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0) 아내 김광숙 권사, 칠순의 해
- 2021년 우리 집 10대 뉴스 -
은빛수필문학회 정석곤
신축辛丑년의 끄트머리에 서서 한 해를 되돌아본다. 지구촌은 코로나19가 조금도 멈출 줄 모르고 텔타 변이로 극성을 부리더니 그것도 모자라 오미크론 변이로 더 확산을 노리고 있다. 많은 생명을 잃고 소상공인들을 비롯한 자영업자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일상회복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할 찌라도 우리 집은 크고 작은 좋은 추억들이 있었다.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10대 뉴스를 선정한다.
1. 새 보금자리로 이사
9월 27일(월)에 새 보금자리로 이사를 했다. 결혼하고 분가해서 다섯 번쩨다. 4년 반 동안 생활한 이전 집도 좋았지만, 나보다 많은 시간을 집에서 애들과 보내는 아내가 조금 더 넓은 집에서 생활하기를 원해서였다. 형편에 맞게 동탄2신도시 안의 옆 동네로 이사를 왔다. 이전 집은 교통도 편리하고, 집 앞 도로만 건너면 병원, 학원, 상가 등이 있어 생활하는데 불편함이 없어 좋은 곳이었다.
새 집은 넓은 평수 위주의 아파트여서 그런지 엘리베이터에서 이웃을 만나면 먼저 인사하는 문화가 있는 등 이전 아파트보다 사람들이 더 여유 있어 보였다. 그리고 좀 더 조용한 느낌이며 편리한 생활도 괜찮은 편이다. 이전 집을 팔기부터 새로운 집 사기까지 이것저것 챙기는 게 만만치 않았으나, 온 가족이 힘을 모아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모든 과정을 순탄케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둘째 아들 씀)
2. 둘째 딸, 정태이 초등학교 입학
2021년도 우리 가족의 최고 뉴스는 둘째 딸 정태이의 초등학교 입학이다. 어느새 이리 컸는지 모르겠다. 학교를 들어간다니 이것저것 걱정되는 게 한둘이 아니었다.
태이가 청각장애로 학교생활이 힘들고 친구들과의 사이에서도 상처받는 일이나 속상한 일도 생길 것이라 생각해왔다.
집 근처 학교에 입학했지만 그 어려운 문에 들어선 것 같아 내 맘이 무척 무거웠다. 그러나 우리 태이는 야무지고 밝게 잘 해나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태이가 학교에서 생각보다 친구들과 잘 어울려 씩씩하게 생활하고 학습시간에 발표도 잘 하면서 1학년을 보내고 있다. 정태이, 아자! 아자! 파이팅!
(셋째 며느리 씀)
3. 아들 정슬우, 대학교 합격 축하
슬우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진로수업을 몇 번 받더니 간호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 후로 간호사에 관한 책들을 찾아 읽어보았다. 병원에 가면 간호사를 유심히 바라보고 간호사인 나에게 가끔 궁금한 내용을 질문하곤 했다. 슬우는 꾸준히 학교 공부하면서 진로 선택은 3년 내내 변함이 없었다.
대학입학 수시모집 원서를 쓰는 시기가 다가왔다. 슬우는 실망하지 않고, 담임선생님과 상담하고 학교는 상관없이 ‘간호학과’이면 된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기죽지 않고 배짱 있는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드디어 학교 선택은 역사와 전통이 있고 집에서 통학할 수 있는 곳으로 정했다. 슬우는 대학 면접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전라북도를 빛내는 간호사가 되고 싶다고 했다.
슬우가 학업과 실습에 최선을 다하여 꼭 부끄럽지 않은 간호사가 되기를, 슬우에게 건강과 지혜를 허락하시기를, 어디를 가든지 보호하시기를 주님께 기도드렸다.
(큰 며느리 씀)
4. 은빛수필문학회 문학상 수상
은빛수필학회가 주관하고 서희디자인기획(대표 이영열)이 후원한 제 7회 은빛수필문학회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내가 ‘대한문학’에 등단한 지 10여 년 만에 받은 큰 상이라 감개무량하였다. 시상식은 11월 22일(월) 오후 4시 백송회관에서 전북문인협회 회장을 비롯한 내빈들과 안골복지관 직원들 그리고 회원들의 축하를 받으며 이루어졌다. 아내와 큰아들 부부도 참석하여 축하해 주었다.
수상소감으로 문학상 수상을 감사하며 앞으로 문학성이 높은 수준의 수필을 습작하라는 채찍으로 받고 수필쓰기의 초심으로 돌아가 긴장을 늦추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결심도 말하였다.
5. 딸 정슬아, 전주독서대전에서 장려상을 받다
전주서중학교 2학년인 딸 슬아는 자율동아리 사서司書부에서 활동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담임선생님들께서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라는 말씀을 해주시곤 했다. 8월 말에 사서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눈 뒤 ‘2021 전주독서대전 시민공모전’ 독후감을 쓰기로 했다. 그런데 몇 줄 쓰다 포기를 했다. 며칠 후 다시 썼다.
장편소설《유원》을 읽은 후의 독후감이었고 얼핏 보기에도 꽤나 잘 썼다는 느낌이었다. 잃어버린 물건을 찾은 것 마냥 기뻐하며 정말 글을 잘 썼다고 칭찬해주었다. ‘전주 올해의 책 독후감 수상자’로 장려상을 받았다. 슬아가 스스로 대회에 참석하기로 결정한 것만으로도 기뻤는데 중고등부에서 네 번째 수상자가 되다니, 가슴이 뿌듯했다.
슬아가 독서편식을 하지 않고 다양한 작품을 읽어보며 책을 통해 넓은 세상을 배워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큰며느리 씀)
6.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는 큰아들 정채운
2020년 코로나19와 함께 첫째 채운이의 중학교 생활은 어수선하게 시작되었다. 초등학생 때까지는 자신의 학업수행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첫째도 몰랐고, 아내랑 부모로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1학년 때는 코로나19로 등교하는 날도 적었고, 자유학기제라서 공부를 하는 습관이 잘 갖추어지지 않았다.
2학년인 올해에 지필평가를 실시했다. 처음에는 지필평가를 치루는 방법도 모르고 자세도 갖추어지지 않아 힘들어 했으나, 이제는 제법 스스로 공부의 목표도 세울 줄도 알고 노력하는 습관을 잡아가는 중이다.
아내와 나는 두 아들을 꼭 남들보다 공부를 잘하는 아이들로 키우고 싶지는 않다. 또 극성맞게 키워줄 자신도 없다. 그러나 바른 인성을 갖추고 건강하고 성실하게는 키우고 싶다. 그러면 나중에 뭐든지 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둘째 아들 씀)
7. 다섯 식구 1박 2일 여행
재작년, 태건이를 뱃속에 품고 떠났던 보름간 제주도 여행이 우리 가족 다 같이 떠났던 마지막 여행이었다. 태산이와 태이는 다시 제주도에 가고 싶다고 종종 얘기할 정도로 너무 좋은 추억이 되었다.
지난 10월 21일(목). 태건, 태이, 내 생일 그리고 11월의 결혼 10주년 기념으로 1박 2일로 다섯 식구가 처음으로 강원도 평창알펜시아로 여행을 갔다. 코로나19로 해외는 못 갔지만 삼남매는 그저 신이나 입을 다물지 못했다. 3시간이 넘게 물놀이를 하고 숙소에서 맛있는 것도 먹었다. 무엇보다 엄마 아빠가 화를 내지 않은 것이 태남매에겐 제일 좋지 않았을까 싶었다. 여행을 가면 아이들에게 잔소리와 화를 덜 내게 되는 것 같아 여행을 자주 가야겠다.
(셋째 며느리 씀)
8. 아내의 치아 치료
아내는 9년 전, 윗니와 아랫니가 빠지고 약해서 송곳니 뿌리와 조금 남은 이를 최대한 살려 치료하고 보철을 했다. 웃자고 하는 말로 소형차 한 대를 입에 넣고 다닌다며 자랑하곤 했다. 그런데 작년 말에 위쪽 두 앞니가 틈이 생기더니 양쪽으로 벌어졌다. 발음이 정확하지 않고 식생활도 불편했다.
단골 치과 정 원장과 연결된 부분 8개의 보철 이를 제거하고 다시 끼우기로 결정했다. 지난 1월 초부터 3개월 동안 치료를 받고 보철을 했다. 원장은 이번에는 더 견고하게 하려고 그 위에다 ‘이중 덮어씌우기’를 해주었다. 아내는 진료비가 900만원이지만 치아건강을 되찾으니 온 몸이 건강해 날마다 행복하다고 했다.
9. 두 번의 자동차 사고
올해도 자동차 무사고 기도는 아랑곳하지 않고 두 번이나 사고가 났다. 둘 다 우 회전할 때였다. 하나는 코로나19가 한창인 3월 16일(화)에 옛 벽지근무 동료의 부친 소천 부고를 받고 용기를 내 대면조문을 출발했다. 전주 본병원 4거리에서 우회전 앞 차를 따라 갔다. 맞은편에서 좌회전한 외제 차와 충돌을 했다. 4차선 도로의 3차선이었다. 신호와 우회전 차선 위반으로 1 : 9로 보험처리를 했다.
둘은 12월 5일(금) 아침 6시 40분쯤 전주경찰서 덕진지구대 바로 앞 왕복 4치선 도로였다. 1차선으로 주행하다 골목길로 진입하려 2차선으로 바꿀 때였다. 2차선을 주행한 투산 자가용과 접촉사고가 났다. 내 과실이 커 3 : 7로 보험처리를 했다. `
두 사고로 우회전시 운전규칙을 구호로 정했다. 신호등이 있으면 파란불일 때 진입한다. 그리고 가장 우측 차선으로 천천히 운행한다.
10. 새 세탁기 구입
큰손자 슬우가 세 살 때 문자 조기 교육을 시킨다며 세탁기에다 검은 색 ‘세탁기’라고 쓴 큰 낱말카드를 붙였다. 그걸 뗀지가 1년 넘었다. 세탁기는 아무리 못돼도 올해 큰손자의 나이 18살 보다 더 된 것 같았다. 그러니까 1시간 30분이면 세탁과 30분이면 탈수를 하였는데 올 들어 시간을 두세 배로 쓰고 있었다.
아내는 할 수 없이 5월 18일(화)에 삼성전자랜드에서 저가이면서 실용적인 새 세탁기를 구입했다. 모델명은 WR26N9975KV 이다. 갖가지 할인으로 최종 구인가격은 1,500,000원 이었다. 용량이 26kg라 몸집이 크고 무거워 사다리차를 타고 2층으로 왔다.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봉사한 세탁기는 새 세탁기에게 인계하고 곧바로 사다리차를 타고 내려갔다. 새 세탁기는 날마다 할 일을 알아서 척척 해내고 있다.
막내아들의 결혼 10주년이 되기도 한 2021년은 이제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 아내가 칠순인데도 해외는 그만 두고라도 국내여행조차 못하였다. 겨우 하루 영광 불갑사 상사화相思花 감상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곧 시작의 막을 올릴 2022년 호랑이 해인 임인壬寅년은 손자 슬우, 이현이가 대학생과 중학생이 되니까 기대가 된다.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일상회복으로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길 소원한다.
(2021.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