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일기(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 측일)
죽어야 살 수 있다….
“늦은 밤에 한 노인이 공원 벤치에 앉아 있는 것을 본 관리인이 노인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어디서 온 사람이오! 뭐 하는 사람이오!’
그때야 노인은 정신을 차리고 말했습니다. ‘내가 그것을 알았다면 내 인생 마지막에 이렇게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오. 내가 뭐 하는 사람인지, 내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고민하면서 살아왔지만, 아직도 그 답을 찾지 못했소. 그러나 한 가지 아는 것이 있다면 인생은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이오.’
그 노인은 바로 독일의 유명한 철학자 ‘쇼펜하우어’였습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날마다 살고 있다는 것은 날마다 죽음을 향한 길을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오래 살 수 있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이기에 오래오래 살기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하지만, 조금 빨리 가든지, 조금 늦게 가든지 차이가 있을 뿐이지 사람들은 누구든지 그 길을 가게 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죽음을 극복할 수 있을까요? 한 마디로 죽어야 살 수 있습니다. 아멘.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땅이야말로 하느님의 마음입니다. 땅에 묻힌 밀알이 해야 할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냥 밀알은 땅이라는 품 안에 안기기만 하면 됩니다. 그러면 땅이 밀알을 변화시킵니다.
저희가 몸과 마음을 다하여 하느님의 품 안에 머물면 하느님은 저희 마음속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으십니다.
그 하느님의 기운으로 한 알의 밀알이 되어 가정 안에서, 일터 안에서, 그리고 교회 안에서 죽어야 하는 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섬기는 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포기하는 자리를 찾아야 합니다.
그러면 상처 난 양들, 길 잃은 양들을 버려두지 않고 밝은 빛을 주신 주 예수님의 품에 안겨 하느님의 기운을 충만히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오늘도 저희가 밀알이 되어 땅의 품에 안기려 합니다. 물론 땅에 묻힌 이 밀알을 변화시켜 줄 것을 믿고 감사할 것입니다.
특히, 오늘 교회는 하느님의 기운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신 성 라우렌시오 부제의 축일을 기념합니다.
로마 총독이 잡혀 온 성 라우렌시오에게 “나는 당신네 사제들이 성혈을 은잔에 담으며 당신들의 저녁 예식에 금 촛대를 사용할 정도로 금을 펑펑 쓰고 있다고 들었소.”라고 말하며 관리하고 있던 돈을 내놓기를 명령했습니다.
이에 라우렌시오는 “교회는 참으로 부자입니다” 하고 대답한 후 “당신에게 가치 있는 것을 보여 주겠습니다.
그러나 나에게 정리할 시간을 주시오.” 하고 말했습니다.
라우렌시오는 이미 체포되리란 것을 알고, 로마의 가난한 이들, 과부, 고아들을 찾아서 있는 돈을 모두 주어버린 상태였습니다.
심지어 성합조차도 팔아서 주어버렸습니다.
3일 후 라우렌시오는 수많은 소경, 절름발이, 불구자, 나병 환자, 고아와 과부를 모아서 한 줄로 세워놓았습니다.
총독이 도착했을 때, 라우렌시오는 말했습니다. “이들이 교회의 보물입니다.”
분노한 총독은 불타고 있는 장작더미 위에 석쇠를 얹고, 그 위에 라우렌시오를 올려놓으라고 합니다.
그 불타고 있는 석쇠에 눕혀진 라우렌시오는, “자! 한쪽은 다 익었으니 좀 뒤집어 주시오”라고 하였고, 잠시 후 “이제 다 익은 것 같으니 뜯어 잡수시오.” 하고 숨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께서 말씀합니다. “나의 밤은 어둡지 않고, 모든 것이 빛으로 빛날 뿐이로다.”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창세기 1장 26~27절을 보면 하느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우리와 비슷하게 우리의 모습으로 사람을 만들자…하느님께서는 이렇게 당신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하셨다.”
그래서 고운님들 마음속에 하느님의 기운이 담긴 하느님의 사랑이 있습니다. 그 하느님의 기운 때문에 “사랑하는 이를 위해 모든 것을 다 내어주고도 기쁜 것”입니다.
즉, 내어줄수록 기뻐하는 것이 바로 하느님의 기운이자, 하느님의 사랑입니다.
“고운님들아! 너희가 믿으면 하느님의 영광을 보리라.” 아멘.
저 두레박 사제도 하느님의 기운을 품고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영적일기를 마무리하면서….
오늘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 축일에 하느님의 기운을 충만하게 받고, 고운님들이 원하는 열매를 맺어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첫댓글 라우렌시오 부제님께서 장작위 석쇠에 누워 다익었으니 뒤집으시오 다익었으니 뜯어 먹으시오 하는 대담함에 가슴이 아픕니다.
너희가 믿으면 하느님의 영광을 보리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