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 편지 쓰기”
공모 대상작
내 가슴에 각인된
불효의 죄스러움이
너무 커
속죄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씁니다.
내 땅이라고는
한 뼘도 없는
가난한 소작농의
셋째 딸로 태어난 제가
남편과의 결혼을
며칠 앞두고
식구들이 모인자리에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말로
부모님의 가슴에
처음으로 피멍을 들게
했습니다.
‘엄마, 아빠!
딱 한 번만
부탁드릴게요.
결혼식장에서만큼은
큰아버지 손잡고
들어가게 해 주세요.’
철썩! 채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옆에 앉아있던 오빠한테 뺨까지
얻어맞았지만
저는 단호할 만큼
막무가내였습니다.
그러잖아도
친정의 넉넉하지 못한
형편 때문에
부유한 시댁에 행여나
흉잡힐까 봐
잔뜩 주눅 들어 있었는데 꼽추 등을 하신 아버지의
손을 잡고
많은 손님 앞에
선다는 것은 정말
생각하기조차
싫었습니다.
‘걱정 말래이~~~
요즈음 허리가
하루가 다르게 아파 오니 내~ 그날은 식장에도 못 갈 것 같구나.
그러니
마음 아파하지 말고
그렇게 하그라~’
행여나
시집가는 딸이
마음에 상처라도
입을까 봐
거짓말까지 하신
아버지!
상앗빛 순결한
웨딩드레스를 입고
결혼식장에
오신 손님들의
축하를 받으며
큰아버지의
손을 잡고
행진하는 순간부터
북받쳐 오르기
시작한 오열로
결혼식 내내 눈물범벅이
되고 말았습니다.
덩그러니
골방에 홀로 남아
쓴 소주잔을 기울이고 계실
아버지를 떠올리며
다시는 아버지를
배반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건만
저는 또다시 용서받지
못할 불효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허니문
베이비를 가져
시집가자마자
심한 입덧으로
고생을 하면서도
어려운 시어머니께는
감히 내색도
제대로 못 하고
늦은 밤 친정집에
전화로 고통을
하소연하곤 했었죠.
잔정 많은
남편이 사다 주는
음식들은
냄새만 맡아도
구역질이 났고,
친정어머니가
투박한 손으로
무쳐주시던 겉절이와
텁텁한 청국장이
먹고 싶어
흉내도 냈지만
실패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햇볕 따스한 일요일 오후
화사하게 치장한 채
시어른들을 모시고
바깥나들이하기 위해
승용차에 몸을 싣고
골목 어귀를
빠져나갈 무렵
제 눈을 의심하고
말았습니다.
얼굴을
잔뜩 숙인 채 꼽추 등에 보자기를 들고서 .건너편 슈퍼에서
두리번거리는 한 노인네는 분명 나의 아버지 같았습니다.
‘아버지~’
‘한 번도 와 본 적이
없으신데 설마~.’하면서 아버지가 아니길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러나 그날 저녁 무렵,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도착한 후
슈퍼로 물건 사러 나갔던 남편이 슈퍼 아줌마가 전해 주더라며
조그만 보따리를
내밀었습니다.
‘야야!
너 거 어미가 올라 카 다가
일 나가서 못 오고
내가 대신 가지고 왔대이.
하나는 청국장이고 하나는
거절이 [겉절이]다.
배 골찌[배곯지] 말고
마싯게[맛있게]
먹그래이.’
맞춤법도 틀리게
어렵사리 쓰셨을
쪽지를 보면서
사돈댁에게 흠 잡힐까 봐
들어오지도 않고 전해만
주고 가실 생각이었음을
짐작하고도 남았습니다.
‘장인어른도 참!
여기까지 오셔서
왜 그냥 가셨지?’
남편도 미안해하는
눈치였습니다.
버스를
세 번이나 갈아타야만
올 수 있는 길을
언젠가 한 번
들린 적이 있는
큰 언니한테 묻고 또
물어서 찾아오셨던
아버지!
딸네 집이
눈앞이면서도
물 한 모금
얻어 마시지 못하고
쓸쓸히 발길을 돌렸을
아버지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가에 이슬이
맺힙니다.
시집가서 자식을
낳아봐야
부모 마음 반이나
깨닫는다고 했던가요~
늦게나마 철이 든
저는 이제야 그 의미를 알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 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듯이
한 번 저지른 불효는
그 어떤 효도로도
깨끗이 치유될 수
없는지
날이 갈수록
한스러워집니다.
더군다나 얼마 전에
남편 직장 때문에
따로 이사해서
친정과는 3백 킬로나
떨어진 곳에
살고 있으니 느는 건
눈물뿐이랍니다.
오늘처럼
이렇게 부슬부슬
가랑비라도
내리는 날엔
사진첩을 벗 삼아
뒤적이다가
아버지 없는
결혼사진을 대할 때면
황량한 바람이
몰아칩니다.
아버지!
정말 죄송합니다.
지난날의
불효자식이
이제야 철이 들었나
봅니다.
부디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앞으로 잘 할게요~”
김경연(33. 성남시 거주)
'아버지께 편지 쓰기'
공모 대상
"후기"
서울 출판
문화회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경연 씨(33, 성남시)
가 그 주인공이다.
아버지에게
자신의 죄를 고백한
그녀의 눈물!
수기를 읽은 사람들은
아버지의
깊은 사랑 때문에 모두 말을 잃었다.
그녀는
‘몸이 편찮으셔서
아버지가
올라오시지 못했다.’라고
시댁에 둘러댄
핑계 때문에 지난 7년간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한다.
김 씨는 아버지에게
용서를 구하며
자신의 죄를 고백하면서 울었다.
딸의 수기 당선
소식을 모르고 있는
그녀의 아버지
김춘생 씨 (60세)
(경북 성주군 성주읍)는
‘아비의
마음 아픔은 말로는
다 이야기할 수는 없다.
나는 아무래도 좋으니
시집간 딸자식이
행복하기만 하면
그것으로 그만’이라며
혹 이 일로
딸의 시댁에
누를 끼칠까 봐
몸 둘 바를 몰라했다.
‘아버지는
태어나실 때부터
꼽추는 아니셨어요.
제가 대구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 생활로 자주 뵙지 못하던
85년경 허리에
물이 차는 늑막염과
심한 열병을 앓아 등이 굽어버렸지요.’
김 씨는
‘어버이날’을
전후해 틈 나는 대로
남편과 함께
어머니와 아버지를
찾아뵈어야겠다면서
눈물을 훔쳤다.
심사를 맡았던
소설가 김주영 씨는
‘딸의 수기는
골방 한 구석 편에
누워있던 아버지를
일으켜 세워
그 위대한 부성애에
정당한 이름표를
달아준 것’이라며
‘우리들의
모든 아버지가
이와 같지 않더냐’라고 반문했다.
먼저 김경연 씨의
'아버지께 편지 쓰기'
공모 대상 입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제 자신도
돌아가신 아버님을
생각하며 한없이
울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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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시험문제
고사성어에 신언서판(身言書判) 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옛날 관리를 뽑을 때에는 평가의 기준으로...
"용모(容貌), 언변(言辯), 글씨(筆體),판단력(判斷力)" 4가지가 있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감사가 깃든 언행'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음의 사례를 통해 소개해 보겠습니다.
직원들에게 대우가 좋기로 소문 난 한국에 있는 한 외국계 기업에서 신입사원을 채용공고를 냈습니다.
지원자 중 1, 2차 필기시험과 면접을 거친 후 다섯명의 최종 예비합격자가 선정되었습니다.
인사 부장이 이들 다섯명에게 3일 이내에 최종 결과를 알려 줄 것이라고 통보했습니다.
다섯 지원자들은 초조한 심정으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다섯명 중, 유일한 여성 지원자는 며칠 후, 회사로 부터 다음과 같은 내용의 E-Mail을 받았습니다.
''귀하께서 저희 회사에 지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귀하는 이번에 저희 회사에 채용되지 않았습니다.
회사가 채용할 인원이 제한되어 있어서 귀하처럼 재능 있고 뛰어난 인재를 모시지 못하게 된 점을 매우 애석하게 생각합니다."
그녀는 마음이 아팠지만 한편으로는 E-Mail에 담긴 진심어린 위로의 내용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
그래서 아래와 같은 짧은 감사의 응답 메일을 회사로 보냈습니다.
감사합니다. 부족한 저를 최종 5인 예비합격자 명단에 포함시켜 주신 걸로 만족합니다.
''앞으로 하시는 모든 일들이 잘 되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귀사의 일취월장과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며 감사의 마음 간직하겠습니다''
그런데 3일째 되던 날 ! 그녀는 뜻밖에도 회사로부터 최종 합격을 했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녀가 받았던 불합격 통지 E-Mail 내용은 마지막 시험 문제였던 것입니다.
즉, 다섯명의 지원자가 남았을 때 !
지원자 다섯 모두가 그녀와 똑 같은 불합격 통지 메일을 받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