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청한 가을 날이다.
아산시에 있는 산으로 자연휴양림이 조성된 곳이라 하는데 첨 들어보는 산이다. 한자 이름을 보니 靈仁山이라 무언가 느낌을 주는 산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총산 정기산행으로선 아주 적은, 170 여명의 인원이 참가했기에 버스 4대가 동원되었다. 우리는 4호차를 배정받았는데 19회 6인이 선임 탑승자다. 15회가 최고참 기수로 1호차를 배정받았는데 참가인원이
17인(4 커플팀 포함)으로 가장 많았다.
오전 10시경 산행을 개시했다. 코스는 A/B/C, 3 가지 길. 형순과 나는 A코스를 나머지 일행은 B코스를 택했다. 영인산은 5 개의 봉으로 구성되어있고 최고봉은 신선봉으로, 우리들의 산행 진행 순(시계 방향)으로 상투봉(299M), 닫자봉(275M), 신선봉(364M), 깃대봉(351M) 그리고 연화봉(335M)이 있다. A코스로 가야만 이 모두를 오를 수 있는데 총 6.5KM에 4시간 정도 걸리는 것으로 되어있다.
상투봉에서 B코스 팀과 헤어져 풀코스를 시계 방향으로 뛰는데 가장 인상적인 장소는 닫자봉에서 완전히 바닥으로 내려와 신선봉으로 다시 오르는 길에 설치된 956 덱크 계단 길이다. 이렇게 긴 계단 길을 오르는 데는 요령이 필요하다. 한 발, 한 발, 계단을 직선적으로 오르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허리가 앞으로 굽어지고 숨이 빠르게 가빠진다. 요령이란 속도를 줄이고 폐활량을 늘리는 것이다.왼 발을 계단에 반듯하게 올려놓고 골반을 오른 쪽으로, 그 다음 오른 발을 올려놓고 왼쪽으로 천천히 돌리면 무릎에 실리는 무게가 엉덩이 근육쪽으로 분산된다. 이 때에 허리를 곧바로 하고 가슴를 활짝 피는 자세를 유지하면 폐활량이 커지는데, 이는 자동차 운전할 때 액셀을 밟아주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苦盡甘來 라는 말이 있듯이, 나는 얼마 전까지 오르는 일은 힘든 일이고 참아 견디어내야만 하는 일인 줄 알았다. 그러나 이 자세를 몇 번 연습을 하여 나름 숙달이 되니, 이제는 산 오르는 자체를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대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형순이도 이 방법을 쉽게 따라 하면서 같이 신선봉 정상에 올랐다. 그가 말하기를 검단산에 가고 싶어도 너무 가파라서 꺼려졌는데 이제는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재미있는 사실은 영인산을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면 이 956 계단을 오르는 대신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긴 계단은 내려가는 것이 육체적으로는 좀 수월할지 모르나 정신적으로는 더 피로하지
않을까?)
산 정상에서 아산만의 바다가 보이고 바다와 산 사이 그리 넓지 않은 평야에는 노랗게 물든 논이 눈에 들어온다. 깃대봉을 거쳐 조금 내려오니 연화봉에 설치된 “영광의 탑”이 멋진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정확히는 *“민족의 시련과 영광의 탑” 인데 “영광의 탑”은 아주 큰 글자로, “민족의 시련과”는 아주 작은 글자로 되어 있어 멀리서 보면..)
영광의탑 앞에서 사진을 찍은 후, 조금 더 가니 바로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길이 왼쪽으로 나있고, 전방으로 10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산림박물관이 있다. 멀리 산 아래에서도 잘 보이는 산 능선에 설치되어 있는 멋진 건물이다. 마음에 여유가 없어 들리지를 못한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우리들의 뒤풀이 장소로 배장받은 휴양림 A14-15 데크 야영장으로 내려오니 B코스 주력팀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 때가 오후 1시가 좀 넘은 시간이다. 2시쯤 도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그들이 약간 놀라는 듯했다. 실은 총산이 준비한 음식물을 1 시부터 배분한다는 말에 제대로 쉬지도 먹지도 않고 열심히 걸었던 것이다.
사정으로 30분 지연된 1시 반부터 배분된 음식물(돼지고기 삼겹살&목살/김치/막걸리/소주)을 받아 11인이 둥그러 둘러 앉아 잔치상을 펼쳤다. 마당바위가 가져온 불판에 밤을 구어서 나누어 주니 훌륭한 애피타이저라! 석회장이 손수 까서 썰어온 양파/ 상추/당근/오이/쌈장에 마당바위의 길게 썰어 내놓은 생 인삼을 보니 이 보다 좋을 수가!
오후 4시 우리가 뒤풀이 했던 그 장소에 텐트를 펼치고 야영을 할 바당바위 커플과 인사를 나눈 후, 귀경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대형 버스 주차장으로 하산하는데 물경 30여분이 걸렸다. 아침에 휴양림에 들어올 때 버스가 야영장 가까이 올라와 우리를 내려준 후, 주차는 한참 아래에 있는 장소에 했기 때문이다.
교가를 부르고 서울로 출발...
Note)
* “민족의 시련과 영광의 탑”
105년 전 영인산에 울린 "대한독립만세"…18일 연화봉서 재현
아산뉴스
기사입력 2024-04-16
아산시가 대표 명산 영인산에서 105년 전에 벌어졌던 만세운동을 시정 최초로 재현, 그날의 감동이 되살아날 전망이다.
시는 오는 18일 영인면에 있는 영인산 연화봉(민족의 시련과 영광의 탑)에서 ‘아트밸리 아산 제1회 영인산 봉화만세운동 기념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지난 1919년 4월 2일, 영인산 정상에서 영인지역 주민과 학생들이 대한 독립을 향한 열망으로 횃불을 들고 전개한 ‘봉화만세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실제 영인산 ‘봉화만세운동’이 저녁 8시쯤 전개된 점을 고려해, 재현행사를 야간시간대에 진행한다.
기념식은 영인면 주요 기관·단체장을 비롯한 주민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병구 영인면 주민자치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축사, 추모 공연 및 독립선언서 낭독 등이 진행된다.
이어 봉화 점화 및 만세 행진을 통해 당시를 재현하고, 애국선열들에게 바치는 추모 헌화를 끝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
한편 아산시와 영인면은 야간에 진행되는 이날 행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의용소방대와 자율방범대 대원 30여 명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첫댓글 재년이 압구정 출발 버스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미국에 있는 아들이 돌아오는 날인 줄을 깜빡했다고.. 그가 참석했으면 그의 멋진 산행기를 읽어볼 수 있었을 것인데..
입산회비지출: 총산참가회비 2만원씩 보조하여 24만원 지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