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뭘 찾으십니까?"
종업원 여성이 작업용 멘트를 날리며 유원에게 다가갔다.
여성의류매장에 멍청히 서있던 유원은,
잠시 망설이는 기색을 보이더니
조심스럽게 속삭이듯 물었다.
"...여자속옷은 어디서 팝니까?"
"-_-;... 속옷매장은 3층입니다 손님=_="
"..."
(끄덕-_-)
유원은 마치 도망치듯이 얼른 엘레베이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3층 여자속옷매장에 도착했지만ㅡ
...골때린다 정말-_-;;
근심 잔뜩 어린 미소년이,
여자속옷매장을 마구 돌아다니는 모습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위해 충분했다.
그의 엽기적인 행동이 외모를 앞질렀는지-_-
여자들은
'어머 잘 생겼다...'
라고 생각하기 이전에
'뭐야 저 사이코는..-_-'
라는 생각을 먼저 하며 그를 주시했다.
뭇 여성들의 시선
(...결코 좋진못하다=_=;;)
을 한몸에 받으며
유원은 서둘러 이 매장을 빠져나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아까 만져-_-*봤을때 분명 소녀는 절벽이었다.
...아마 여자들 제일 가슴 작은게 A컵이었지=_=...
성교육 시간에 배웠던 사항을 되뇌이며
유원은 A컵 브레지어와 최대한 싼 여성용 팬티 몇장을 집어들곤-_-
계산대로 총알같이 날아가=_=
계산이 끝나자마자 잔돈도 받지않고
매장에서 뛰쳐나와 버렸다-_-;;;
'...........부모 오기만 해봐라.. 속옷값도 죄다 받을거다'
마치 어린애처럼 혼자서 궁시렁대며
유원은 다시 집으로 향했다.
다행히 아직 소녀는 고양이와 샤워를 끝마치지 않은 상태였다.
유원은 방금 쪽이란 쪽은 다 무릅쓰고 구입한-_-
여자속옷을 아까 개어놓은 옷 위에 던지듯이 내팽개쳤다.
아무리 멍한 유원이라 해도,
...이런 상황까지 태연하다면 그건 인간이 아닐것이다=_=;;
유원은 방안으로 들어가 방문을 꼭 걸어잠궜다-_-
문밖에는
'밥 냉장고안에 있고 거실에서 자'
라는 쪽지를 붙여둔채-_-...
.
.
.
"...=_="
유원은 평소처럼 부스스 눈을 떴다.
저혈압인지 몰라도 아침에 약한 유원은
한참이나 멍하니 앞뒤로 흔들거리다 겨우 정신을 차렸다
(...물론 표정의 변화는 없다)
그는 소리없이 일어나 문고리를 잡아 비틀었다.
'....왜 문이 잠겨있었던 거지...'
그러나 그는 그 의문을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몸이 끈적거린 다는것을 느꼈다.
어젯밤 가위라도 눌린건지..=_=
온몸에 땀이 배겨있었다.
그는 불쾌함의 전율을 온몸으로 느끼며
샤워장앞에서 입고있던 티셔츠를 벗어 어깨뒤로 아무렇게나 던졌다.
-퍽!!
"...아..."
갑자기 등뒤에서 들리는 목소리.
그때까지 뇌가 수면상태였는진 몰라도=_=
유원은 상황파악을 할 수 가 없었다.
유원이 던진 옷가지에 얼굴이 묻힌 소녀는
아둥바둥거리다 그 냄새나는-_- 티셔츠를 휙 던져버리며 소리질렀다.
"무슨 짓이에요=_=^!!!"
"..."
(뭐야 이 부시시한 여자는...)
자신도 소녀 못지않게 부시시하다는걸 깨닫지 못한채
유원은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ㅡ. 어제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라한과의 재회, 나현이란 여자와의 만남, 비혁과의 재회와 수아에 대한 정보(...),
..또ㅡ 선천성 기관지천식을 앓고있는 이 소녀와 고양이
'...내가 죽을때가 다 됐나'
사람이 죽을때가 되면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는 사실을 상기하며
유원은 빤히 소녀를 들여다보았다.
어재 그 착 가라앉았던 (...젖어서 그런걸지도)
생머리는 부시시하게 엉망으로 떠있었고,
유원의 옷은 사이즈가 너무 커 쇄골뼈가 다 드러나보였다.
"잘잤어요 오빠?"
"..."
"냐옹~"
"아~ 고양아! 너도 깼어??
킁킁.. 아.. 냄새난다=_=..
어젯밤에 더워서 땀 좀 많이 흘렸거든요!
샤워장 좀 실례할께요!"
소녀는 유원의 대답은 듣지도않고
제멋대로 고양이를 안고 샤워장으로 쏙 숨어버렸다.
유원은 조그맣게 '젠장젠장젠장...'을 랲처럼 빠르게 읊으며
소녀가 누워있던 자리를 가만히 들여다보았다.
....소녀는 어젯밤 내내,
쌀자루를 베개 삼았나보다-_-;;
쌀자루에, 소녀의 조그만 머리통이 만든 음푹한 구덩이가 있으니말이다.
게다가...
"...터져버렸다"
소녀가 밤새 머리무게로 짓누른 탓인지
쌀자루 한귀퉁이가 터져 쌀이 탈옥을 시도하고 있었다=_=
.
.
.
"하암ㅡ!!"
라한은 길게 기지개를 켜며 몸을 쭉 뻗었다.
별로 아침에 약한 타입은 아닌터에
라한은 빨딱 일어나 샤워에 옷까지 다 갈아입고
화장대앞에 앉아 꽃단장-_-을 시작했다.
오늘은 얼마전 같은 과 친구가 주선한 소개팅이 있는 날이었다-_-...
오늘 1교시 강의가 끝나자마자,
소개팅 장소로 달려가기만 하면 시간은 딱 맞아떨어졌다.
"후우... 아라한, 20세-_-...
남친 잃고 어언 반년!!
아잣!! 힘내라!!"
"라한아~! 아버지가 수련하러 오랍신다~!"
꽃단장한 청순한 모습과는 다르게,
전신거울 앞에 서서 괴상한 무술자세를 취하며 기합을 넣던 라한은
어머니의 부름에 살짝 얼굴을 찡그렸다.
"그랬다간 강의 늦을텐데...-_-^"
"어차피 넌 우리 도장을 이어받아야되니까 공부는 사실 필요없단다-_-...
잔말 말고 얼른 내려오렴!!"
"-_-;;..."
무척 처절하고 잔인한 응사였다.
라한의 집은 대대로 무도가 집안으로,
라한의 아버지는 제 27대째였다.
라한의 어머니가 임신을 했을때
복덕방에서 '틀림없이 아들이랑께~'를 노래했으므로
이름도 미리 다 지어놓고,
도장을 물려줄 계획을 세우고 있었건만-_-...
태어난건 거시기도 안 딸린-_-;;
여자아이였다-0-..
그러나 성장할수록 여자인 라한은
남자답지않게 용기 있고, 무식 하고, 행동파에, 기골이 장대[!!!!!!!!!!!!!!!!!!!!!!!!!!]했다=_=;;;;
그리하야 라한의 아버지는 최초로 여자에게 대를 잇게할 생각이었다.
결국 아침밥을 깨끗이 비운후,
투덜대며 도장으로 향하던 라한은
문득 어제 만났던 유원이 생각났다.
"이런.. 폰번호도 못 알아놨네..
무슨 과인지도 모르는데..
...
...
....
...............
.................그딴 녀석 알게뭐야!!!!!!!!!!!!!!!"
한참후에야 굴욕이 생각났는지 도장 바로앞에서 폭주하는 라한-_-
그러자 도장안쪽에서
라한을 향해 기왓장이 날아왔다.
"라한아, 신성한 도장앞에선 심신을 다스리거라!!"
"...아버지... 진짜 맞을뻔 했는데요-_-;;..."
"닥치고 얼른 건너오너라!!"
"-_-;"
라한은 얼굴에 닿기 직전 간신히 낚아챈 기왓장을
마당 한구석으로 던져버렸다.
카페 게시글
하이틴 로맨스소설
[ 장편 ]
※비오는날, 고양이와 고양이를 주웠다※ _10
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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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69
04.07.29 01:36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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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푸푸풉, 유원이 딱 내스타일인데, 난 저런애들이 좋아>< 너무 소설 재밌게 쓰시는게 아닌지.히히,
네지b님 언제나 호응 너무 감사드려요>_<♡ 사랑해요-0-// [퍼퍼펑] 근데 유원이가 회를 거듭할수록 까다로워지는것 같아...=_= [착각인가]
괜찬아요!>< 유원이가 역시 좋아, 풉, 비로님 저도 사랑해요>< 소설 너무 재밌어요! 열심히 수정; 아, 거기서 오타가 나다니ㅠ
사랑은 좋은데 사람은 안돼요~_~[와장창]
재밌어요
돼지니꺼))잇히, 사랑해주셔서 러브리합..[펑]
라한이가,, 여자였어요? ㅇ_ㅇ? 오호호
'...터져버렸다' 지대 ㅠ_ㅠ!!!!!
깐따비아))모두들 어째서 몰랐던건가요~~~~오~~ [울먹울먹] 라한아, 미안해!! 다 작가의 능력부족탓-_-;;..[와장창]
코츠))아무리 머리가 작아도 역시 무게가-_-*...
쌀자루터진거 혹시 고양이가 물어뜯은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ㅎㅎ 잼있다 ㅋ
어린왕자))나비가 베고자서 터진거야=ㅂ=!![냉무] 고마워 경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