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온천마을 오쿠히다 온천향의 약사노유 혼진 료칸에서의 하루 밤 숙박은 깊은 숙면의 밤을 선사해주었다. 내가 중학생일 때 도서관 구석에서 읽었던 일본소설을 통해 상상 속에서 생각하던 료칸의 분위기를 조금은 몸으로 체험할 수 있어 좋았다.
료칸 손님들의 아침식사를 위해서 최고의 재료를 구하려고 최선을 다하던 그런 내용과 신선한 재료에 목숨 걸던 주인들의 노고 뭐 그런 내용들이 들어있던 소설인데 제목은 까마득하다. 뭐 40여년이나 지났으니까 잊어버리는 것이 당연하겠지.
창문을 열자 신선한 공기가 훅하고 들어오는 게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다. 덤으로 온천마을로의 아침 산책은 무척 상쾌하였다.
조용한 온천마을을 이리저리 걸어 다니다 보니 신기한 것이 인도 가장자리의 하수구를 흘러내려가는 물살이 엄청난 소리를 내며 내려간다. 아무리 무거운 물체라도 다 떠내려 버릴 듯한 기세로 물소리가 정말 세차다. 친구들과 사진도 찍어가며 조용한 동네를 떠들썩하게 산책을 하고 오늘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그토록 기대했던 일본의 알프스 알펜루트로의 여행~~~
어제까지의 일정은 오늘을 위한 전주곡에 불과했는데 말이지. 근데 날씨가 심상ㅎ지 않다. 어제 오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오늘 아침에는 먹구름이 잔뜩 껴있다. 하늘을 보니 한바탕 비를 뿌릴 기세다.
아니나 다를까 버스를 타고 오우기사와역으로 이동하는 동안 비가 오기 시작하는데 그칠 비가 아니다.

<알펜루트 홈페이지 참조>
오늘 우리가 여행할 다테야마 구로베 알펜 루트는 “일본의 지붕”이라고 불리 우는 일본알프스의 다테야마를 관통하는 산악 관광루트로 도야마현에서 나가노현까지 표고차 2,400m를 다양한 교통수단으로 횡단한다.


< 알펜루트 홈페이지 참조>
이 산봉우리에서 저 산봉우리까지 전체길이 약 90km의 길을 트롤리버스, 지하 케이블카, 로프웨이, 또 트롤리버스, 고원버스, 케이블카 이렇게 구간 구간마다 내려서 구경하고 또 다른 교통수단으로 갈아타고 하는 것이다.
도중에 점심도 먹고 예약한 다음 교통수단을 기다려서 타는 식이다.
구간 마다 조그만 쇼핑센터가 있어서 구경하다가 물건을 사게 하는 일본인들의 상술은 대단하다.
손님에게 따라붙어 권하는 부담감은 아예 없다.
마음껏 구경하다 사고 싶을 때 사도록 가만히 내버려두는 것은 참 편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테야마는 세계에서도 눈이 많이 오는 지대로 적설의 깊이는 평균 약 7m라 하고 적설량이 많은 해는 20m까지 달한다고 한다.
그래서 다테야마는 4~11월 까지만 여행이 가능하다고한다.
매년 3,4월이 되면 GPS 위치추적기로 도로를 찾아 불도저를 동원해 겨울동안 내렸던 눈을 퍼내고 버스가 다닐 수 있도록 길을 내고 설벽 공사를 하여 4월 중순쯤 설벽 개통을 한다.
개통당시는 무려 15m높이의 눈벽이 장관이다. 이 눈벽은 6월까지는 유지된다고 한다.
이 기간 동안 다테야마 여행의 백미는 무로도에서 10층 건물 높이의 눈벽 사이를 500m 걸을 수 있는 것이다.

<알펜루트 홈페이지 참조>
이동 도중 식당에서 점심을 먹을 무렵 밖을 보니 바깥 전망대에 나갈 수 없을 정도로 비가 퍼붓고 있었다.
다른 코스는 교통수단들을 타고 이동하는 거라 비가와도 큰 문제는 없었는데 설벽을 못 걷는다면 여기까지 온 것이 허사가 되는 것 아닌가?
비는 그칠 생각이 없는지 사정없이 퍼붓고 있다.
사방은 비안개로 뿌옇게 흐려져 있어 눈 쌓인 산악지대의 비경도 희뿌옇다.
이런 낭패가 있나? 망했다. 한참을 기다렸다. 하염없이....







다행스럽게도 빗줄기가 좀 가늘어져서 무로도를 걸을 수는 있다고 한다.
하지만 우산을 쓰고 눈길을 비를 맞으며 걸으려니 영 불편하였다.
사진을 찍어야하는데 찍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았다.
눈벽도 백설같이 하얀빛이 아니라 비 때문인지 눈 색깔이 꺼무튀튀한 것이 실망이었다.
여행할 때는 날씨가 받쳐줘야 하는데 이렇게 복이 없나 싶기도 하였다.
다음에 언젠가 설벽 개통하는 4월 무렵 다시 한 번 와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다시 오게 될지는 미지수이다.
첫댓글 우와 ~~사진에는 보기 좋은데요 ㅎ
내가 못가본 곳이네요 ㅎ
비만 안왔다면... 설벽위로 코발트색으로 빛나는 하늘만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우와~ 좋네요. 저도 가보고 싶네요.
무로도 여러번 갔었는데 설벽은 아직 못봤네요. 내년에는 갈수 있을지.^^
아그러셨군요~~4월중순에서 6월중순까지 개통이니 날짜 잘잡아서 가셔요~~~색다른 분위기더군요~~꼬옥 가보세요
네 내년에 가볼까 생각중이예요.ㅎㅎ
이제 슬슬 후지산이랑 알프스 등정준비 해야겠네요.
애니맘님도 알프스 또 오세요. 정말좋죠.ㅎㅎ
소나타님은 알펜루트를 정말 좋아하시나봐요. 여러번 가기가 쉽지않은 곳인데...혹시 일본에 사시니요? 저도 트레킹으로 다시 한번 가고싶은 마음은 있어요. 정말 멋져보이더군요.
네 전 일본살고있습니다.ㅎㅎ 일본서도 가기 힘든곳이긴해요. 올해는 아직 못갔는데 조만간 가보고 싶네요.
여기서 차로 5시간은 걸리지만 가보면 정말 좋답니다.
그리고알펜루트 말고도 좋은곳 정말 많아요.^^
아 그러시구나. 일본 알고보니 좋은 곳이 많더군요. 요즘은 큐슈가 좋아지고있어요~~
큐슈도 좋죠. 요즘 인기 많아요. 전 아직 멀어서 못가봤다는.ㅠㅠ
큐슈가 일본의 최남단이라구요... 제주도 올레길을 벤치마킹하여 걷기길을 잘 꾸며놓았다더군요,
아소산의 분화구가 살아있다는 곳... 가보고싶네요.
큐슈도 가보고 싶네요.ㅎㅎ
분화구도 보고싶은데, 지금은 더워서 산에 가기로 했습니다.
북알프스 다녀오겠습니다.ㅎㅎ
무로도는 여러번가서 이번엔 협곡과 일본3위 호타카에 가보고 싶네요.
그럼 다녀와서 봐요~.ㅎㅎ
북알프스 다녀왔습니다.
3위 호타카요.ㅎㅎ
무사했지만 근육통으로 죽겠습니다.
그럼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