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재개로 인도적 피해 커지는 가운데 전후 처리에 대한 논의 시작
☐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재개, 인명 피해 증가 우려
◦ 가자지구 전쟁 재개, 인명 피해 급증
- 12월 1일 이스라엘과 하마스(Hamas)가 휴전 연장에 실패하면서 가자지구 전쟁이 재개되었다.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는 하마스가 포로를 석방하지 않고 로켓포 공격을 가했다고 주장한 한편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이 먼저 휴전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휴전 연장 실패의 책임을 상대에 전가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공습이 재개된 이후 24시간 만에 팔레스타인 사망자가 700명 넘게 발생했으며, 12월 5일 기준 가자지구 내 사망자 수는 1만 6,000명에 육박한다.
- 12월 4일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The Times of Israel)은 하마스 대원 약 5,000명이 사망했다는 익명의 이스라엘군 인물의 주장을 보도했다. 조나단 콘리쿠스(Jonathan Conricus) 이스라엘군 대변인 또한 12월 4일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민간인과 하마스 대원 사망자 비율이 2:1이라고 언급하며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의 보도를 확인했다.
- 콘리쿠스 대변인은 민간인을 방패로 삼는 하마스의 전략에도 불구하고 하마스 대원 1명을 사살하는 데 민간인 피해가 2명에 그쳤다는 것은 이스라엘이 성공적인 시가전을 전개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했을 때 하마스 대원 규모는 약 3만 명으로 추산된다.
◦ 이스라엘군, 가자지구 남부로 진입 시작
- 12월 3일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의 칸 유니스(Khan Younis) 거주민 중 약 20%인 16만 7,000명에 대피령을 내리고 주민들에게 피난처와 병원 내에 머무를 것을 경고하는 유인물을 살포했다. 칸 유니스는 가자지구 제2의 도시로 인구가 약 43만 명이며, 전쟁이 시작된 이후 가자지구 북부에서 대거 피난민이 유입되었다.
- 12월 5일 에일론 레비(Eylon Levy)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은 가자지구 내 전쟁이 2단계에 진입하였고, 하마스를 제거하기 위한 작전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이스라엘군이 칸 유니스 동쪽으로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 인도적 피해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 고조, 미국까지 이스라엘에 민간인 보호를 촉구
◦ 이스라엘의 대피령, 현실성 없다는 비판
- 전쟁 발발 이후 이미 가자지구 북부에서 약 110만 명이 남부로 대피했으며, 현재 가자지구 남부에는 약 200만 명이 있는 상황이다. 휴전 전 이스라엘군은 칸 유니스를 안전 지역으로 분류했으며, UN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는 난민 21만 5,000명을 수용할 대피소 34곳을 칸 유니스에 설치했다. AP통신은 많은 사람들이 대피할 곳이 없거나 안전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장을 신뢰하지 못해 대피를 포기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 국제구호기구는 가자지구 남부로의 전쟁 확대가 인도주의적 피해를 더욱 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리아나 스폴자릭 에거(Mirjana Spoljaric Egger)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총재는 가자지구 내에 안전한 지역이 없고, 인도적 피해 규모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언급했으며, 토마스 화이트(Thomas White) UNRWA 가자지구 대표는 사람들이 다시 대피를 시작하면서 인도적 위기 상황이 시시각각 악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 이스라엘이 안전 지역으로 발표한 지역이 실제 안전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난 11월 23일 UNRWA는 안전 지역 내 피난처에 머무르던 피난민 중 최소 191명이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스라엘군이 대피하라고 경고한 지역이 나중에 안전 지역으로 발표되는 등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한 예로 안전 지역으로 분류된 가자지구 서쪽 알마와시(al-Mawasi)에는 피난민들이 머무르거나 생활할 수 있는 어떤 수단도 갖춰져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미국, 이스라엘에 민간인을 보호하고 구호물자 반입 허용할 것을 촉구
-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압력도 강해지고 있다. 12월 2일 카말라 해리스(Kamala Harris) 미국 부통령은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인정하면서도 무고한 민간인 희생자가 너무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우려를 드러냈으며, 로이드 오스틴(Lloyd Austin) 미국 국방부 장관도 이스라엘에 민간인 보호를 촉구했다. 오스틴 장관은 시가전에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는 민간인을 보호하는 도덕적 책임을 지키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하며, 민간인 보호에 실패하면 전장에서는 승리를 거두어도 전쟁에서는 전략적으로 패배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 미국 정치전문 매체 악시오스(Axios)는 토니 블링컨(Tony Blinken) 미국 국무부 장관이 12월 1일 이스라엘에 휴전 기간 때와 같은 수준의 구호품이 가자지구로 반입될 수 있도록 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이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남부로 트럭 50대 분량의 구호 물품 반입을 허가했으며, 12월 2일에는 연료를 실은 트럭 두 대를 포함해 총 100대 분량의 구호 물품 반입을 추가로 허가했다.
☐ 아랍 국가와 이스라엘, 전쟁 이후 가자지구 관리 문제 두고 시각 차이
◦ 이스라엘, 가자지구에 무인지대 설정하는 계획 검토
- 12월 1일 로이터통신(Reuters)은 이스라엘에 이집트,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에 전쟁이 끝난 이후에는 하마스와 같은 무장 조직이 다시 이스라엘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가자지구 내에 무인지대를 설정할 것이라고 알렸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는 이스라엘이 전쟁 이후 가자지구 관리에 관해 아랍 국가와 접촉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 네타냐후 총리의 외교 담당 자문인 오피르 포크(Ophir Falk)는 이스라엘의 목표가 하마스 제거, 가자지구의 비무장화와 극단주의 세력 제거라고 설명하며 가자지구 내 무인지구 설정은 비무장화 단계의 일부라고 밝혔다. 12월 2일에는 네타냐후의 다른 외교 담당 자문인 마크 레게브(Mark Regev) 또한 가자지구 내 비무장지대 설정이 검토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 로이터통신은 또한 이집트 측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북부를 비무장지대로 설정하고 국제 감시단의 감시 아래에 두자는 제안을 했다고도 보도했다. 하마스 지도부를 가자지구에서 추방시키는 방안도 제안된 것으로 알려졌다.
◦ 아랍 국가, 가자지구 안보 유지 책임 거부하며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촉구
- 아랍 국가는 완전한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만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안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11월 24일 압델 파타 엘시시(Abdel Fattah el-Sisi) 이집트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 국제연합(UN), 아랍 또는 미군이 일시적으로 주둔하는 무장해제된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 방안을 제시했다.
- 아이만 사파디(Ayman Safadi) 요르단 외교장관은 아랍 국가들이 전쟁 이후 가자지구의 안보를 담당한다는 방안은 거부하며, 이스라엘이 황폐화시킨 가자지구에 들어가 뒷정리를 하고자 할 아랍 국가는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 한편 미국은 지난 11월 8일 하마스가 사라진 이후 가자지구의 통치는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맡아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11월 30일에는 블링컨 장관이 마흐무드 압바스(Mahmoud Abbas)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만나 자치정부 개혁에 관해 논의한 것도 이와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 감수 : 김은비 국방대학교 교수 >
* 참고자료
AP, Israel orders evacuations as it widens offensive, but Palestinians are running out of places to go, 2023. 12. 05.
CNN, Israel military says 2 civilians killed for every Hamas militant is a ‘tremendously positive’ ratio given combat challenges, 2023. 12. 05.
Al-Jazeera, Israel asks Palestinians to evacuate, but is any place safe in Gaza?, 2023. 12. 04.
The Times of Israel, IDF officials: 15,000 likely killed in Gaza since start of war, 5,000 of them are Hamas, 2023. 12. 04.
CNBC, Israel faces growing US calls for restraint amid renewed Gaza fighting, 2023. 12. 03.
Reuters, Israel wants 'security envelope', no Hamas on border after war, 2023. 12. 03.
The New Arab, Gaza: Israel kills '700 people in 24 hours', widens offensive in south, 2023. 12. 03.
The Times of Israel, US defense chief says Israel will only win in Gaza if civilians are protected, 2023. 12. 03.
Axios, U.S. pressing Israel to allow same levels of aid into Gaza as during ceasefire, 2023. 12. 02.
Reuters, Blinken pushes Arab states to discuss the future of Gaza, 2023. 12. 02.
Al-Jazeera, Mediators push to renew truce as Israel-Hamas war resumes in Gaza, 2023. 12. 01.
Reuters, Israel tells Arab states it wants buffer zone in post-war Gaza, 2023. 12. 01.
Al-Jazeera, Egypt’s el-Sisi says future Palestinian state could be ‘demilitarised’, 2023. 11. 24.
[관련 정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