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졸 취업희망자들의 취업난이 극심한 가운데에도 학생들의 금융계 및 증권사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다. 직업선호도에서 애널리스트와 1, 2위를 다툰 펀드매니저를 만나보았다. 랜드마크투신운용 채권운용팀 손병기 대리는 99년 2월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줄곧 금융계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처음 입사한 곳은 은행이었지만, 연수를 받는 중 자신의 성격에 맞지 않는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투자신탁사로 자리를 옮겼다. 아직 프로펀드매니저는 아니라고 말하지만, 펀드매니저라는 직업에 푹 빠져있는 듯이 보였다.
Q: 펀드매니저는 어떤 직업입니까? A: 펀드매니저는 투자신탁회사, 은행, 보험사, 투자자문사 등에서 자산운영을 담당하는 전문가들을 말합니다. 흔히 자산 운용을 전문으로 하는 투신사의 주식운용부에서 근무하는 사람을 펀드매니저라고 부르죠. 일반적으로 학생들이 알고 있는 펀드매니저는 증권사나 주식운용부의 펀드매니저인데 이들은 주식펀드매니저입니다. 펀드매니저는 크게 주식펀드매니저와 펀드매니저 두 부류로 분류되거든요. 주식운용펀드매니저는 주식을 운용하여 수익을 내며 펀드매니저는 채권매매를 통 해 수익을 냅니다. 하지만 둘 다 투자자의 돈(펀드)을 위탁 받아 감독 규정 및 약관, 투자자의 니즈(Needs)에 맞춰 매매 를 하고 수익을 내는 역할은 같습니다. 또는 회사채 등을 통해 일반 기업체들의 자금조달을 도와주기 도 합니다.
실제로 손병기 대리가 근무하고 있는 투자신탁사의 경우는 대학을 막 졸업한 학생들이 처음 입사 하기에는 상당히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라고 한다. 자산운용을 통해 수익을 내야 하고 시장흐름과 분석력 등의 전문적인 시각을 요하기 때문에 금융계 내지 증권계 등에서 경력을 쌓고 이직을 하는 것이 유리하단다. 그는 펀드매니저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은 금융계 쪽에서 리스크 관리, 계리, 마케팅, 주식/채권 등에 관한 경력을 쌓아두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주식펀드매니저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증권사에 입사하여 애널리스트 등의 경력을 충분히 쌓아 펀드매니저가 될 수 있지만, 투자신탁사 등에서 채권운용의 펀드매니저가 되고자 하는 학생은 은행이나 보험사, 공무원 국민 연금 등에서 신탁부 자산운용 관련의 경력을 쌓는 것이 좋다고 한다.
Q: 펀드매니저가 지녀야 할 필수적인 자질은 무엇입니까? A: 밝은 성격의 소유자가 좋습니다. 어느 회사나 마찬가지이겠지만 펀드매니저도 팀워크 를 통해 일을 진행합니다. 매매결정 전에는 팀원들과 항상 시장흐름에 대한 미팅을 하니까요. 동료 들 간의 정보수집, 의견교환, 투자자와의 관계 등 사람들과의 관계도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혼자 일 처리 하는 것을 좋아하고, 사교성이 부족하거나 소심한 사람들은 되도록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펀드의 운용은 결국 치열한 수익률 싸움이기 때문에 결정력, 대범성 등이 요구되는 직업이기 때문이 죠.
Q: 학부 시절에는 어떤 부분들을 중점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은가요? 또 전공, 학점, 영어 등은 입사 시 얼마나 영향을 끼친다고 보십니까? A: 전공은 상경계가 좀 유리한 편입니다. 관련지식에 대한 기초가 있기 때문에 이해정도가 비교적 빠르기 때문이죠. 학점이나 영어가 합격의 기준이 되지는 않지만, 최근 지원자들의 경우는 학 점이나 영어가 꽤 높은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습니다. 영어의 경우는 국내 투신사냐 외국계 투 신사냐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외국 투자자들이 많은 투신사의 경우는 영어가 필수 항목으로 꼽히 기도 합니다.
Q: 취업준비를 하는 데에 자격증의 가치가 점차 유명무실해 진다고 하지만, 실제로 졸업 전 자격 증을 따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 하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도움이 될 수 있는 자격증은 어떤 것이 있 습니까? A: 최근 증권사 입사 시 필수사항으로 인정되는 투자상담사나 또는 FRM, CFA, CPA, CRM, 증권분석사 등이 있습니다. 자격증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만, 자격증이 없어도 다른 사람들과 의 경쟁력을 키울 수 없기 때문이죠. 한 가지, 펀드매니저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은 투신협회나 증권협회에서 관련교육을 이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4학년 졸업예정자들 및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운용전문인력 양성가 과 정’ 등이 그것인데요. 투신협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여러 가지 전문가 과정을 들어보고 접근하는 방법 도 좋을 것 같군요. 만약 치열한 경쟁에도 불구하고, 금융계쪽의 펀드매니저가 되겠다는 의지가 있 는 학생이라면 3학년 2학기나 4학년 때부터라도 관련 자격증을 하나씩 따 둘 것을 권합니다.
Q: 일을 수행하면서 겪는 어려운 점이나 에피소드 등이 있다면 어떤 부분들입니까? A: 가장 어려운 점은 시시각각으로 시장상황이 급변한다는 점입니다. 시장흐름에 따라 판 단을 잘못하는 일이 발생하면 안되기 때문에 항상 긴장을 늦출 수 없죠. 주식을 해 본 학생들이면 알 겠지만, 기준가, 수익률 등을 매일매일 평가해야 하며, 국내 시장 뿐 아니라, 세계시장의 흐름을 정확 하게 볼 줄 아는 판단력과 관점이 필요합니다.
Q: 펀드매니저의 하루 일과를 소개해 주세요. A: 거래장이 시작하기 전에 하루의 장을 예견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분들보다 좀 일찍 아침을 시작하는 편입니다. 신문을 보면서 출근을 한 후에는 여러 가지 동향 자료를 통해 모니 터링을 합니다. 미국시장과 유가, 또는 시장전망을 설명하는 증권사리포트 등을 참고로 하며, 많은 정보를 단시간 내에 습득하고, 예측하기 위해 촉각을 세우죠. 장이 시작하고 끝날 때까지는 계속해서 올라오는 공시와 뉴스 속보들을 참고하며, 수시로 팀원들 간 미팅을 하면서 펀드를 매매합니다. 장 중에는 정신이 없을 때도 많죠. 장이 끝난 후에는 마감정리와 함께, 투자자와의 미팅 등 남은 업무를 하거나, 다음날 시장매매를 위한 준비를 합니다. 퇴근 후에도 뉴욕 장을 보며 다음날의 시장상황을 예측하기도 하죠. 긴장과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라 각자 나름 대로의 취미로 시간을 보내는 동료들도 많이 있습니다.
Q: 펀드매니저라는 직업을 이해하는 데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자나 웹사이트를 소개해 주세요. A: www.bondweb.co.kr 이나 www.edaily.co.kr 사이트에서는 경제금융뉴스, 시황, 전문 가 분석 등을 바로 바로 접할 수 있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매일경제, 한국경제 등 의 경제지 보는 습관을 들여놓는 것도 도움이 되구요. 무엇보다도 산업전반에 대한 구조적인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시장흐름을 빠르게 파악하는 습관을 들여놓는 것이 좋습니다.
Q: 마지막으로 취업준비를 하거나 취업은 했지만 이직을 원하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 다. A: 회사를 선택할 때는 이미지나 브랜드를 보고 절대 접근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연 봉을 따라서 회사를 선택하면 반드시 후회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하면서 살고 싶은지, 앞으 로 무엇이 될지를 잘 생각하고,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도 잘 맞는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우선입니 다. 신입 사원 때의 몇 백 만원 연봉차이로 회사선정 기준을 두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죠. 그리고, 취업 준비를 할 때는 자신이 가고자 하는 회사에 대해서 한국신용평가나 금융감독원 사이트 를 통해 재무제표, 기업정보, 사업전망 등의 정보를 얻어 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막연하게 취업 만 하겠다고 덤비는 것보다 회사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얻고 준비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될 것입니 다.
학부시절 학과 취업대표를 해 왔던 경력이 있는 손병기 대리는 펀드매니저가 시장분석을 하듯이 인터뷰 내내 질문마다 넓은 관점에서 세세한 부분까지 도움이 될 만한 정보들을 일러주는 꼼꼼함을 보였다. 다행히도 인터뷰 날 매매결과가 좋아 기분이 들떠있다는 손대리는 예리 하고 날카로울 것 같은 분위기 보다는 호탕한 목소리에 시원시원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바쁜 시간에 도 불구하고 후배들을 위해 기꺼이 인터뷰에 응해 준 손대리님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
* 랜드마크투신운용은 모건스탠리(Morgan Stanley) 그룹이 국민은행투신운용을 인수하면 서 탄생한 투자신탁사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