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길남 님 일상생활 23-12 “길남씨, 이것도 할 수 있어요?”
봉사활동을 하기 위하여 증평종합사회복지관으로 향하는 길, 눈이 내리고 얼어붙은 길을 종종걸음으로 조심스럽게 걷고 있었지만 그 행위마저도 김길남 님에게는 즐거운 시간인 듯했다.
봉사활동하러 가는 길을 익히기 위하여 잡았던 저번 주 토요일 외출이 눈이 많이 내려 취소되었을 때에는 눈에 띄게 실망하신 기색이었는데, 아마도 그 이후로 계속 봉사활동하러 가는 것이 신경이 쓰이셨던 것 같았다.
“안녕하세요!”
“오셨어요. 길남 씨!”
이미 한번 해본 활동이기에 내적 친밀감이 높아졌던 것인지, 아니면 일주일 동안 너무 학수고대한 탓인지 김길남 님의 목소리가 이전보다 훨씬 밝은 톤이 되었다. 다른 분들보다도 먼저 와있던 봉사자들도 이미 한번 봤던 얼굴이라 그런지 밝은 얼굴로 인사해 주셨다.
“길남 씨 외투 여기에 벗으시고 저희 좀 도와주시겠어요?”
“네.”
도착하자마자 자연스럽게 일에 녹아드시는 김길남 님의 모습은 꽤나 진중해 보였다. 김길남 님의 얼굴에서 확실한 의욕이 느껴졌지만 다온빌에서 가끔 보여주시는 행동이 앞서는 모습은 보이지 않으셨다. 같이 일하시는 봉사자들도 김길남 님이 어떤 일을 하실 수 있을지 궁금해 하셨다.
“길남 씨가 여기 소스 담는 것도 할 수 있을까요?”
“그럼요. 어떻게 하는지 한 번만 보여드리면 돼요.”
“그럼 길남 씨 제가 하는 대로 잘 보고 따라 하세요.”
“네.”
김길남 님도 봉사자들도 서로 어색함이 많이 없어졌는지 이제는 자연스럽게 서로 일을 돕기 시작했다. 봉사자들이 김길남 님이 맡을 일을 자연스럽게 찾아주시니 더 이상 현장에서 직원이 도울 일은 크게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고하셨습니다!”
모든 활동을 마치고 점심 식사까지 한 뒤 나서는 길, 김길남 님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서로 수고했다고 인사를 나눴다. 봉사자가 연말을 맞아 이 주간의 봉사활동 휴식을 가진다는 공지를 전달하며 또 보자고 말하자마자 김길남 님께서 양손을 흔들며 또 보자고 회답하셨다.
“오늘은 저번보다 훨씬 바빴던 것 같아요. 그렇죠?”
“응”
“바빴던 만큼 길남 님이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된 거예요. 길남 님도 그런 것 같아요?”
“응!”
아직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분들이 김길남 님의 둘레사람이라고 부르기에는 미흡하지만 적어도 이제 그분들이 김길남 님을 믿어주는 사람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주간의 휴식이 끝나면 새해부터는 꾸준히 봉사활동에 나가기로 했으니 반드시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2023년 12월 19일 화요일 김정원
다른 봉사자 분이 김길남 님에게 보여주며 알려주실 수 있도록 주선하신 선생님께 배웁니다.
벌써 적응이 되어가는 김길남 님께서 봉사를 통해 얻는 유익이 많아 보이네요. - 최승호
어딘가 갈곳이 있고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게 삶의 활력이 되죠.
지금 봉사활동이 길남 씨에게 그런 의미가 아닐까요?
추운 날씨에 두분 애쓰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다온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