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테슬라·포드, 中 CATL과 손잡고 美 배터리공장 건설 추진...美의회는 반발 (리엄 데닝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O 최근 포드자동차에 이어 테슬라도 중국 CATL과 손잡고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짐. 이에 대응하여 미국 의회가 중국의 개입에 대해 더 엄격한 제한을 가할 것이 예상됨.
-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본질적 딜레마는 세계 최고인 중국의 클린테크를 사용하지 않고 미국에서 클린테크 붐을 일으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사실임. 포드에 이어 테슬라도 중국 기업과 합작 공장 건설을 추진한다는 이 뉴스는 IRA의 딜레마와 이를 둘러싼 정치인과 기업가의 입장 차이를 상기시키는 계기가 됨.
- 테슬라가 중국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미국에서 가장 저렴한 전기차인 모델3(Model 3)를 출시할 수 있었던 것은 배터리에 중국 CATL의 리튬인산철(LFP) 셀을 사용한 덕분임. 세계 최대 배터리 제조업체인 CATL이 공급을 주도하고 있는 LFP 배터리는 기존의 니켈 기반 배터리보다 활용 범위는 좁지만, 더 안전하고 결정적으로 더 저렴함. 포드도 이 배터리를 사용하여 전기차 생산량을 증대하기 위해 미시간에 CATL과 합작으로 공장을 건설하고 있음.
- 테슬라와 포드는 미국 정부의 목표에 부응하고 IRA 기준을 충족하여 전기차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함. 그러나 CATL과의 협력은 아무리 미국 내 또는 우방국에서 부품과 광물을 조달한다고 해도 중국 거대 기업의 지식재산을 사용하여 배터리를 생산하면서 미국 납세자의 세금으로 중국이 이익을 얻게 된다는 뜻이므로 까다로운 정치적 문제를 안고 있음.
- 국내산 규정의 엄격한 적용을 조건으로 IRA에 찬성했던 조 맨친(Joe Manchin) 상원의원은 IRA 개정 없이 일본과 EU 등 동맹국 기업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준 IRA 세부지침에 대해 “끔찍하다”고 논평했음. 또한 동맹국도 아닌 중국 기업에 이와 같은 방식으로 보조금이 유출되는 데 대해서는 더욱 단호히 반대하고 있음.
- IRA는 원재료의 물리적 흐름을 근간으로 하고 있으므로 광물을 미국에서 채굴, 정제하여 미국에서 부품을 조립하는 공장을 운영하겠다는 테슬라와 포드의 접근은 IRA 규정에 부합하는 것임. 그러나 중국의 기술 라이선스를 얻어 미국에서 활용한다는 점이 산업에서의 전통적인 역할을 불편하게 뒤바꾸어 놓는 것이라는 점이 의회의 분노를 산 이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음.
- 또한 미국에서 ‘중국 때리기’는 거의 마지막까지 남을 초당파적 주제이므로, 포드와 테슬라는 신중할 필요가 있음. 의회와 백악관도 중국 협력 사업에 대해 더 엄격한 제한을 부과하는 데는 리스크가 따름. 일론 머스크가 중국 국무총리인 리 창과 만나기 위해 곧 중국을 방문할 수도 있다는 금요일에 나온 로이터의 보도가 사실로 드러난다면, 테슬라의 최고 경영자가 고난 상황에서도 해결책을 찾아내는 능력을 아직 갖추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임.
- IRA의 취지는 21세기를 대표하는 산업 분야 중 하나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잡으려는 것이지만, 그 이면에는 미국이 아직 그 목표를 실현하기에는 멀었다는 인식이 깔려 있음. 이는 중국이 클린테크 분야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수년 동안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 왔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뜻임. 러시아의 수익에 타격을 주되 공급을 방해하지 않도록 설계된 석유 수출 가격 상한선이 현재 암묵적으로 수용되고 있듯이, IRA도 정권에 구애받지 않고 공급망을 구축해 온 이제까지의 환경에서 막 벗어난 세계에서 작동해야 함.
- 맨친 의원처럼 동맹국과의 핵심광물 협정을 비난하는 것은 사실상 국내 전기차 생산의 발목을 잡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실제로 IRA의 정신에 위배되는 것임. 미국이 자체적인 기술로 경쟁할 수 있는 위치에 오를 때까지는 중국의 기술을 활용할 필요가 있고, 그것이 바로 중국이 지금의 자리에 오르게 된 방법임.
출처: 블룸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