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일기(연중 제19주일)
일어나 먹어라. 갈 길이 멀다….
어느 가난한 집 안에 이름 없는 권투 선수가 있었습니다. 그는 어린 여동생과 눈먼 홀어머니를 먹여 살려야 했던 20대 청년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권투 도장에서 다른 권투 선수의 연습 상대가 되어주고 받은 돈으로 저녁이면 빵 한 봉지 사 들고 지친 몸으로 돌아오곤 했습니다.
어머니는 눈이 안 보이기 때문에 아들의 얼굴에 난 상처를 보지도 알지도 못합니다.
결국, 그는 권투 도장에서 얼마나 얻어맞았는지 쓰러져 일어나지 못하고 죽고 말았습니다.
어린 딸의 손을 잡고 아들의 묘지를 찾은 어머니가 이렇게 말합니다.
“아들아, 얻어터지고 쓰러지고 피 쏟기를 밥 먹듯이 했을 터이니 얼마나 고통스러웠냐? 이 어미가 그동안 먹었던 것은 빵이 아니라 너의 살이요, 피였구나! 그래, 우리가 너를 먹고 살아왔으니, 너는 죽어 땅에 묻힌 것이 아니라 내 몸속에 살아 있다.” 아멘.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라고 말씀하셨을 때, 수군거리는 유다인들에게 대답하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다시 말해 “나는 살아있는 빵이다. 그러니 너희는 나를 먹고 영원히 살라.”는 말씀입니다.
이렇게 예수님은 스스로 ‘당신’을 죽여 ‘저희’를 살리시는 것입니다.
결국, 영원한 생명이신 예수님께서는 저희를 영원히 살게 하시려고 저희에게 먹히시는 것입니다.
한마디 말씀이 마음에 심겨 있는 사람은 이미 큰 은혜를 받은 사람입니다.
그래서 삶의 무게에 짓눌려 모든 희망을
놓아버리고 싶고 기도할 힘조차 없을 때, 성령께서 내 마음에 새겨두신 그 말씀이 저희를 일으켜 세우신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능력이나 지혜의 한계에
부딪쳐 모든 힘을 소진했을지라도 마음에 새겨진 그 말씀이 저희를 사로잡아 주님께로 이끄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가 예수님을 만난 후
변화된 자기 삶과 관련해서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내 안에 사시는 것입니다. 내가 지금 육신 안에서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하느님의 아드님에 대한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갈라티아서 2장 20절).”
오늘 제1독서 열왕기 상권을 보면, 엘리야 예언자는 하느님께 힘들고 어려운 처지를 고백합니다.
“주님, 이것으로 충분하니 저의 목숨을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자 주님께서는 잠이 든 엘리야 예언자에게 천사를 보내셔서 그를 깨우며 “일어나 먹어라. 갈 길이 멀다.” 하시면서 구운 빵과 물 한 병을 먹고 마시게 합니다.
그리고 엘리야는 힘을 얻어 밤낮으로 걸러 하느님의 산 호렙에 이르게 됩니다.
엘리야 예언자의 모습에서, 주님께서는 당신께 충실한 이들에게 영적 음식과 생명의 물을 주시고, 저희가 바라는 것을 당신의 뜻대로 이끌어 주심을 믿습니다.
그러니 ‘일어나 먹어라. 갈 길이 멀다.’ 아멘.
사랑하는 고운님들!
이번 주 내내 성체 앞에 무릎을 꿇고 ‘왜, 그러셨습니까?’라는 말씀으로 기도하였습니다.
‘왜, 하느님이 인간의 모습으로 오셨습니까?’
‘왜, 죄인인 저희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부활하셨습니까?’
그리고 ‘왜, 성체로 오셨습니까?’
그것은 바로 아버지의 사랑이고, 축복이며, 그리고 아버지의 자비와 용서를 죄인인 저희가 받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다시 말해, 죄인이 심판을 받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죄인이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를 수 있게 하는 은총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두레박 사제는 성체 앞에서 두 팔을 벌리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으로 순명하면서, 고운님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축복의 기도를 했습니다.
그러므로 고운님들이 하는 모든 일이 ‘하느님의 축복’이 되고, 고운님들이 겪는 모든 고통과 아픔이 ‘하느님의 사랑’이 되고, 고운님들이 이 세상을 떠날 때 ‘하느님의 자비와 용서’가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또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는 향기로운 예물과 제물로 내놓으신 것처럼, 여러분도 사랑 안에서 살아가십시오(에페소서 5장 2절).” 아멘.
저 두레박 사제도 매일 살아있는 생명의 빵을 모시면서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영적일기를 마무리하면서….
이제 살아있는 생명의 빵을 모실 때마다, 고운님들은‘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여전히 하느님은 나와 함께 하신다.’라는 축복을 청하는 기도를 하면서 치유와 회복의 은총을 누리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첫댓글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아 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