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도 걸어도 또 걷고 싶은 소나무 숲길을 아내와 함께....
* 산행일자 : 2008년 4월 12일(토요일)
* 날씨 : 맑지만 옅은 운무가 하루종일 끼였음
* 동행자 : 아내
* 산행코스 : 한산사-신선대-성제봉-깃대봉-청학사
* 산행거리 : 약 8.7km(gps)
* 산행시간 : 6시간 18분
* 이동방법 : 화원 T.G - 하동 T.G. - 19번 도로 - 악양면 한산사 (약 200km : 2시간 30분 소요)
청학사 - 한산사 (이동요금 : 11,000원, 악양 개인택시 011-830-5100)
* 주요구간별 시간
09:47 : 寒山寺
10:11 : 고소산성
10:46 : 통천문
12:33 : 신선대
12:47 : 강선암 이정표
13:40 : 성제봉 정상
13:53 : 깃대봉
14:02 : 능선 삼거리(좌 : 활공장, 우 : 청학사)
16:00 : 시멘트 도로
16:05 : 청학사 앞 삼거리
3주전에 좋아하는 섬진강과 지리산을 조망할 수 있는 악양의 성제봉을 가기로 아내와 약속을 해 놓았는데
3월 말에 올라 온 자벗님의 산행기를 보니 마음은 벌써 하동 악양으로 달려 갑니다.
"어느 코스로 오르는 것이 더 좋을까? 또 철쭉이 피는 5월이 어떨까?" 하고 고민을 하다가,
개인적으로는 청학사에서 올라서 한산사로 내려오는 것이 더 좋을 듯도 싶었는데,
아내의 체력을 고려해 한산사에서 오르기로 하고, 조용한 4월에 조용히 다녀 오기로 하고 떠납니다.
하동 I.C를 빠져나와 송림까지 섬진강을 바라보며 가는 길은 더 없이 평화로워 보입니다.
몇번 와봤지만 수량도 많고 시야도 넓어서 다른 곳 보다는 섬진강을 더 느낄 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하동송림을 지나 성제봉의 전경을 볼 수 있는 지점에 차를 세워두고 성제봉을 바라보지만 옅은 운무가 방해를 합니다.
조망이 시원하게 터지면 좋을 터인데.... 안타깝지만, 어떻하겠습니까? 날씨가 받쳐주지 않는 걸.....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능선이 그리 가파르게 보이지는 않아서 오늘 아내가 덜 힘들어 할 것 같네요.
19번 도로에서 최참판댁 이정표를 따라 우회전하여 조금 가니 좌측에 토지의 촬영지가 나오고,
그곳에서 한산사로 가는 길은 또 좌측 길입니다. 한산사는 제법 가파른 언덕을 올라 갔는데도
고도는 겨우 140m정도 밖에 되지 않으니, 오늘 아내가 올라야 할 고도가 1000m나 됩니다.
寒山寺 앞에는 소형자동차 몇대 정도는 주차가 가능합니다. 이곳에 차를 세워두고 돌 축대 사이로 올라가니
한산사는 지금 한창 공사 중이라 대형굴삭기가 굉음을 내고 있고, 넓직한 임도는 초반에 경사가 제법 심합니다.
얼마가지 않아서 외석문 삼거리 이정표가 보이는데, 가보았자 별 의미가 없을 듯해서 고소산성 방향으로 갑니다.
이정표를 지나면서 좁은 산길로 변하는데 소나무 숲길이라 마음이 평온해지며, 목요일과 금요일
이틀 연속으로 불가피하게 마신 알코올이 분해되는 느낌이 전해지면서 엔돌핀이 마구마구 솟아납니다.
가끔씩 나타나는 나무의 이름표도 보아 가면서 아내의 페이스대로 올라가니 조금은 답답하지만, 그래도
함께 산행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그저 고마울 뿐입니다. 곧 고소산성에 당도합니다.
작년 11월에 화왕산을 다녀온 후, 5개월만에 함께하는 산행인데다 소나무 숲길이 반겨주니
고소산성 위를 걸으며 아내는 많이 즐거워 합니다만 계속되는 경사에 걸음이 조금씩 조금씩 느려집니다.
오늘 계획했던 코스대로 가려면 체력의 안배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전망대가 나타나면 어김없이 쉬어갑니다.
산속 기온이 20도 정도로 올랐지만 땀이 날 틈이 없습니다.
겨울에 산거북이님이 통천문을 통과하시면서 약간의 낭패(?)를 보았다길래 긴장을 조금했는데, 다행이도
배낭만 약간 긁히고 무사히 통과를 하고, 잠시 후에 아내가 나타나더니 이곳을 통과해야 하느냐고 물어 옵니다.
진달래가 아직도 화사하게 피어 있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아내는 한잎을 따서 입에 살짝 넣어보며
잠시 옛추억에 잠겨도 봅니다. 왜 어렸을적에는 진달래(옛날에는 참꽃이라고 했지요)를 많이들 먹기도 했었잖아요.
산길은 신선대에 당도할 때까지 계속 소나무 숲길이며, 간혹 나타나는 바위(암릉)마다 좌우로 조망을 선사하니
걷고 있어도 또 걷고 싶은 곳입니다. 이러니 달.토님이 거의 매년 찾으신다고 하는 말에 수긍이 갑니다.
고도가 700m를 넘어서면서 낮으막한 산죽 길이 신선대까지 계속되고 신선대가 점점 가까워 옵니다.
등로의 상태는 좋습니다만, 경사가 약간만 심해도 아내는 쉬는 빈도가 점점 많아 집니다. 그래도
꾸준히 따라와 주니 얼마나 고맙고, 또 다행스러운지.....그러나 청학사 하산 길에는 엄청 힘들어 하더군요.
신선대 바로 아래 지점을 오를때는 거의 빡빡 기듯이 올라옵니다만, 평소에 직장동료들과 퇴근 후에
배드민턴을 즐기면서 체력이 많이 좋아진 것이 이 정도입니다. 신선대에 올라오니 아래쪽 넓은 공터에는
한무리의 산꾼들이 식사 중이라 구름다리를 바로 건너갑니다. 그런데 앞서 걷던 아내가 "뒤에서 왜 흔드느냐" 고
항의를 합니다. 골이라 그런지 바람이 세게 불어 몸이 많이 흔들리니 내가 뒤에서 흔드는 줄 아는 모양입니다. ㅋㅋ
철계단을 내려서서 잠시 올라 뒤돌아 보면 방금 지나왔던 신선대와 구름다리가 보이고
곧 강선암/샘터 사거리 안부에 당도합니다. 강선암으로 내려가는 길이 아주 푹신 푹신하고 경사도 완만하다네요.
강선암 이정표에서 좌측으로 샘터가 있다길래 좌측으로 내려 가 보았더니, 물이 조금씩 흘러나오는지
샘터에는 물이 조금 고여있는 정도고 주변도 그리 깨끗하지 않아서 식수로 쓰기에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철쭉제단이 있는 철쭉군락지에는 아직 꽃봉우리도 맺혀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길은 햇볕에 그대로 노출되어
5월 철쭉을 보러 갈때면 많이 더울 듯 싶네요. 힘들어 하는 아내때문에 소나무 아래에서 잠시 숨고르기를 합니다.
헬기장에 당도하여 칠성봉쪽을 바라보지만 짙은 운무로 형체조차 뚜렷하지 않아서 성제봉으로 향합니다.
완만해지던 등로가 한동안 경사지더니 드디어 성제봉이 정상을 열어 줍니다.
오늘은 토요일이라 그런지 산님들이 많이 보이지를 않습니다. 조용해서 좋기는 하네요.
정상에 올라가니 네분이서 억수로 반가워 합니다. 사진 찍어줄 사람이 올라왔다나요. ㅋㅋ
그래서 한장 찍어드리고 우리도 이 사진 한장 건졌습니다.
성제봉(1115m)에서 조금 내려가면 옛날에 청학사로 내려 갔던 등산로에는 폐쇄한다는 입간판이 있지만
그 옆으로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은 흔적으로 빤질빤질하네요. 잠시 후에 깃대가 서있는 북봉(1120m)입니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조금가면 삼거리인데 이곳에서 청학사는 우측 길입니다. 직진하는 길은
거사봉, 관음봉으로 해서 삼신봉으로 이어지는 길인데, 한동안 능선은 고저없이 이어지더군요.
2년전에 수영님 부부와 난테님이 걸어 갔던 길이지요. 기회가 되면 삼신봉까지 내쳐 걷고 싶은 곳입니다.
청학사로 내려가는 길은 자벗님 말씀대로 경사가 심하고 로프가 군데군데 있는데,
로프의 상태와 산죽을 베어서 등로를 확보한 것으로 보아 최근에 이 등로를 정비하여
청학사 하산로로 이용하라는 것 같습니다.
청학사 하산 길에 바위에 앉아 점심을 먹고 난 후에, 아내는 거의 굼벵이 걸음속도 입니다.
아내를 기다리기를 수없이 하고 나니, 등로는 우측으로 꺽이면서 잠시 후에는 불경소리가 들려옵니다.
최참판댁을 아내가 가보아야 한다기에 내키지는 않았지만 따라 가 봅니다만, 별 볼만한게 없더군요.
읍내장터에서 시장기를 면하고자 파전과 동동주를 시켜 먹었는데 별 맛도 없구요.
그냥 산행 후에 정리 운동삼아서 한바퀴 걷는다는 마음으로라면.....입장료는 어른이 1000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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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하하하.....^^ (왜 웃냐구요??? wonho 님도 사모님 뫼시고 유람산행도 하시누나...... 싶어서요. ㅎㅎ). 디테일이 좋은 사진으로 바뀐지가 꽤 되었죠?? 멋지게 생기신 분께서 의외로 아기자기한 면도 있으시고, 사진감각도 넘치시고....풍류도 있으시네요..... 통천문에 제 경력(?)도 소개되어 깜짝 놀랐네요. 따지고 보면 산행도 행복추구 행위인데 아주 듬뿍한 행복 엿본 기분입니다. 이런 산행기는 전국에 널리 배포해도 좋지 않을까요^^??
방장님의 댓글에 늘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낄 수 있어 죄송하게도 행복만 가^^득 훔쳐 갑니다.
너무보기가 좋슴니다. 새삼부럽네요. 저도 부부산행을 원칙으로하는데 남들이 팔불출소리를 가끔씩.. 행복하세요.
좋게 보아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부부산행을 원칙으로 하신다니 가끔씩하는 저로서는 많이 부끄럽습니다. 늘 두분이서 건강하고 아름답게 대간길 잘 이어 가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