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최근 중소형 정보기술(IT)과 식품 종목을 집중 매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IT 업체 주가가 하락 추세인 상황에서 오히려 기술력을 갖춘 강소 종목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울러 국민연금은 대표적인 경기방어 종목인 식품주 비중도 함께 늘리며 보수적인 투자전략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매일경제신문이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의뢰해 지난 9월 이후 국민연금의 주식 매수 동향을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은 12개의 IT 종목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이들 종목은 국민연금 지분율이 5%를 넘어 공시 대상인 종목으로 한정된다.
국민연금은 지난 9월 이후 모두 51개 종목 주식을 추가 매수했는데 업종별로 살펴보면 △IT 12개 △식품 10개 △경기소비재 8개 △소재 7개 △의료 6개 △산업재 5개 △금융ㆍ에너지ㆍ통신 각 1개 종목 순이다.
보유 비중을 늘린 IT 종목을 살펴보면 NHN 다음 서원인텍 코나아이 게임빌 다우기술 유비벨록스 비에이치와이솔 우주일렉트로 신도리코 네패스 등으로 기술력을 갖춘 중소형주가 대부분이다. 휴대폰 부품업체인 서원인텍은 생산 물량의 35%를 삼성전자에 납품하고 있는 점이 매수 배경으로 분석된다. 코나아이는 교통카드와 신용카드에 들어가는 '집적회로(IC)칩'을 만드는 회사로 지난해 매출 1198억원을 기록한 '파워 중견기업'이다.
국민연금은 아울러 글로벌 저상장 국면 대응 차원에서 전통적인 경기방어주인 식품주도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국민연금은 빙그레 농심 롯데칠성 사조산업 크라운제과 롯데삼강 삼양사 등 식품주 보유 주식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취했다. 또 다른 경기방어주인 경기소비재 종목을 추가 매수한 점도 주목된다. 경기소비재 종목은 자동차부품 미디어 유통 레저 관련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국민연금이 사들인 경기소비재 종목으로는 스카이라이프 하나투어 금호타이어 파라다이스 등이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실적이 악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철강 화학 등 소재종목 지분도 늘린 것으로 나타나 눈길을 끈다. 실제 국민연금은 현대제철 세아제강 삼성정밀화학 주식을 최근 매수했다. 중국 정부의 내수 부양 정책에 힘입어 소재 산업이 바닥을 치고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 같은 선제적 매수 움직임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그렇다면 이 기간 국민연금이 쓸어담은 종목들의 수익률은 얼마나 될까. 9월 이후 2개월이 조금 넘는 동안 수익률을 따져보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국민연금이 사들인 51개 종목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12.55%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는 0.23% 하락해 일단 국민연금이 추가 매수한 종목들의 수익률은 시장을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