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일항해 2일차 6층 세미나실 영화 '허삼관' 관람
오후 3시부터 6층 세미나실에서 한국영화 '허삼관'을 관람했다. 제목이 생소한데 내용은 상당히 좋았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950년대 6.25동란 후의 혼란스런 사회가 배경이다. 허삼관(하정우)이 시장에서 강냉이를 장사를 하는 여인(하지원)을 만나 청혼하여 결혼한다. 그런데 그 여인은 하소영이라는 남자와 결혼하려던 여자였다. 1964년 이 부부에게는 아들이 셋이다. 일남이, 이남이, 삼남이다. 그런데 일남이가 하소영을 닮았다고 소문이 나돈다. 하정우는 일남이를 데리고 혈액형 검사를 했다. 그런데 일남이가 AB형이다. 허사관은 O형, 아내는 A형, 하소영은 B형이다. 일남이가 AB형으로 나왔으니 그의 아버지는 분명 하소영이다. 이 사실을 안 날부터 허삼관은 아내를 괴롭힌다. 아내는 하소영과 단 한 번 잤단다. 강제 강간이다. 일남이도 미워한다. 11년을 먹여 살린 것이 억울하단다. 데릴사위로 살아서 종달새로 산 것도 분한데 남의 새끼를 11년이나 키운 것이 속상해서다. 일남이는 허삼관이 하소영가 너의 아버지라고 말해서 허삼관이 친아버지가 아님을 안다. 그래도 성품이 착한 일남이는 올바르게 성장한다. 하소영이 집에 가서 그를 아버지라 부르니, 하소영은 나는 아들이 없다고, 딸만 두 명이라고 하며 내쫓는다. 그러던 어느날 하소영이 죽게 되었다. 무당은 아들이 와서 영혼을 부르면 살아난다는 것이다. 하소영 부인이 일남이를 대학까지 공부시켜준다고 남편을 살려달란다. 일남이는 무서운 무당 앞에서 죽어가는 하소영을 강압으로 '아버지 가지 마세요'를 연발한다. 그때 창문에 잠시 허삼관이 들여다보는데 일남이가 그의 얼굴을 보았다. 순간 울먹이며 '아버지 가지 마세요'를 소리친다. 그것은 하소영이 아니라 허삼관에게 하는 말이다. 창문 밑에 앉아있던 허삼관이 그 울부짖는 일남이 음성을 듣고 문을 열고 들어와 다 엎어버리고 일남이가 무서워 하지 않느냐며 일남이를 엎고 집으로 달려간다.
나는 그때 두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허삼관이 간간이 일남이를 미워했지만 '아버지 가지 마세요. 아버지 나를 집으로 데려가 주세요' 그 안타까운 소리에 일남이를 엎고 달리는 모습은 참으로 인간적인 장면이었다. 휴먼 감동이다.
그런데 그만 일남이가 아프다. 뇌염에 걸렸다. 서울 동대문 병원에 입원했는데 치료비가 3만원이다. 허삼관은 자기가 피를 팔아 치료비를 벌려고 피를 팔러 다닌다. 한 번 피를 팔때 3천원을 받는다. 쓰러지면서까지 돈을 마련하여 병원에 갔으나 돈이 모자라 들어가지 못하고 병원 주변에 서성인다. 그떄 일남이가 병환에서 떨치고 일어나 창밖을 보니 아버지 허삼관이 보인다. 병실을 박차고 달려가 거리에서 아버지를 찾는다. 부자가 상봉한다. 알고보니 아내가 장기를 팔아 일남이 병을 고쳐준 것이다. 모두 함께 퇴원하여 집에 와서 다섯 식구가 먹고 싶었던 만두와 붕어찜을 요리해 먹으며 행복하게 끝난다.
허삼관은 참 많은것을 담고 있는 영화다. 잘 먹고, 잘 사는 오늘의 우리가 부끄러운 느낌이다. 전쟁으로 굶주린 선대의 아픈 이야기다. 일터가 없어 피를 팔아야 몫돈을 만지는 현실이 슬펐다. 아내가 혼전 임심한 아들을 받아들이는 허삼관이 대단했다. 가끔씩 아내와 일남이를 구박하면서도 지켜주는 허삼관에게서 가슴 뭉클한 인잔적인 정이 흐른다. 품평회를 열어 토론하고 싶은 영화다. 참으로 오랫만에 명작영화를 보았다. 크루즈 선사측에서 제공한 것이다. 고마웠다. 한국인솔자 김혜진 실장에게도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