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수 8시조집 『콩돌 교향곡』 발간
= 책 소개
시조시인이자 동시조 작가인 김장수 시조시인이 8시조집 『콩돌 교향곡』을 오늘의문학사에서 발간하였습니다. 김장수 시조시인은 동시조집 ‘솜사탕’; 시조집 ‘꿈속에도 아른거려’ ‘천년 전 가야금 소리’ ‘저 산 안에 길이 있어’ ‘찻잎이 그린 등고선’ ‘아지랑이 피는 날’ ‘그대 발길 머무는 곳’ ‘콩돌 교향곡’을 발간한 중견 작가입니다.
이 책에는 ‘시인의 말’, 제1부 ‘꿈길에서’. 제2부 ‘파도소리’. 제3부 ‘침묵의 강’, 제4부 ‘소망’. 제5부 ‘하늘 아래 첫 동네’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김장수 시조시인은 이 시조집의 ‘시인의 말’에서 <재작년에 결혼했던 아들이 아들을 낳아 할아버지가 되었으니 나도 이제 익어가고 있나 보다. 전에 파 둔 우물 안에서 싹 텄던 생각들을 써둔 글들을 끄집어내어 시조집을 엮으면서 지난날의 나로 돌아갈 수 있음에 감사한 오늘>이라며 시조 창작의 경륜을 넌지시 밝히고 있습니다.
= 서평
#1
김장수 시조시인은 서문에서 시조 창작 과정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40여 년 한 우물만 파다가 다른 우물을 기웃댄 지 46개월, 나름으론 게으름을 피우면서도 바쁘게 보낸 시간이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내 기대를 무너뜨리는 현실이지만, 여전히 국비장학생이 되고 싶은 마음은 몸과 마음이 아직은 젊어서일 것이라고 자위하면서 늘어나는 자격증과 글을 보며 미소 지어 본다.>면서 시조창작에 나서서 전념하게 된 선택을 긍정하고 있습니다.
#2
어머니 찾아오셔
드시다 남긴 떡에
켜켜이 팥알처럼 생전 모습 가득하다
자식들
뒷바라지로
깊게 패인 주름 함께.
―김장수 시조「시루떡」 전문
‘어머니 세상 떠나신 후 맞는 첫 생일에’라는 각주가 붙은 작품입니다. 제상(祭床)에 ‘제사 떡’으로 시루떡을 올리고 제사를 모신 것 같습니다. 찾아오신 어머니께서 흠향하고 남은 떡에 어머니 생전의 모습이 보입니다. 팥알 하나하나에 어머니 모습이 새겨져 있으니 시루떡 전체가 어머니 모습일 터입니다. 그 떡을 보면서 <자식들/ 뒷바라지로/ 깊게 패인 주름 함께>에서 어머니를 걱정하는 시인의 내면을 확인하게 됩니다. 시인의 내면을 담긴 작품을 통하여 가족 간의 사랑을 확인하고, 부모에 대한 지극한 효심을 전이하게 되리라 믿습니다.
#3
머물던 고향 하늘
꿈속에 꿈길 열어
높이 솟은 바위 절벽
물속에서 웃고 있다
봉우리
물 위에 띄워
징검다리 놓고서.
―김장수 시조 「부소담악」 전문
김장수 시조시인의 고향은 충청남도 금산군입니다. 그런데도 그는 충북 옥천군 추소리에 있는 ‘부소담악’을 찾은 후 지은 시조에서 <머물던 고향 하늘/ 꿈속에 꿈길 열어>라는 초장(初章)을 완성합니다. 이곳은 ‘대청호’가 완공되면서 산의 절벽, 그리고 기암기석이 물에 떠 보이는 명소(名所)여서 ‘부소담악’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시인도 그 아름다운 풍광을 노래합니다. 물 위에 봉우리를 듬성듬성 띄워놓았기 때문에 그 봉우리들이 고향의 하천에 있는 징검다리 같았다는 표현입니다. 절경을 완상하며 시조를 짓는 발상이 신선하여 넌지시 미소를 짓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 서평 : 리헌석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