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장
1. 이름의 물음: 실체로서의 인격적 개체의 부인
그때 밀린다왕은 존자 나가세나가 있는 곳으로 가까이 갔다. 가까이 가서 존자 나가세나
에게 가볍게 인사하고 다정하고 예의바르게 말을 교환하고 한녘에 앉았다. 존자 나가세나
도 또한 답례로써 밀린다왕의 마음을 기쁘게 했다. 그리고 밀린다왕은 존자 나가세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 하여 당신은 존사로서 세상에 알려졌습니까? 존자여, 당신은 무엇이라 이름합니까?”
“대왕이여, 저는 나가세나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왕이여, 동료인 수행자들은 저를 나가세
나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또 부모님은 나가세나라든가 수라세나라든가 비라세나라든가 혹
은 시하세나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왕이여, 이 ‘나가세나’라고 하는 것은
실은 명칭이고 호칭이고 가명이고 통칭이고 이름일 따름입니다. 거기에 인격적 개체는
인정될 수 없습니다.”
거기서 밀린다 왕은 이렇게 말했다.
“오백 명의 요나카인들과 팔만 명의 비구들은 내 말을 들어보라. 이 나가세나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여기에 인격적 개체는 인정할 수 없다’라고. 그 말을 믿을 수 있겠는가?”
밀린다왕은 그리고 나서 존자 나가세나에게 이렇게 질문하였다.
“존자 나가세나여, 만일 인격적 개체가 인정될 수 없다면 그때 당신에게 의복, 음식물, 침
구와 좌구, 병에 도움이 되는 약의 네 가지 필수품을 주는 자는 누구입니까? 그것을 받아
사용하는 자는 누구입니끼? 성스러운 계를 보호하는 자는 누구입니까? 수행에 힘쓰는 자
는 누구입니까? 수행도의 결실인 열반을 깨달은 자는 누구입니까? 살생을 하는 자는 누구
입니까? 주지 않는 것을 훔치는 자는 누구입니까? 온갖 욕망에 있어서 삿된 행을 하는 자
는 누구입니까? 거짓말을 하는 자는 누구입니까? 술을 마시는 자는 누구입니까? 아비지옥
에 떨어질 다섯 가지 중죄를 범한 자는 누구입니까? 누구에게나 인격적 개체를 인정할 수
없다면 어떻습니까? 그에 따라 선이 없고 불선(악)이 없고, 선과 불선의 행위를 하는 자가
없고 또한 그렇게 하도록 하는 자가 없고, 선해지고 악해진 행위의 결과인 과보도 없을 것
입니다. 존자 나가세나여, 만일 당신을 죽이는 자가 있더라도 그 자에게는 살생의 죄는 없
을 것입니다. 존자 나가세나여, 당신에게 계를 주는 이로서의 화상도 없고 교수도 없고 완
비된 계도 없습니다. ‘대왕이여, 동료인 수행자들은 저를 나가세나라고 부르고 있습니다.’라
고 당신은 말했습니다. 그럴 경우 ‘나가세나’라 불리는 것은 대관절 무엇입니까? 존자 나가
세나여, 머리카락이 나가세나입니까?”
“대왕이여, 그렇지 않습니다.”
“몸의 솜털이 나가세나입니까?”
“대왕이여, 그렇지 않습니다.”
“손톱이 나가세나 입니까?”
“대왕이여, 그렇지 않습니다.”
이하 신체의 각 부분에 대해서 똑 같은 질문과 대답이 반복되었다. 즉,
“이 피부, 살, 근육, 뼈, 골수, 신장, 심장, 간장, 늑막, 비장, 폐장, 장, 장간막, 위, 똥, 담즙,
가래, 고름, 피, 땀, 지방, 눈물, 기름, 침, 콧물, 관절활액, 오줌, 두뇌 등 이들의 어느 하나가
나가세나입니까?
“대왕이여, 그렇지 않습니다.”
“존자여, 물질적 용모가 나가세나입니까?”
“대왕이여, 그렇지 않습니다.”
“감수작용이 나가세나입니까?”
“대왕이여, 그렇지 않습니다.”
“표상작용이 나가세나입니까?”
“대왕이여, 그렇지 않습니다.”
“형성작용이 나가세나입니까?”
“대왕이여, 그렇지 않습니다.”
“식별작용이 나가세나입니까?”
“대왕이여, 그렇지 않습니다.”
“존자여, 그렇다면 용모, 감수작용, 표상작용, 형성작용, 식별작용을 합한 것이 나가세나입
니까?”
“대왕이여, 그렇지 않습니다.”
“존자여, 그렇다면 용모, 감수작용, 표상작용, 형성작용, 식별작용 밖에 나가세나가 있는것
입니까?”
“대왕이여, 그렇지 않습니다.”
“존자여, 나는 당신에게 몇 번이나 물어보았습니다만 나가세나를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존자여, 나가세나는 실은 말에 지나지 않는 것입니까? 그렇다면 거기에 존재하는 나가세나
는 어떤 존재입니까? 존자여, 당신은 ‘나가세나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여 진실이 아닌 거
짓말을 한 것입니다.”
그리하여 존자 나가세나는 밀린다왕에게 이렇게 반문하여 말했다.
“대왕이여, 당신은 크샤트리야로 호화롭게 태어났고 매우 사치스럽게 길러졌습니다. 대왕
이여, 당신이 한낮의 뜨거운 지면이나 달구어진 모랫벌 위를, 그리고 울퉁불퉁한 자갈을 밟
고 걸어오셨다고 한다면 발이 아프실 것입니다. 또 몸은 피로하고 마음은 어지러워 온몸에
서 고통의 느낌이 생겼을 것입니다. 대관절 당신은 걸어서 오신 겁니까? 아니면 탈것으로
오셨습니다.”
“존자여, 나는 걸어서 온 게 아닙니다. 나는 수레로 왔습니다.”
“대왕이여, 만일 당신이 수레로 오셨다면 무엇이 수레인가를 제게 말씀해 주십시오. 수레
나룻이 수레입니까?”
“존자여, 그렇지 않습니다.”
“굴대가 수레입니까?”
“존자여, 그렇지 않습니다.”
“바퀴가 수레입니까?”
“존자여, 그렇지 않습니다.”
“차체가 수레입니까?”
“존자여, 그렇지 않습니다.”
“수레틀이 수레입니까?”
“존자여, 그렇지 않습니다.”
“멍에가 수레입니까?”
“존자여, 그렇지 않습니다.”
“바퀴살이 수레입니까?”
“존자여, 그렇지 않습니다.”
“채찍이 수레입니끼?”
“존자여,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대왕이여, 수레나룻, 굴대, 바퀴, 차체, 수레틀, 멍에, 바퀴살, 채찍을 합한 것이
수레입니까?”
“존자여,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대왕이여, 수레나룻, 굴대, 바퀴, 차체, 수레틀, 멍에, 바퀴살, 채찍 밖에 수레가
있습니까?”
“존자여, 그렇지 않습니다.”
“대왕이여, 나는 당신에게 몇 번이나 물어보았습니다만 수레를 발견할 수는 없습니다. 대
왕이여, 수레란 말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거기에 존재하는 수레는 어떤 것입니
까? 대왕이여, 당신은 ‘수레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하여 진실이 아닌 거짓말을 하신 것입니
다. 대왕이여! 당신은 전 인도에 있어서 첫째가는 왕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무엇이 두려워
거짓말을 하십니까? 오백 명의 요나카인 여러분들과 팔만의 비구들은 제 말을 들으십시오.
이 밀린다왕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수레를 타고 왔습니다’라고. 또 ‘대왕이여, 만
일 당신이 수레로 오신 것이라면 저에게 무엇이 수레인지 일러주십시오.’라고 저에게 질문
을 받았을 때 왕은 답하길 ‘동일한 수레는 인정될 수 없다’라고 여러분 어떻게 그것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이와 같이 말해졌을 때 오백 명의 요나카인들은 존자 나가세나에게 동의하여 밀린다 왕에
게 이렇게 말했다.
“대왕이여, 가능하시다면 말씀하십시오.”
그래서 밀린다왕은 존자 나가세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존자 나가세나여, 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수레나룻에 의해, 굴대에 의
해, 바퀴에 의해, 차체에 의해, 수레틀(멍에, 바퀴살, 채찍 등)에 의해 ‘수레’라고 하는 명칭,
호칭, 가명, 통칭, 이름이 생긴 것입니다.”
“대왕이여, 당신은 수레를 올바르게 이해하셨습니다. 대왕이여, 그와 마찬가지로 제게 있
어서도 머리카락에 의해, 몸의 솜털에 의해–내지-두뇌에 의해, 용모에 의해, 감수작용에
의해, 표상작용에 의해, 형성작용에 의해, 식별작용 따위에 의해 ‘나가세나’라는 명칭, 호칭,
가명, 통칭, 단순한 이름이 생긴 것입니다. 그러나 본질 적인 의미에 있어서는 여기에 인격
적 개체는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대왕이여, 바지라 비구가 위대한 스승이신 붓다 앞에서
이런 시구를 읊었습니다.
이를테면 여러 부분의 집합에 의해
‘수레’라는 말이 생기듯
그와 같이 다섯 가지 구성요소가 존재할 때
‘살아있는 것’이라는 호칭이 있다.
“멋집니다. 존자 나가세나여, 훌륭합니다. 존자 나가세나여, 나의 질문은 아주 멋지게 해답
되었습니다. 만일 붓다가 여기에 계셨더라면 칭찬의 말씀을 주셨을 것입니다. 좋습니다. 정
말 좋습니다. 나가세나여, 나의 질문은 아주 멋지게 해답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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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두 사두 사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