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아름답고 자연도 아름답다. 때로는 사람이 꽃이나 자연보다 더 아름답다고 한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나 보다. 사람의 손길 발길이 닿는 곳은 많이 훼손되었지만 그래도 잘 단장하고 꾸며놓은 곳도 있다. 그런대로 서로 어울려 저토록 빼어난 모습으로 가을 속에 푹 빠져들어 즐겁게 한다. 가을이 애타게 가물다 보면 목말라 고운 단풍을 바라는 것은 사치일 뿐이다. 이파리마저 자연스럽게 흩날리지 못하고 처연한 모습으로 그대로 바삭거리고 있다. 그래도 사찰 주변은 단풍의 물결에 휩싸이고 별천지를 이루면서 지나가는 발길마다 허공을 디디고 있는 것 같다.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 계곡의 공간을 건너는 구름다리 현수교는 빼놓을 수 없는 명물이면서 명소다. 다리에서 아래를 아찔하게 내려다보며 짜릿짜릿한 맛을 본다. 까마득해 보이는 저 아래 계곡 바닥에 아주 작은 사람들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오간다. 마치 난쟁이 나라 요정들 같아 보이기도 한다. 하늘나라에서 지상을 내려다보는 기분이 이럴까. 한눈에 쏙 들어온다. 왜 저렇게 느려터진지 모르겠다. 저들을 자극하여 활발하게 할 수는 없을까. 마치 저들을 지배하고 있는 것 같은 착각 속에 빠져든다. 현수교는 자연에 다리를 설치한 구조물로 인간과 자연이 합작한 걸작으로 돋보일 수밖에 없지 싶다. 가을은 끝이 아니다. 다시 시작하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비울 것은 다 비우고 내려놓을 것은 다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겨울 맞을 준비를 한다. 겨울은 멈춤이 아닌 휴식이기도 하다. 화사한 봄을 준비하는 여백이다. 새싹과 꽃이 생길 자리를 잘 관리하여야 한다. 아무것도 할 것 없는 겨울 같지만 아주 중요한 임무와 역할을 무난하게 해내야 한다. 한가하게 겨울잠을 잔다고 하는데 잠만 자는 것이 아니다. 어느 일부라도 추위와 세찬 바람에 시달리다 잘못되면 안 된다. 어떻게든 이겨내야 한다. 봄이라는 커다란 희망이 들끓고 있다. 그 하나만으로도 보란 듯이 거뜬하게 겨울을 이겨 낼 수 있어야 한다.
첫댓글 회장님께서는 몇시에 주무시고 일어나시는지 궁금해 집니다 문학사랑의 칸트 이십니다 진정!! 좋은 밤 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