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수다스럽게 계획된 여행.. 말이 많은곳에 귀신이 든다는
말이 아주 틀린 소린 아닌 모양이다.
여름 늦으막.. 가을로 슬슬 접어든 듯 아침 저녁의 서늘한
날씨에 몸을 움츠리며 뭔가 기억될만한것들을 뒤적이다
어릴적 오동도에서 친척또래들과 찍은 사진한장을 찾아냈다.
한곳에 가지런이 정리되진 않은것들이라 가끔씩 드문불출
튀어나올때면 짧은 시간 향수에 잠긴다.(오래 잠기지는 않는다.. 한 1분정도다..-_-/~)
오동도의 방파제에 겨울인지 두터운 외투를 하나씩 걸치고
참 기분좋게 웃는 그들. . 그곳에 내가 있었다.
6번국도의 고즈넉한 풍광아래 길게 뉘여진 북한강..
그만치 아주.. 긴..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여행기.. 지만.. 되게 길다... 그리고 느낌이 안올수도
있지만.. 저렇게 보냈구나.. 하고 봐주시면 된다..
[회고]
참 재미있었던 여행이었더랬지...
범계에서 모였었어.. CHE,버미,정원숙,핑크타이어를
차에 태우고 여주로 출발했지.. 지금 생각해봐도
참 무모한 짓이었어.. 5명을 버겨낼 엑셀이 아닌데
말이지... 하지만 밟았지.. 암~~밟았고 말고...
여주에 도착했지, 엑스포장은 참 허접이었었어.
그래도 워크샵이 그나마 볼만했었지.
외국도공들과 잼나는 시간을 보냈어. 특히
털맨아저씨가 생각나. 개성만점 우리들이
신기하셨는지... 자기가 만든 오카리나를
손수 연주해주셨었어.. 마법에 걸렸던거지..
13명 자식 할머니하고 칠레아줌마도 좋으신
분들이었던거 같아.
여기서 아랑이 합류했지 7000원내고 들어오자
마자 나가는 우리와 함께 나온 비운의 여인..
완죠니 새됐더랬지... 우린 바로 목아박물관으로
향했지..
목아박물관에서 거미동 회원분인 모경분을 만났을 때
알아차렸어야 했어~~
우린 여주귀신한테 홀린 것을 말야..
고달사지 가는 길은 참 험난했었어.. CHE누나 말대로
좌회전을 했었거든... 완죠니 틀린길이었지만
거기서 만난 아줌마도깨비들하고 되돌아가
산고개 너머 고달사지로 갔더랬지..
고달사지 넘어가는 고개는 참 거칠었었어. 엑셀이
올라가기엔 무리가 있었지.. 여하튼 우린 올라갔고
고달사지에 도착했지...(차 후졌다고 난리더군...)
아줌마 도깨비들은 우릴 고달사지로 안내했어.
석탑에 있는 비천상을 가리키며 이뿌다고 그랬지..
우리도 맞짱구쳤어.. 이삐다고..
아줌마들은 마치.. 여행가이드 같았더랬지..
그 위 오솔길을 따라 올라갔어.. 찬초라는 열매를
발견한 한 아주머니도깨비는 생활력이 참 강했던거
같아... 가는길 멈추고 찬초만 계속 따고 계셨지..
찬초는 한번 씹으면 스피아민트향이 나는 차무로
야리꾸리한 열매였지.. 우릴 환각상태에 빠지게한
주술용열매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잠시 드는군...
다시 고달사지로 내려왔을 때.. 아줌마도깨비들과
친해보이는 스님아자씨를 만났지.. 인상굵고 미소가
아름다운 스님이었어.. 흰 보자기를 펼치고 바라를
석탑앞 풀잎에 놓으시며 오늘 밤 졸라 놀아버린다고
하시더군.. 논다..라.. 그거참 좋다고 생각했지...
배가 고파 디지겠다는 아랑양 때문에 시내로
먹을거 사러 차를 산아래로 내리던중 올라오는
차들을 매너있게 비켜주려다 바퀴가 도랑에 내립다
빠졌어. 난감했지.. 아까 비켜주던 차에 타고 계신
에프킬라아줌마가 도와주러 오셔서 바퀴에 CHE누나
만한 바위를 개고 탈출했지.. 차가 안빠졌으면
울어버렸을지도 몰라...
많이 샀어.. 먹을꺼.. 무지하게 마니 샀지.. 다시
고달사지로 올라가니 도깨비들이 많이 모여있더군
산이라 모기가 많았을 것 같았는데 아까 그
에프킬라아줌마가 몸에 에프킬라를 뿌려줘서
모기의 접근은 무섭지 않았어.. 후덕했지..
그렇게 여주의 '별이 빛나는 밤에'가 시작돼었지.
아까 그 스님.. 발가벚은채 오색샅바를 몸에
걸치고 밤길을 스물 스물 걸어오셨어.
퍼포먼스가 시작된거지.. 불교틱 사운드가 울려
퍼지다가.. 지직.. 꺼졌어.. 방송사고!!!
우리 스님 개의치 않고 퍼포먼스를 계속했어.
달빛 별빛아래 보일 듯 말 듯 모습에.. 산사를
울리는 바라소리.. 흰 세상을 물들이듯 흩뿌려지는
물감들.. 마지막으로 고달사지석탑을 돌며 바라춤을
추시고 스님의 퍼포먼스는 끈났지.
이어 계속된 5명 소녀의 북춤(?).. 시원하게 울려
퍼지는 북소리 사이사이에 둔탁하게 리듬을 맞추는
북채의 부딪힘속에서 한복을 휘날리며 춤을 추던
그녀들.. 좁은 무대가 원인이었을까.. 막바지에 이르러
뛰어댕기다가 돌에 부딪히고 서로 서로 억지로
포옹하느라.. 약간 우꼈지만.. 예뻤더랬지.
마지막으로 성악가와 반주자분의 무대가 시작되었어
악보가 안보이는 악조건속에서도 손전등에 의지한채
밤하늘 곱게 울려퍼지는 목소리.. 모두가 하나되어
부른 엔딩송... "젊어서~ 어쩌구 저쩌구....."
노래가 다 끈난뒤에 오신 한 아주머니 ..
"저기 여기 올려고 힘들었는데 한 곡만 더 해주시면
안될까요?" 엔간한 곳이라면 저런일도 없을뿐더러
씨도 안먹히겠지만.. 여주 밤하늘아래서는 모든게
다 포용된다는 사실.. 모두 함께 엔딩송을 불렀지..
모든 행사가 끝나고 내려올때까지 한동안 엔딩송은
머릿속을 맴돌았었어...
마을 어귀에서 시작된 막걸리파티.. 그리고 새롭게
만난.. 막사발을 만드시는 서종훈기인.
스님아자씨의 "샬라말리꿈." (<-- 주문이다...)
잘곳과 술먹을곳을 찾던 우리들.. 서종훈기인분이
재워주시고 술매겨주신다는 말에... 사랑해요...-_-/~
서종훈기인댁은 "양평 6KM'라는 표지판에서
500미터 더가다가 왼쪽에 보이는 불켜진 가로등아래
길로 쭉들어가면 나오지.." (토마기형하고 성모는
수십번 들었을게야...)
댁입구는 장승들이 어스름 으름짱을 놓고 있는터라
지나칠래야 지나칠수가 없었더랬지..
여주막걸리파리... 자신보다 키가 월씬 큰 나를
상당히 경계하시며 누누히 키좀 줄이라는 말씀..
선생님이 손수 만드신 사발인지에.. 막걸리 그득
담아.. 쭈~~~우욱.. 들이켜.. 아 시원..
서서히 토마기형과 성모가 도착하고 있는 듯 위치를
묻는 전화가 쇄도 했지.. 하지만 매번 똑같은 대답을
했었어..
"양평 6KM'라는 표지판에서
500미터 더가다가 왼쪽에 보이는 불켜진 가로등아래
길로 쭉들어가면 나오지.."
토마기형과 성모가 곧 도착했고 즐거운 술파티는
이어졌지..
잠시후 선생님과 친분이 있으신 산머루누님이
안주와 함께 등장하셨어.. 45살이라지만.. 도깨비들은
그 나이가 되도 젊더라구... -_-.. 젊었지..
누님도 함께 술자리에 녹아들며 밤은 그렇게
깊어갔지..
갑자기 안주가 없어지자 앞마당에 체리토마토를
따러 나가신 산머루누님... 랜턴들고 나오라는
말에 난 차에 놓아두었던 렌턴이 기억나 무작정
손에 들고 뛰어나갔지... 도깨비누님은 밤에도 잘
보이셨는지 불빛없어도.. 후다닥.. 잘 따시더라구..
우리의 수훈에 힘입어... 모두들 그 밤에..
맛나는 체리토마토를 먹었지..
어느새 거나하게 취한 서종훈선생님.. 방에 잠깐 가셔서..
김삿갓복장을 추리하게 입고 드디어.. 모 잡지에도
실렸던.. "서종훈 춤" (예술가들의 술자리가 있는곳엔
언제나 서종훈 춤이 있었다.. -모잡지-)이 시연되었지.
일명 '휴지 살풀이' 휴지에 한을 담아... 읇조리는 시조(?)
로 한껏 술자리를 돋구는... 술에 얼큰히 취해 있던 우리..
마냥 좋기만 했다. 춤의 끝부분에 내던지신 20원...
내가 주섰지... -_-/~ 몸이 무의식적으로 줍더라구...
<뻗은 순서>
1. 서종훈 선생님 2. 버미 3. 렛빠
4. 핑크타이어,CHE,정원숙 무리들..
5. 토마기,조성모,아랑 무리들
그외 산머루누님은 "내일 아침 11시에 우리집으로
밥먹으러 와" "진짜요? 술취하셔서 하시는 말씀 아니시죠?"
"물론이지" .... 술취하셔서 한 말씀이었다...-_-..
담날 아침... 갑자기 호들갑스럽게 작업장문을 열구 한
아주머니가 날 깨우셨다. 완죠니 비몽사몽..
"왜요? 아줌마.." 차를 못빼겠다는 황당한 말씀을
하셨다.. 나가보니 과연.. 토마기형차와 서종훈선생님
아버지가 일구시는(이 아줌마의 정체는...) 밭 사이에
티코가 한 대 끼어있더군.. 훗.. 저정도야..
바로 티코에 탑승하고 서종훈 선생님아버지가 일구시는
밭을 반정도 부숴버리고 탈출에 성공했지..
아줌마가 못내 이상한 표정을 지었지만.. 급히 어딜
가시더군.. 머.. 도깨비에 홀렸다고 생각했지..
추리한 아침을 맞은 일행들.. 서종훈선생님의 말끔한
차로 아침을 시작했지.. 물고문이 시작된거야...-_-..
녹차를 끓여주시며 밥을 해주기 싫으셨던 것일까..
계속 따라주셨어... 머 나에게 간파당했지...
씁쓸히 웃으시는 서종훈샘...
잠시후에 선생님부탁으로 장롱을 가지로 갔지..
땀을 뻘뻘흘렸어.. 난 장롱내려놓다가 손이
크아악... 찍혀서 버미형하고 성모만 고생했지..
토마기형은 어디로 도망쳤는지 통 보이질
않았어...
대충 11시.. 모두들 어제 산머루 누님(45세)의
말만 믿고.. 밥을 얻어먹으러 갔어..
원주로 넘어가면 바로 보이는 "산머루까페"..
너무 아름다운 곳이었지.. 우리가 들이닥치자
산머루누님.. 놀라는 기색이 역력... 속으로
'진짜 왔냐...-_-'를 외치는 표정이 보이더라구..
잔뜩 배가 곯은 우리들.. 까페 아래 시냇가에서
발도 담그고.. 나무그네도 타고.. 시소로 몸무계도
재보고... 원숙이누나가 제일이었지 아마...
기타도 치고.. 거기서 할수있는건 다했던거 같아..-_-..
배가 무지 고팠지...
드디어 아주머니의 카레등장... 모두들 한마디씩..
디게 디게 맛있어요.. 디게 디게 맛있어요..
혹시 모자를까바 필사적으로 밥통과 카레통을
사수하려 하던 우리...
.... 잠시후 ....
"야 성모야 너 더 먹어라.. 렛빠야.. 더먹어.".
아까 그렇게 말하구.. 남기기 머했다...-_-..
.... 잠시후 ....
토마기형하고 원숙이누나만 먹으면 다 먹는시점..
차마 떨어지지 않는 마지막 한숫갈.. 동시에...
언뜩이 누나가 간발의 차이로 이겼다...
우리 모두.. 배불러 디지는 줄알았다...
산머루누님이 후식으로 커피를 끓여오셨다..
모두들 후루룩 짭짭.. 누님과 즐겁게 담소를 나누었지..
토마기형 너무 웃겼구... 아랑은 계속 누울려구 눈치만...
성모는 계속 눈아파..눈물흘리고... 난 한자리에 앉아있자니
계속 몸이 근질 근질... CHE누나하고 핑크누나는 계속
웃느라고 난리가 났고.. 원숙이누나는 소화안된다고 난리였다..
버미형은 툭툭 한마디씩.. 웃겼다..
산머루누님은 결혼하지 말라고.. 난리셨다.....-_-/~
산머루까페..그리고 누님네 가족들과 아쉬운 이별의 순간
저녁때 고기구워줄테니 들르라는 .. 또 마음에 없는
소리를 하시는 누님.. 우리도 사람인데 .. 어찌 그럴수있겠소..
암튼 바이바이를 하고 우린 마지막 코스인 용문산 계곡으로 갔다..
아랑은 집이 여주이지만... 쥐뿔도 몰랐음.. 대답은 무지 잘함..
용문산산의 밑자락은 솔직히 별볼일 없었지만.. 올라갈수록 좋은
산이었다.. 특히 절부근에 있던 엄청 큰 은행나무...
진짜 엄청컷다.. 아마 사진을 올리면 볼수있을꺼다..
내려오다가 계곡에서 물장난을 열나게 했다.. 물도
뿌리고.. 소원빌려고 쌓은 버미형 돌탑.. 돌로
쓰러뜨려서 넘어뜨리고.. 즐거운 듯이 연출한며
사진찍고... ..잼있게 놀았다...
아랑을 집근처에 태워다주고 일행은 모두 서울로
돌아갔다..
돌아오는길 고속도로가 너무 막히는게 아닌가...
순간적으로 국도를 타고 가자~~ 로 의견일치를 본 우리..
사실 국도는 죽음이었다..
배도 고프고 심심한 우리.. 깜박이로 장난질을 했다..
비상등깜빡이 반짝 반짝.. 좌..우로.. 찰칵 찰칵..
그러나 심심했다.. 잠시후 뻥튀기를 파는 아줌마를
만나 동그란 뻥튀기를 샀다..
진짜 유치한 모양만들기 시작...
난 손톱으로 공룡과 발을 만들었다.. 버미형은 손..
언뜩이누나는 머 만들었는지 잘 모르겠다..
진짜 심심했다..
너무 막히고 배가 고파서.. 우린 국도를 포기하고 고속도로를
타기로 했다.
칼국수집에 들어가서 만두와 칼국수를 배불리 먹구.. 깔깔대며
웃다가.. 고속도로로 진입했지..
계속되는 깜박이 장난...
인천과 수원으로 갈리는 시점.. 깜박이로 인사를 한후..
두대의 차는 아쉬움을 뒤로한채 헤어졌다...
<끝..>
아앗.. 당신.. 다 읽은겐가.. 아님 그냥 휘익 내린겐가..
그냥 휘익 내린 사람.. 똥꼬에 털..~~
당신에게 주문을 외워주지..
"샬라말리꿈.." 아앗..
안령-_-/~ 거만공익 레드바이올린이었슴다...
카페 게시글
내가 이걸 했다오
거리에서서
여주여행기...
레드바이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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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0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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