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트시네마에서는 서울 시네마테크 주관으로 1930년대에서 1950년대까지 영화사를 풍미했던 할리우드의 고전 코미디 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상영합니다. 2004년 2월 18일(수)~ 27일(금)까지 코메디 영화의 초기의 대가인 에른스트 루비치부터 프랭크 카프라, 하워드 혹스, 레오 맥커리 등을 거쳐 할리우드 전성기의 ‘천재’로 꼽히는 프레스톤 스터지스에 이르는 대가들의 걸작을 모아서 상영하는 이번 행사는 영화 애호가들에게 코메디 영화의 진수를 맛보게 해줄 것입니다. 또한 2월 25일(수) 오후 6시 30분에는 <헐리우드 고전 코메디>를 주제로 한 허문영(부산영화제 프로그래머, 영화평론가)씨의 강의가 있습니다.
상영시간표와 더욱 자세한 영화제 소개는 아래로 문의하세요.
*낙원에서의 곤경 Trouble in Paradise
에른스트 루비치 Ernst Lubitsch | 1932 | 83min. | b&w | 출연 : 허버트 마샬, 미리암 홉킨스, 케이 프란시스
세기 전환기에 활동했던 보석도둑에 관한 헝가리 희곡을 각색한 영화. 악명 높은 도둑이면서 상류사회의 신사이기도 한 가스통과 백작부인으로 위장한 릴리는 서로의 재주에 반해 급속히 가까워진다. 둘은 힘을 합쳐 향수회사 소유주인 마담 콜레트의 보석을 훔치기로 결정하고 그녀의 저택에 위장잠입한다. 그러나 가스통이 마담 콜레트에게 연정을 느끼게 되면서부터 사태는 비틀리기 시작한다. 에른스트 루비치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이며 명실공히 할리우드 역사상 최고의 코미디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는 영화.
*덕 수프 Duck Soup
레오 맥커리 Leo McCarey | 1933 | 70min. | b&w | 출연: 그루초 막스, 하포 막스, 치코 막스, 제포 막스
찰리 채플린, 버스터 키튼, 해롤드 로이드 등과 함께 할리우드 슬랩스틱 코미디의 전성기를 상징하는 존재인 막스 형제가 총출연한 영화. 작고 영세한 국가인 프리도니아가 파산위기에 처하자 자산가인 티스데일 여사는 파이어플라이를 대통령 자리에 앉히면 큰 돈을 기부하겠다고 제안한다. 한편 이웃나라 실바니아의 대사 트렌티노는 프리도니아를 수중에 넣을 속셈으로 파이어플라이 주변에 두 명의 스파이를 파견한다. 그루초 특유의 빠르고 쏜살같은 냉소적인 대사들과 하포와 치코의 눈부신 콤비플레이가 빛을 발하는 매혹적인 작품.
*마이 맨 갓프리 My Man Godfrey
그레고리 라 카바 Gregory La Cava | 1936 | 94min. | b&w | 출연: 윌리엄 파웰, 캐롤 롬바드, 앨리스 브래디
1930년대 할리우드 스크루볼 코미디의 대표작 중 한 편. 실제 부부였지만 영화 제작 직전 이혼한 윌리엄 파웰과 캐롤 롬바드의 공연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벌록 가의 딸인 아이린과 코넬리아는 뉴욕 빈민가의 부랑자 갓프리에게 접근하여 서로 그를 데려가려 한다. 이들의 행동은 자선모금파티의 게임에서 이기기 위한 것. 아이린의 호의로 벌록 가의 집사로 일하게 된 갓프리는 집안 사람들의 기이한 행태에 계속해서 놀라게 된다. 계급 및 남녀 간 대립구도라고 하는 스크루볼 코미디의 전형을 미묘하게 변주하여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작품.
*디즈씨 도시에 가다 Mr. Deeds Goes to Town
프랭크 카프라 Frank Capra | 1936 | 115min. | b&w | 출연: 게리 쿠퍼, 진 아서, 죠지 밴크로프트
<스미스씨 워싱톤에 가다>, <존 도우를 만나요>로 이어지는 3부작의 첫 번째 영화. 전형적인 카프라적 영웅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난 작품이다. 작은 마을에서 시인, 자원봉사 소방대원, 튜바 연주자로 활동하던 디즈씨는 뉴욕에 살던 먼 친척이 거액의 유산을 남기고 죽자 어쩔 수 없이 도시로 항한다. 도시의 비인간적인 삶에 실망을 느낀 디즈는 자신의 돈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기로 결심하는데, 이로 인해 그는 정신병자로 몰려 법정에 오르게 된다. 2002년 아담 샌들러 주연의 <미스터 디즈>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놀라운 진실 The Awful Truth
레오 맥커리 Leo McCarey | 1937 | 91min. | b&w | 출연: 아이린 던, 캐리 그랜트, 랠프 벨라미
총 네 차례에 걸쳐 영화화되었던 아서 릭맨의 희곡을 각색한 영화 중 최고의 작품으로 꼽히며, 개봉 당시 상업적, 비평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던 작품. 제리와 루시는 곧 이혼하기로 합의를 본 부부이다. 그러나 정작 상대방이 다른 사람과 데이트를 즐기고 새로운 사랑을 찾으려 드는 모습을 보자 참을 수가 없어진다. 결국 둘은 어떻게든 상대방이 다른 사람을 찾아 결혼하는 것을 방해하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전형적인 스크루볼 코미디의 구조에 레오 맥커리 특유의 유머가 어우러진 ‘놀라운’ 영화.
*베이비 길들이기 Bringing Up Baby
하워드 혹스 Howard Hawks | 1938 | 102min. | b&w | 출연: 캐서린 헵번, 캐리 그랜트, 찰스 러글스
다양한 장르에 걸쳐 고르게, 그리고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던 하워드 혹스가 만든 스크루볼 코미디의 대표작으로 경쾌하고 빠른 혹스적 대사의 묘미가 압권이다. 자신의 애완동물인 표범을 코네티컷의 고모댁에 보내고자 하는 수잔과 공룡 브론토사우루스의 잃어버린 갈비뼈를 되찾으려는 고생물학자 데이빗 간의 기이한 연애담을 담은 영화다. 개봉 당시에는 그다지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이후 많은 코미디 영화들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 작품으로, 속사포처럼 대사를 쏟아내는 캐서린 헵번의 당당한 매력이 매혹적이다.
*히스 걸 프라이데이 His Girl Friday
하워드 혹스 Howard Hawks | 1940 | 92min. | b&w | 출연: 캐리 그랜트, 로잘린드 러셀, 랠프 벨라미
월터와 힐디은 한때 부부였으나 지금은 이혼한 상태이다. 언론인으로서 그들은 유능한 콤비였으나 지나치게 일에만 몰두하는 월터의 모습에 염증이 난 힐디가 그를 떠나버렸던 것. 힐디가 새로운 약혼자와 함께 월터의 사무실에 나타나 결혼계획을 알리자, 월터는 잔꾀를 부려 어떻게든 힐디의 재혼을 막으려 든다. 캐리 그랜트와 로잘린드 러셀 콤비가 쉴새없이 주고받는 “엄청나게 빠른” 말들이 관객의 넋을 빼놓으며, 불꽃 튀는 말싸움 속에서 드러나는 팽팽한 성적 긴장감이 지적 쾌락을 듬뿍 안겨주는 작품.
*설리반의 여행 Sullivan's Travels
프레스턴 스터지스 Preston Sturges | 1941 | 90min. | b&w | 출연: 조엘 매크리, 베로니카 레이크, 윌리엄 데마레스트
영화감독인 존 설리반은 가난한 서민들의 삶을 다룬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라는 제목의 영화를 만들려고 계획 중이다. 영화소재를 찾기 위해 가난한 떠돌이처럼 차려 입고 길을 나섰던 그는 예상치 못했던 소동에 말려들고 급기야 감방에까지 갇히게 된다. 코미디 영화의 천재 프레스턴 스터지스의 40년대 클래식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작품이며, 현기증 나는 유머의 코미디와 진지한 드라마가 이상적으로 결합된 작품이다. 코엔 형제의 <오 형제여 어디에 있는가?>는 바로 이 작품에 경의를 표한 영화.
*존 도우를 만나요 Meet John Doe
프랭크 카프라 Frank Capra | 1941 | 135min. | b&w | 출연: 게리 쿠퍼, 바바라 스탠윅, 에드워드 아놀드
신문기자 앤 미첼은 새로운 경영진에 의해 해고통지를 받자, 존 도우라는 이름으로 신문사에 편지를 보내 기사로 게재한다. 타락한 사회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크리스마스 이브에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기사의 내용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앤은 해고를 모면한다. 하지만 그녀는 실재하지 않는 존 도우를 만들어내야 하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전직야구선수 롱 존 윌러비가 그 역할을 맡게 된다. 미국적인 정서를 가장 직접적으로 전달하는 한편, 인간의 삶의 단면을 엿보게 하는 카프라의 재능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
*교수와 미녀 Ball of Fire
하워드 혹스 Howard Hawks | 1941 | 111min. | b&w | 출연: 게리 쿠퍼, 바바라 스탠윅, 오스카 호몰카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 이야기를 스크루볼 코미디로 변주한 작품. 언어학자 버트램 포트와 고지식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일곱 명의 학자들은 장학재단의 지원으로 백과사전을 제작하기 위해 은둔생활을 하고 있다. 어느 날 버트램은 속세에서 통용되는 속어와 은어를 연구할 목적으로 거칠고 험한 세상 속으로 과감하게 나오는 모험을 단행한다. 그는 카바레 가수이자 잔학무도한 갱의 정부인 캐서린을 만나면서 속세의 험난한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갓 독일에서 건너 온 빌리 와일더와 찰스 브래킷이 공동으로 각본을 썼다.
*희망의 거리 The Talk of The Town
조지 스티븐스 George Stevens | 1942 | 118min. | b&w | 출연: 캐리 그랜트, 진 아서, 로날드 콜먼
방화범으로 수감된 레오폴드는 누명을 벗기 위해 탈옥한 후, 오랜 친구이자 옛 연인인 노라의 집으로 찾아간다. 그런데 노라의 집에 법학교수 마이클이 여름휴가를 보내기 위해 방문한다. 노라는 레오폴드를 정원사라고 소개하지만, 마이클은 그가 정원사치고는 법률지식이 지나치게 해박하다는 사실에 의심을 품는다. 결국 레오폴드의 정체를 알게 된 마이클은 두 사람과 함께 진범을 찾기로 결심한다. 삼각관계를 둘러싼 로맨틱코미디에 법정드라마적인 요소에 절묘하게 어우러진 흥미로운 작품. 세 배우의 빼어난 연기도 볼거리다.
*사느냐 죽느냐 To Be Or Not To Be
에른스트 루비치 Ernst Lubitsch | 1942 | 99min. | b&w | 출연: 캐롤 롬바드, 잭 베니, 로버트 스택
2차대전 발발 직후 독일 점령하의 폴란드를 무대로 한 걸작 코미디. 조셉 투라는 아내 마리아와 함께 바르샤바에서 극단을 운영하고 있다. 조셉은 인기배우인 아내를 좋아하는 남자들 때문에 항상 골치를 썩고 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연합군 스파이를 보호하게 된 극단의 멤버들은 게슈타포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내게 된다. 2차대전 중의 무거운 시대 분위기에서 개봉되어 당시에는 ‘경박하다’는 혹평을 받았지만, 재치 넘치는 대사와 기발한 캐릭터가 선사하는 ‘루비치 터치’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작품.
*세인트 메리의 종 The Bells of St. Mary's
레오 맥커리 Leo McCarey | 1945 | 126min. | b&w | 출연: 빙 크로스비, 잉그리드 버그만, 헨리 트래버스
1944년작 <나의 길을 가련다>의 속편 격인 작품. 낙천적인 신부 오맬리는 변두리 교구의 세인트 메리 학교에 부임하게 된다. 엄격하고 고지식한 베네딕트 원장 수녀는 오맬리 신부의 자유분방한 성격을 못마땅해하고, 두 사람은 사소한 일에도 의견차이를 보이며 대립한다. 하지만 철거위기에 놓인 학교를 구하려 노력하는 동안,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고 수용하면서 함께 난관을 헤쳐나가게 된다. 빙 크로스비와 잉그리드 버그만의 부드럽고 달콤한 연기에 코미디 영화의 귀재 레오 맥커리의 신선하고 유쾌한 연출이 어우러진 수작.
*게이샤 보이 Geisha Boy
프랭크 타슐린 Frank Tashlin | 1958 | 98min. | color | 출연: 제리 루이스, 메리 맥도날드, 세스에 하야카와
고다르, 트뤼포 등 누벨바그 세대가 가장 사랑한 코미디 배우 제리 루이스의 작품. 길버트 울리는 태평양에 위치한 군대들을 돌아다니며 위문공연을 하는 이류마술사이다. 일본을 방문한 울리는 아름다운 여인 키미와 사랑에 빠지고, 자신의 공연을 좋아하던 고아소년에게도 애정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미국으로 돌아갈 시간이 점점 다가오자 그는 떠날 것인지 머물 것인지 고민에 빠진다. 딘 마틴과 환상적인 콤비를 이루었던 다른 영화들과 달리 제리 루이스 혼자서 모든 상황을 이끌어가며 그의 진정한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첫댓글 고전 영화 좋아하시는 분들. 한번 가볼 만 하겠어요. 전시회도 보고 영화도 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