의 물건도 보는 바가 없고 한 걸음도 가히 가지 못함이라.
<제11장>
子ㅣ 曰禮云禮云이나 玉帛云乎哉아
樂云樂云이나 鐘鼓云乎哉아
공자 가라사대 예라 예라 옥백을 이름인가,
악이라 악이라 종고를 이름인가?
帛:비단 백. 鼓:북고.
[본문해설]
사람들이 예를 따지는데 호칭이나 폐백을 갖고 말하는 것인가? 또한 음악을 따지는데 도대체가 쇠북을 치고 장구를 치는 것을 말하는 것인가? 실제로 예악을 행함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이다.
敬而將之以玉帛이면 則爲禮요 和而發之以鍾鼓면 則爲樂이나 遺其本而專事其末이면 則豈禮樂之謂哉리오
○程子ㅣ 曰禮只是一箇序요 樂之是一箇和니 只此兩字에 含蓄多少義理면 天下ㅣ 無一物無禮樂이오 且如置此兩椅에 一不定이면 便是無序니 無序면 便乖요 乖便不和니라 又如盜賊이 至爲不道나 然이나 亦有禮樂하니 蓋必有總屬하야 必相聽順이라야 乃能爲盜니 不然則叛亂無統하야 不能一日相聚而爲盜也ㅣ라 禮樂은 無處無之하니 學者ㅣ 要須識得이니라
공경하고 옥백으로써 가지고 가면 곧 예가 되고 화하여 종고로써 소리를 나게 하면 음악이 되나 그 근본을 버리고 오로지 그 끝을 일삼으면 어찌 예악이라 이르리오.
○정자 가라사대 예라는 것은 다만 이 한낱 질서요 악이라는 것은 이 한낱 조화이니, 다만 이 두 가지에 많고 적은 의리를 함축하면 천하가 한 물건도 예악이 없음이 없고, 또한 만약 이 두 가지 의자에 두어서 하나라도 바르지 못하면 문득 이 질서가 없으니, 질서가 없으면 문득 괴이해지고 괴이해지면 문득 화하지 못하니라.
또한 만약 도적이 지극히 도가 없으나 그러나 또한 예악이 있으니 대개 반드시 우두머리에 속해 있어서 반드시 서로 순히 들어야 이에 능히 도적질 할 수 있으니 그렇지 않으면 반란하고 계통이 없어서 능히 하루라도 서로 모여서 도적질을 하지 못하니라. 예악은 곳도 없고 갈 데도 없으니 배우는 자가 모름지기 알아서 얻어짐을 기다려야 하느니라.
[앞주해설]
“又如盜賊이 至爲不道나 然이나 亦有禮樂하니 蓋必有總屬하야 必相聽順이라야 乃能爲盜니 不然則叛亂無統하야 不能一日相聚而爲盜也ㅣ라”는 『제자백가』장자편에 나오는 거협(胠篋)과 연관되는 글귀이다.
도둑의 대명사로 알려진 도척(盜跖)이 하루는 부하들로부터 질문을 받았다. “도둑에게도 도가 있습니까(盜亦有道乎)?” 그러자 도척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어느 곳이든 도가 없는 곳이 없다. 무릇 집안에 감춘 것을 알아내는 것이 성(聖)이고, 먼저 들어가는 것은 용(勇)이며, 도망하는 것은 의(義)며, 도둑질이 가능한지 아니한지를 아는 것은 지(知)이며, 훔친 물건을 공평히 나누는 것은 인(仁)이다. 이 다섯 가지를 갖추지 못하면 큰 도둑이 될 수 없다(何適而無有道邪리오 夫妄意室中之藏은 聖也ㅣ오 入先은 勇也ㅣ오 出後는 義也ㅣ오 知可否는 知也ㅣ오 分均은 仁也ㅣ라 五者不備而能成大盜者라).”
<제12장>
子ㅣ 曰色厲而內荏을 譬諸小人컨댄 其猶穿窬之盜也與인저
공자 가라사대 낯빛이 위엄스러운 듯하나 속은 유약함을, 저 소인에게 비유하건대 그 벽을 뚫고 담을 넘는 도둑과 같은저.
荏 : 부드러울 임, 들깨 임, 누에콩 임. 厲:갈 려, 엄할 려, 위태할 려. 譬:팔 비. 穿:뚫을 천. 窬 : 넘을 유, 협문 유
厲는 威嚴也ㅣ오 荏은 柔弱也ㅣ라 小人은 細民也ㅣ라 穿은 穿壁이오 窬는 踰墻이니 言其無實盜名而常畏人知也ㅣ라
려는 위엄이고, 임은 유약함이라. 소인은 미세한 백성이라. 천은 벽을 뚫음이고, 유는 담을 넘음이니 그 실제 도적의 이름은 없지만 늘 사람 두려워할 줄을 아는 것이라.
<제13장>
子ㅣ 曰鄕原은 德之賊也ㅣ니라
공자 가라사대 시골사람의 정성스러움은 덕의 적이니라.
鄕者는 鄙俗之意라 原은 與愿으로 同이니 荀子ㅣ 原慤註에 讀作愿이 是也ㅣ라 鄕原은 鄕人之愿者也ㅣ니 蓋其同流合汙하야 以媚於世라 故로 在鄕人之中에 獨以愿稱이라 夫子ㅣ 以其似德非德而反亂乎德故로 以爲德之賊而深惡之시니라 詳見孟子末篇하니라
향이라는 것은 비속한 뜻이라. 원은 ‘정성스러울 원’과 같으니 순자가 원각의 주에 읽는 것을 愿을 지음이 이것이라. 향원은 시골 사람의 성실한 자이니 대개 그 같이 흐르며 더러운 데에 합하여 써 세상에 아첨함이라. 그러므로 시골 사람 가운데에 홀로 써 愿이라 일컫느니라. 부자가 그 덕에 가까우면서도 덕이 아닌 것으로써(사이비한 자) 오히려 덕을 어지럽게 하는 까닭으로 덕의 해가 되기 때문에 깊이 미워하시니라. 『맹자』 말편에 자세하게 나타나니라.
<제14장>
子ㅣ 曰道聽而塗說이면 德之棄也ㅣ니라
공자 가라사대 길에서 듣고 길에서 말하면 덕을 버림이니라.
雖聞善言不爲己有면 是는 自棄其德也ㅣ라
○王氏 曰君子ㅣ 多識前言往行하야 以畜其德이니 道聽塗說則棄之矣니라
비록 선한 말을 듣고도 자기 소유로 삼지 않는다면 이것은 스스로 그 덕을 버림이라.
○왕씨 가로대 군자가 앞서간 (성인의) 말과 가신 행동을 많이 알아서 그 덕을 쌓으니(多識前言往行하야 以畜其德은 『주역』山天大畜괘 대상전에 나오는 구절) 길에서 듣고 길에서 말하면 그것을 버림이라.
<제15장>
子ㅣ 曰鄙夫는 可與事君也與哉아
공자 가라사대 비루한 사내는 가히 더불어 인군을 섬긴다하랴.
鄙夫는 庸惡陋劣之稱이라
비부는 용렬하고 악하고 누추하고 비열함을 일컬음이라.
其未得之也엔 患得之하고 旣得之하얀 患失之하나니
그 얻지 못해서는 얻을 것을 근심하고 이미 얻어서는 잃을까를 근심하나니,
何氏曰患得之는 謂患不能得之라
하씨 가로대 얻는 것을 근심함은 능히 얻지 못할까를 근심함이라.
苟患失之면 無所不至矣니라
진실로 잃을까를 근심하면 이르지 않는 바가 없느니라.
小則吮癰舐痔하고 大則弑父與君하니 皆生於患失而已니라
○胡氏 曰許昌靳裁之에 有言曰士之品이 大槪有三하니 志於道德者는 功名이 不足以累其心이오 志於功名者는 富貴不足以累其心하니 志於富貴而已者는 則亦無所不至矣니 志於富貴는 卽孔子所謂鄙夫也ㅣ니라
작게는 종기를 빨고 치질을 핥고(추잡스러운 짓을 하고), 크게는 아비와 다못 인군을 죽이니(천인공노할 짓을 하니) 다 잃을까를 근심하는 데에서 나오니라.
○호씨 가로대 허창근이 재단한 것에 말함이 있으니 가로대 선비의 품질이 대개는 세 가지가 있으니, 도덕에 뜻을 둔 자는 공명이 족히 써 그 마음을 더럽히지 않고, 공명에 뜻을 둔 자는 부귀가 족히 써 그 마음을 더럽히지 아니하니, 부귀에만 뜻을 둔 자는 또한 이르지 않는 바가 없으니 곧 공자가 이른바 비부이니라.
吮 : 빨 연, 핥을 연. 癰 : 악창 옹 . 舐 : 핥을 지. 痔 : 치질 치.
<제16장>
子ㅣ 曰古者에 民有三疾이러니 今也엔 或是之亡也ㅣ로다
공자 가라사대 옛적에 백성이 세 가지 병이 있더니 지금엔 혹 이것이 없도다.
亡 : 없을 무. 稟:여쭐 품. 偸:훔칠 투.
氣失其平則爲疾라 故로 氣稟之偏者를 亦謂之疾이라 昔所謂疾이 今亦亡之하니 傷俗之益偸也ㅣ라
기운이 그 평평함을 잃으면 병이 되니라. 그러므로 기품의 치우친 자를 또한 병이라 이르니라. 옛적에 이른바 질이 지금은 또한 없어졌으니 풍속이 더욱 더 야박해짐을 속상해하셨느니라.
古之狂也는 肆ㅣ러니 今之狂也는 蕩이오 古之矜也는 廉이러니
今之矜也는 忿戾ㅣ오 古之愚也는 直이러니 今之愚也는 詐而已矣로다
옛적에 미쳤다는 것은 방자함이더니 지금의 미쳤다는 것은 방탕함이오, 옛적의 자랑이라는 것은 모가 난 것이더니 지금의 자랑이라는 것은 분함과 거스름이오, 옛적의 어리석음이라는 것은 곧음이더니 지금의 어리석음이라는 것은 거짓일 뿐이로다.
[본문해설]
옛적에 미쳤다는 것은 뜻이 너무 높아서 보통 사람들이 보기에는 방자한 것이다. 공자는 중도를 행하는 제자를 얻고 싶었는데 그러한 제자를 얻지 못하였는데, 그럴 바에는 차라리 미치광이와 고집스러운 자를 얻어 가르치는 것이 보통 사람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였다.
이를테면 민자건이나 증자가 여기에 해당되는데 여기서 미치광이란 정말 미친 사람이 아니라 남들이 보기에는 미친 사람 같지만 뜻이 고상하여 특이한 일을 잘 하려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고, 고집스럽다는 것은 사람이 융통성이 없는 것 같지만 지킬 것은 꼭 지키고, 하지 않을 것은 절대로 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그러므로 미치광이는 진취성이 있고, 고집쟁이는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고 평가하였다(자로편 제21장 참조). 그런데 지금에 미쳤다는 것은 방탕하기 이를 데가 없는 것이다.
또한 옛적에 자랑이라는 것은 긍지(矜持)가 높아 모가 날 정도였는데, 지금의 자랑이라는 것은 분해하고 거슬리는 행동을 일삼는다. 옛날에 어리석다는 것은 너무 곧기만 하여 융통성이 없고, 지금 어리석다는 것은 거짓을 일삼고 남을 속여먹는 일이나 하는 것을 가리킬 뿐이다. 시대에 따른 세태 풍속의 변모 속에서 긍정적인 측면은 사라지고 부정적인 것들로 가득 차서 그야말로 진짜 병적인 현상만 가득 찬 현실을 공자가 한탄하는 말이다.
狂者는 志願太高요 肆는 謂不拘小節이라 蕩은 則踰大閑矣이라 矜者는 持守太嚴라 廉은 謂稜角陗厲라 忿戾는 則至於爭矣라 愚者는 暗昧不明이라 直은 謂經行自遂라 詐는 則挾私妄作矣라
○范氏 曰末世滋僞하니 豈惟賢者ㅣ 不如古哉리오 民性之蔽ㅣ 亦與古人異矣니라
閑:한가할 한. 稜:모 능. 陗:급할 초.산비탈 초. 戾:어그러질 려. 滋:불을 자. 僞:거짓 위.
광이라는 것는 뜻과 원함이 너무 높고, 사는 조그마한 절개에는 구애받지 않음을 이름이라. 탕은 문지방을 크게 뛰어넘음이라(탈선함이라). 긍이라는 것은 갖고 지킴이 너무 엄함이라. 염은 너무 모가 나고 높고 위태로움이라. 분려는 다투는 데에 이름이라. 우라는 것은 어두워서 밝지 못함이라. 직은 법대로 행하고 스스로 이룸이라. 사는 사사로움을 끼고 망령되어 지음이라.
○범씨 가로대 말세가 거짓으로 불어나니 어찌 어진 자가 옛적만 같지 못하리오. 민성의 폐단이 또한 고인과 더불어 다름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