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자동차에 있어서 ‘리터(ℓ)카’라는 용어는 1,000cc의 배기량을 가진 소형차를 말했다. 하지만 이제 1ℓ카라는 용어는 3ℓ로 100km를 갈 수 있는 3ℓ카와 마찬가지로 1ℓ로 100km를 갈 수 있는 차를 명명하는 것으로 바뀔지 모른다.
기존 소형차 연비의 3배에 달하는 초고연비의 ‘꿈의 자동차’라고 불리우는 ‘ℓ카’는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미국과 유럽의 선진 메이커가 개발해왔던 것이다. 독일 폴크스바겐의 경우 ‘루포’라는 이름으로 3ℓ카(3ℓ로 100㎞를 주행할 수 있는 차)를 상용화했다. 미국의 GM·포드·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빅 3 메이커들도 1994년부터 산학협동으로 1ℓ로 34㎞를 갈 수 있는 자동차를 개발 중이다.
일본 자동차 업체 중에서는 미쓰비시가 가솔린 차 중에서 가장 기름을 덜 먹는
5ℓ카(5ℓ로 100㎞를 주행할 수 있는 차) ‘파스타치오’를 지난 1999년 도쿄모터쇼에서 선보였다. 폴크스바겐의 ‘루포’보다 연비는 뒤지지만 디젤 차가 아닌 휘발유 차라는데 특징이 있다. 엔진은 1100㏄ 75마력의 직접 분사 방식이다. 도요타는 1000㏄ 엔진을 얹은
5.6ℓ카 ‘야리스 베르소’를 선보였다. 이처럼 3ℓ카가 경쟁적으로 등장하자, ‘실제 연비’ 측정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독일의 자동차 전문잡지인 ‘오토 모토 운투 스포츠’는 최근호에서 슈퍼 연비를 자랑하는 차 8종을 대상으로 연비 테스트 결과를 내놓았다.
역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연비를 자랑하는 차는 3ℓ카로 이름 붙여진 폴크스바겐의 1.2TDI(61마력). 실제 측정해본 결과 4ℓ로 100㎞를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2위 역시 폴크스바겐의 고급차 디비전인 아우디의 소형차 A2 1.2TDI가 뽑혔다. 공동 3위를 차지한 차는 일본 혼다의 인사이트(61마력)와 MCC 스마트카 CDI(41마력)로 4.8ℓ로 100㎞를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오펠의 아스트라 1.7TDI(75마력·4.9ℓ), 프랑스 푸조의 206 HDI 에코(74마력·5.2ℓ)가 달리고 있다. 하이브리드카로 2000년 ‘유럽의 밀레니엄카’로 선정된 도요타 프리우스는 5.9ℓ(72마력)의 연료가 소모되었다.
■ Volkswagen 1-Liter Car
지금부터 3년전인 1999년 폭스바겐이 꿈의 3ℓ카를 선보일 때 이미 1ℓ카는 예고된 건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2만 2,000대가 팔려나가 절반의 성공을 거둔 루포 3ℓ카는 1ℓ카를 위한 예고편인 셈이다.
이 1ℓ카의 기술적인 초점은 ‘어떻게 1ℓ의 연료만으로 100km를 갈 수 있을까?’하는 데 있다. ‘또 그렇게 연료를 적게 소모하는 차가 요즘에 맞는 안전과 편의성을 갖출 수 있을까?’하는 의문도 뒤따른다.
폭스바겐의 R&D 센터가 1ℓ카에 도전한 것은 3년전. 개발에 착수한지 단 3년만에 신기원을 이루어낸 셈이다. 프로젝트 매니저인 토마스 간시케 박사는 “연료 소비 게이지가 리터당 100km를 가리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1ℓ카의 포인트는 바로 경량 구조와 에어로다이나믹스, 그에 따른 신개발 타이어와 기어 박스 등이다. 1ℓ카의 제원을 살펴보면 차폭이 단 1.25m에 지나지 않으며, 초소형 엔진을 가로로 배치해 리어 액슬의 앞에 놓았다. 플라스틱 보디워크로 만들어진 티어드롭 형상의 디자인은 공기저항계수 0.159를 자랑한다.
1ℓ카의 동력원은 예상을 깨고 직분사 터보가 아닌 단기통의 초소형 자연흡기 디젤 엔진이다. 0.3ℓ의 배기량에 출력은 8.5마력. 엔진의 무게는 단 26kg에 불과하다. 원래 폭스바겐은 2기통을 계획했었으나 1기통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목표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폭스바겐의 직분사 터보는 아니지만 2,000바에 이르는 높은 압력의 인젝션으로 효율을 극대화 했다. 두 개의 캠샤프트가 각각 흡기 밸브 2개와 배기 밸브 1개를 구동하며, 티타늄 소재의 배기관은 백프레셔를 최소화 한다.
알루미늄 모노블록의 이 엔진은 곳곳에 경량 소재가 적용되었다. 실린더 헤드는 단조 싱글 피스이며, 연료 펌프 하우징도 마그네슘 소재로 되어있다. 또한 마찰 저항을 최소화하기 위해 커넥팅 로드도 티타늄으로 만들었다.
SDI라 이름붙은 이 1기통 디젤 엔진은 4,000rpm에서 8.5마력, 2,000rpm에서 1.9kg·m의 토크를 낸다. 일반적인 상식으로 보기에 터무니없이 낮은 힘이지만 초경량 차체와 0.159에 불과한 공기저항계수를 가진 1ℓ카를 최고속도 120km/h까지 끌어올린다.
짝을 이루는 기어박스 역시 1리터카에 맞게 개발된 것으로 6단 시퀀셜 형식이다. 이 6단 기어박스는 가장 연료를 절약 할 수 있게 프로그램 되어있어 최적의 단수를 자동으로 찾아들어 간다.
이 기어 박스의 개발 컨셉트는 바로 ‘무게 절감’. 하우징은 마그네슘, 모든 기어와 샤프트는 속이 텅 비어있으며, 볼트조차 티타늄 소재이다. 거기에 더해 특수 오일을 사용해 기어박스의 전체 무게는 23kg에 불과하다. 기어 시프트는 센서를 거쳐 전자-유압식 액츄에이터에 의해 자동으로 움직여 클러치 페달이 없으며, 기어 레버도 제거했다. 따라서 기어 시프트는 완전 자동으로 작동한다. 전진과 후진은 콕핏 오른쪽에 있는 스위치로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이 기어박스는 스타트-스톱 시스템과 짝을 이룬다. 이 시스템은 엔진의 힘이 남을 때, 즉 내리막길에서 자동으로 엔진을 정지시키고 다시 힘이 필요할 때는 자동으로 시동을 켠다. 다시 엔진을 시동시킬 때는 마그네슘 페달을 깊게 밟기만 하면 된다.
단 1ℓ로 100km를 갈 수 있는 비밀 중의 하나가 바로 공기저항계수를 비롯한 보디워크이다. 2인승 보디에 초경량 구조로 되어 있는 1리터카는 공기저항계수 0.159를 자랑한다. 전면 투영 면적을 줄이기 위해 2좌석을 세로가 아닌 가로로 놓았고, 타이어도 휠 커버를 씌워 저항을 최소화 했다.
사이드에 위치한 에어 덕트는 엔진에 필요한 공기를 공급하며, 리어 액슬에는 레이싱 카를 연상시키는 디퓨저를 달았다.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해 사이드 미러도 없앴으며, 대신 양쪽에 카메라를 달아 두 개의 조그만 LCD 모니터 좌우를 살필 수 있다.
프레임은 마그네슘, 보디는 카본 파이로 만들어 섀시의 무게가 74kg에 불과하며, 이것은 자신이들이 자랑하는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으로 만들었을 때랑 비교해도 13kg이나 가볍다. 또한 최신의 4채널 ABS와 ESP(Electronic Stability Program)까지 장비해 안전도에서도 소홀함이 없다.
폭스바겐의 무게를 덜려는 노력은 하체로 갈수록 더욱 엿보인다. 앞-더블 위시본과 뒤-드-디옹 서스펜션의 무게가 8kg을 넘지 않으며, 특별히 제작된 휠은 단 1.8kg에 불과하는 초경량이다. 서스펜션이 알루미늄 소재로 된 것은 물론이고 휠 허브는 티타늄, 휠 베어링은 세라믹으로 제작되어 폭스바겐이 무게를 줄이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알 수 있다. 각 댐퍼의 무게도 단 8kg에 불과하다.
이 폭스바겐의 1ℓ카는 양산차가 아니다. 정식으로 시판될려면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루포 3ℓ카를 양산화 시킨 폭스바겐의 저력으로 볼 때 머나먼 훗날의 얘기만은 아닐 것 같다.
구 분 |
상세 제원 |
ENGINE |
형식 배기량(cc) 보어×스트로크(mm) 압축비 엔진 중량(kg) 최고출력(bhp/rpm) 최대토크(kg·m) |
단기통 자엽흡기 디젤 엔진 299 69×80 16.5:1 26 8.5/4,000 1.9/2,000 |
PERFORMANCE |
최고속도(km/h) 연료소비(리터/100km) |
120 0.99/100 |
DIMENSION |
전장×전폭×전고(mm) 휠베이스(mm) 트레드(mm) 연료탱크용량(리터) 차량 중량(kg) 공기저항계수(CD) 타이어(앞,뒤) |
3,646×1,248×1,110 2,205 1,000/810 6.5 290 0.159 95/80R/16, 115/70R/16 |
■ 국내의 개발동향
국내에서는 ‘2ℓ카’ 개발이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된다. 산업자원부 주관으로 2002년부터 연료 2ℓ로 100㎞를 주행할 수 있는 디지털 자동차를 개발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미래형 자동차 기술개발 사업안(案)’을 마련하였다. 이 계획안의 핵심은 이산화탄소를 덜 뿜어내는 환경친화적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기술을 확보하는 것. 디젤엔진과 하이브리드카(가솔린과 전기 등 연료기술을 섞어서 주행하는 차)를 개발하는 한편, 부품 모듈화와 알루미늄 등의 가벼운 소재 채택을 적극 추진한다는 것이다. 모듈화를 시도할 경우, 부품수 뿐만 아니라 무게도 약 20% 정도 줄어들게 되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들게 된다.
지금까지 GM과 도요타,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세계 메이저들을 중심으로 ‘3ℓ카(연료 3ℓ로 100㎞ 주행)’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으나 그보다 한 단계 앞선 2ℓ카 개발을 선언한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연료 1ℓ로 달릴 수 있는 거리인 연비가 현재 국내에 시판되는 소형차의 경우 16㎞인 점을 감안하면 1ℓ에 50㎞인 2ℓ카는 연비가 3배 이상 개선되는 셈이다.
향후 10년간 추진될 미래형 자동차 기술개발 사업 프로젝트는 92년부터 10년간 추진된 ‘G-7 차세대자동차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전면 대체하는 것으로 정부 5천억 원, 민간 7천500억 원 등 총 1조 5천500억 원의 자금이 투입될 전망이다. 2ℓ카는 가솔린과 연료전지, 전기모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카 형태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당 80g으로 낮춰 공해가 거의 없는 환경친화형 모델이며 차 내부에 지능형 교통 시스템(ITS) 등 최첨단 디지털 기술을 적용, 빠르고 안전한 주행이 가능해진다.
출처 : http://myhome.shinbiro.com/~dwcij/auto/sen_l-car.html
첫댓글 시내에서 1리터에 10k만 갔어도 좋겠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