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을 살아내며, 5월의 일기, 계란 한 판
‘늘 고마운 메시지를 받습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5월 9일 화요일인 바로 어제의 일로, 오전 10시쯤 해서 우리 점촌국민학교와 문경중학교 한 해 선배이신 김영철 형님에게 그렇게 카카오톡 메시지 한 통을 띄워 보내드렸다.
요 며칠 사이에 형님이 내게 띄워 보내주신 카카오톡 메시지들에 대한 뭉뚱그린 답이었다.
우리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방문 중에는 미국가수 돈 맥클린(Don McLean)의 ‘아메리칸 파이’(American Pie)라는 노래 영상과, 윤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바이든 앞에서 그 노래를 부르는 영상을 띄워 보내주셨고, 딱 일주일 전인 지난 5월 3일 수요일에는 ‘술과 인생’이라는 글을 띄워 보내주셨고, 그 이틀 뒤인 같은 달 5일 금요일에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라든가,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라든가,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이라든가 해서, 세계 유명인사 몇몇의 어린 시절 모습을 모아서 띄워 보내주셨고, 지난주 토요일인 같은 달 6일에는 장미꽃 세 송이를 찍은 사진을 띄워 보내주셨다.
그 사진에는 다음의 글이 새겨져 있었다.
‘항상 건강하시고 언제나 행복하세요!’
참으로 고마운 형님의 기원이었다.
그래서 비록 늦었지만, 그렇게 뭉뚱그린 답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랬더니 곧 형님의 답이 있었다.
그 답은 카카오톡 메시지로 띄워 보내주신 답이 아니었다.
평소 가까이 지내시는 내 친구 만촌을 통한 구전(口傳)의 답이었다.
곧 이러셨다.
‘오늘 저녁에 술 한 잔 하세.’
형님의 그 답에, 나도 곧 답을 했다.
역시 구전의 답이었다.
이랬다.
‘좋습니다. 미리 감사합니다.’
그렇게 답을 하면서 문득 떠올린 형님의 카카오톡 메시지가 있었다.
‘술과 인생’이라는 그 제목을 붙인 글이었다.
다음은 그 중의 핵심 글이다.
‘술이란 좋게 말하면 인생의 동반자요, 나쁘게 말하면 "도깨비 국물"이다. 어떻게 보면 있어서도 안 될 것이 생겨난 것이요, 또 어찌 보면 이 메마른 세상에 없어서는 안 될 생명수와 같은 것이기도 하다, 아무튼 인생이란 술과 여자, 그리고 노래와 춤이 잘 반죽 되어야만 사람 사는 맛이 제대로 난다, 그것이 빠지면 무심심한 삶이요, 무덤덤한 인생이다. 그러나 술이란 잘 먹으면 百藥之長[백약지장] 이요. 잘 못 먹으면 百害無益[백해무익]이다. 꼭 알맞게 먹어야 한다. 花發半開[화발반개] 酒飮微醉[주음미취]라. 꽃도 반쯤 핀 봉오리가 아름답듯, 술도 살짝 취해야 아름답다, 술.. 술.. 술이 웬수로다. 누구나 술을 마시게 되면 곧잘 솔직해진다. 어쩌면 우리는 그 솔직함이 좋아서 흰 눈이 소록소록 내리는 날 밤 뒷골목 포장마차의 목로에 앉아 고기 굽는 희뿌연 연기를 어깨로 넘기며 마주 앉아 술을 마시는지 모른다. 그들이야 말로 인생의 멋과 낭만을 아는 사람이 아닌가?’
득달같이 달려 와주신 형님이셨다.
고맙게도 부부동반으로 달려 와주셨다.
선물까지 들고 오셨다.
눈이 번쩍 띄는 선물이었다.
받는 순간, 세 살배기 우리 손자 서율이 얼굴이 떠올랐다.
그 선물, 곧 계란 한 판이었다.
첫댓글 나도
오늘 근처 오일장에서
크다큼 왕계란 두판
샀다 이왕알은 노른자가 두개씩 들어있어
만족도가 대단타!^^
병적으로 핑계하야
알콜섭취 못하니~
닭쫒든개 신세라~
니기리~
오는 정.
가는 정.
계란 한판으로 이어지는 우리들의 우정.
그 위대함이여!
예전엔 미쳐 몰랐습니다.