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 코리아] '쿨한 이혼'을 하지 못하는 까닭
떠들썩한 감독 여배우 불륜 분노하는 이유는 갑질 때문
당신 잘못이라 큰소리치는 불륜 커플 적반하장에 분노
밖에서 혼외자 낳고 구타해도 이혼 위자료는 몇천만원
'쿨한 이혼'을 원한다면 위자료 금액 훨씬 높여야
박은주 에디터 겸 에버그린콘텐츠부장 입력 2016.06.25 03:03 조선일보
"모노폴리(monopoly·독점)는 법으로 막으면서 왜 모노가미(monogamy· 일부일처제)는 보호하나. 원래 독점은 다 깨진다"는 말장난도 있다. "여자가 얼마나 독하면 평생 이혼을 한 번도 안 하느냐"는 '아지매 유머'도 있다.
유명인의 '불륜'은 이제 놀랍지도 않다. 자기 얘기를 영화에 녹여 넣던 감독이 본인 주연의 '막장 드라마'를 찍고 있다. 홍상수 감독과 영화배우 김민희 얘기다.
잉그리드 버그만, 캐서린 헵번도 다 불륜이었는데 왜 우리나라에서만 '봉건 룰'로 왈가왈부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홍 감독 아내를 향해 '감독을 결혼 감옥에 가두지 말라'는 지적도 있다. 우리 모두가 '쿨'하지 못해서 '아티스트'의 사랑에 '촌스럽게' 대응한다는 거다.
그러나 이들의 치정(癡情) 상황극에는 여러 갈래의 '갑질'이 숨어 있다.
대중은 그에 분노하는 것이다.
첫째, 바람난 남편의 태도다.
그가 아내에게 보냈다는 문자. 〈○○! 이제 다른 사람과 살고 싶어. ○○도 나가서 남자들 좀 만나 봐.〉
이 '자상한' 화법에 기막혀하는 이들이 많았다. '연애 혹은 불륜 시장'의 거대 자산가가 평생 애 키우고 살림한 '연애 취약 계층'에게 '호혜의 원칙'을 강요하는 것 자체가 갑질이다. 전셋집 옮길 적금 깨서 1억짜리 수퍼카 산 남자가 "억울하면 너도 에르메스 백 사면 되는 거 아니냐"고 말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다.
둘째는, 상대녀의 말이다.
"그러게 남편 관리 좀 잘하지 그랬어요." 사기꾼이 피해자에게 "그 말을 믿었냐. 왜 그리 칠칠치 못하냐"고 큰소리치는 것 같다. 동시에 자기 사랑에 대한 폄하다. 김민희는 과연 '허술히 관리되는 상품'을 절도했다는 뜻일까.
셋째는, 미디어의 갑질이다.
언론은 미국에 있다는 홍상수, 김민희 커플 대신 서울에 있는 감독 아내 집을 찾아가 닦달 중이다. 카메라는 그를 향해 '이혼이냐, 아니냐. 빨리 대국민 성명이라도 발표하라'고 할 태세다.
넷째, 피해를 보전해주지 못하는 우리의 위자료 시스템이다.
간통죄 폐지 후, 배신당한 배우자가 법의 보호를 받을 길은 '민법 제750조'뿐이다. "(불법 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 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대목인데 여기에 근거해 '위자료'가 책정된다. 김주하 아나운서 이혼 소송의 경우, 배우자가 밖에서 혼외자를 낳고 구타를 했음에도 위자료는 5000만원이었다. 법률가들은 "교통사고로 죽어도 최고 위자료가 약 8000만원 수준이고, 이제 1억원 얘기가 나온다. 사람이 죽어도 그러한데…. 이혼이 죽는 것보단 약하지 않으냐"고 한다. 아무리 억장이 무너져도 이혼 소송 위자료는 대개 1500만원 내외다.
부자와 이혼하면 이혼녀도 부자로 살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다.
우리 법원이 아직은 재산 분할에 까다롭기 때문이다. 지난해 별세한 홍 감독 모친의 재산이 어마어마하다지만, 일단 확실치 않다. 설사 그렇다 해도 가까운 시일 내 상속받은 재산은 '특유 재산'으로 분류돼 재산 분할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있다. 판사 출신 변호사는 "인정이 된다 해도, 10~20%쯤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자존심은 조각난 접시와 같아 붙여서 다시 쓸 수는 있지만, 볼 때마다 아리다. 여성들도 '돈 문제는 다음'이라고 우아 떨 필요 없다. 잘살 궁리를 해야 한다.
민법상 위자료 금액을 현격히 높여야 한다.
미국처럼 '사전 계약이 없는 한 무조건 재산 절반'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유명인 남편의 상습적 외도라면 '징벌적 손해배상'도 고려해야 한다.
한쪽이 세상 다 알게 바람피우면 배우자는 공개적 치욕을 겪는다.
요즘엔 부자 여성도 많으니, 여성만 고려한 조치도 아니다. '쿨한 이혼'을 가능케 하는 건, '쿨한 시스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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